혼자 밥먹는 사람들을 위한 어플 "우리...같이 밥먹을래요?"

hbogi 작성일 15.05.20 00: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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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밥먹을래요?" 전 요즘 이 말이 세상에서 가장 설래고 의미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때는 같이 밥먹는다는 것에 대해 별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같이 밥먹자는 말을 아무한테나 주고받았던거 같습니다. "우리 언제 밥이나 같이 먹자" 라는 말을 인사말 처럼 하고서 무책임하게 넘겼던 경험, 아마 여러분들도 많으실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같이 밥먹는 것에 대해 점점 의미를 부여하고 신중해지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맺게되는 인연들중에서 같이 밥먹자고 하고 싶은 사람을 가리게 되고, 식사 한끼 혼자 대충 때우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80세까지 산다고 했을때, 총 9만끼의 식사를 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 9만번의 식사를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가 내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 주느냐를 결정짓게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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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갔을때, 누군가와 소중한 식사 한끼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더욱 강해집니다.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메뉴를 경험하고픈 마음은 굴뚝 같지만, 혼자 간 여행지에서 홀로 식당에 발을 들이기는 쉽지 않죠. 저도 혼자간 출장에서 호텔 룸서비스로 저녁을 때운경험이 많이 있는데요, 그럴때 누군가 나와 시내에 나가서 같이 저녁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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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중한 한끼 식사가 외롭지 않게, 그리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어플이 있어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Meal sharing app이라고 불리는 어플리케이션인데요, 낯선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멋진 식사와 인연을 만들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 입니다. 음... 그럼 낯선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서 식당에 함께 가도록 도와주는 앱이냐구요? 아니요^^ 같이 식당에 모여 식사를 하고 돈을 나눠내는 방법이면 얼마나 낯설고 뻘쭘하겠어요. 이 앱은 여러분들이 낯선 곳에서도 현지 쉐프의 가정집에 초대를 받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도록 도와주는 앱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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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앱은 여러 Meal sharing 어플 중에 가장 대표적인 어플인 FEASTLY라는 어플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있는 도시와 식사를 하고 싶은 날짜를 검색하면, 여러분들을 초대하고자 하는 쉐프와 음식 리스트가 나온답니다. 메뉴들을 쭉 보고 있으니 아마 느끼실거에요. 여기 여러분들을 초대하는 쉐프들은 바로 식당의 전문적인 쉐프들이 아니라, 자기 집에서 손님을 받아 요리하는 아마추어 쉐프들이랍니다. 자기 식당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요리솜씨를 전세계의 다양한 방문객들에게 뽐내고 싶어하는 당찬 요리사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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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주의 디케이터에 살고 있는 세린(Serene)의 초대장을 볼까요? 세린은 자신의 고향인 싱가폴의 길거리 음식을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다고 합니다. 미국식 동남아 요리가 아닌 전통 동남아 요리를 선보이겠다며 당차게 이야기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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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의 초대에 승낙하시면 여러분은 5월 21일 목요일 저녁 6시에 세린의 집에가서 단돈 40불에 정통 싱가폴 길거리 음식 코스를 맛보실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여러분들처럼 세린의 초대에 응한 다른 5명의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답니다. 마치 현지 가정집에 초대된 것 처럼 세린이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3시간의 싱가폴 요리 파티를 즐기게 되는 것이지요. 메뉴에는 세린이 준비할 총 9가지의 다양한 싱가폴 요리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있어 여러분들의 침샘을 벌써부터 자극하고 있답니다. 멋진 저녁식사 후에는 세린의 음식에 대해 평을 남길수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여러분의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고, 세린의 아마추어 요리사로서의 평판도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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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STLY에는 세린 말고도 수천명의 아마추어 요리사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여러분들을 초대하는 초대장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비싼 값에 보기에만 그럴듯한 요리를 팔고 있는 식당에 비교하면, 현지인의 집에서 여러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멋진 저녁을 보낼 수 있는 기회,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아마추어 요리사들인 만큼 식당에서 팔고 있는 같은 메뉴에 비해 가격도 20~30%가량 저렴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들을 보며 흥이난 쉐프들은 무료로 추가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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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STLY의 창업자인 노아(Noah)는 자신의 어플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것을 넘어 인생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노아는 처음 FEASTLY의 아이디어를 갖게된 순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여자친구와 과테말라를 여행하고 있을 때였어요. 우린 전통 과테말라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길거리 식당에는 온통 햄버거와 피자만을 팔고 있었죠. 과테말라 식당이란 곳에서도 온통 미국식 입맛에 맞춘 가짜 과테말라 음식뿐이었어요. 

그때 생각했죠. 가정집의 전통 음식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자고"

 

 

 

2011년 워싱턴 DC로 돌아온 노아는 리비야 출신인 친구 엄마를 뉴욕에서 초청해서 처음 FEASTLY의 서비스를 시험제공했습니다. 25명의 첫 손님들을 대상으로 전통 리비야 음식을 제공한 노아.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평소 식당에서는 맛볼수 없는 전통 리비야 음식에 만족할 뿐만 아니라, 함께 식사를 하게된 다른 사람들과 음식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하며 행복한 저녁식사 시간을 보냈죠. 자신의 사업 모델에 확신을 갖게 된 노아는  공식적으로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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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STLY를 비롯한 Meal sharing 어플은 혼자 밥먹어야 하는 외로운 여행객들에게 현지의 음식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지만, 사실 자신의 요리를 뽐내고 싶어하는 아마추어 요리사들에게 더 큰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트레이시(Tracy) 또한 Meal sharing 어플을 통해 요리사로서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답니다. 트레이시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자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게 되면서,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본토 말레이시아 음식을 만들면서 달래곤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사진을 본 사람들이 트레이시에게 말레이시아 음식을 직접 맛보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트레이시는 처음으로 FEASTLY를 통해 가족 아닌 사람들에게 말레이시아 요리를 선보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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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말레이시아 음식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답니다. 그리고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많은 사람들을 항상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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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는 자신의 주방을 찾는 사람들을 "고객"이라기 보다 "손님"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아니라 끊임없이 음식에 대해 물어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낯선이들과 경험을 공유하려는 이 호기심 많은 사람들에게 "고객"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마찬가지로 트레이시는 스스로를 "요리사" 보다는 "호스트"라고 불리길 원한답니다. 트레이시는 Meal sharing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지금과 같은 Meal sharing 이벤트를 여는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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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음식솜씨를 나누고, 인연을 나누는 Meal sharing 어플, 어떻게 보셨나요? 사실 이러한 나눔의 비즈니스는 음식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속에서 다양하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Meal sharing이 있기 이전에 이미 UBER, AirBnB와 같이 교통과 숙박을 나누는 서비스가 확산되어 가고 있었죠.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컨셉은 개인별 모바일 디바이스가 보편화 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시작되어 이제 음식, 육아, 재능을 나누는 비즈니스에 이르기 까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답니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남는 부분은 서로서로 나누는 공유경제. 과생산, 과소비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경제가 거품이 끼는 현대 자본주의의 폭주를 막아줄 대안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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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공유경제가 더욱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선의의 나눔을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을때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죠. 만약 트레이시가 정성껏 대접한 말레이시아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그다음날 식중독을 앓았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음식을 만든 트레이시일까요? 아니면 트레이시와 손님들을 중개한 FEASTLY일까요? 식당은 정부로부터 정기적인 위생점검을 받고 충분한 자격이 있을때 사업자로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FEASTLY의 쉐프들은 그러한 점검을 받지 않은채 돈을 받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도 있습니다. UBER가 야심차게 서울에 진출했지만 서울시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되어 철수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죠. 운수사업자로서의 자격을 받는데 필요한 요건들을 충분히 검증받지 못한 운전자들이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다가 사고라도 나게되었을때, 누가 책임지고 이에 대한 보상을 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 아직 grey area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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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쓸쓸히 밥을 먹어야 하는 여행객들에게 현지의 따뜻한 밥과 소중한 인연을 주는 공유경제. 식당을 차릴 돈이 없어도 요리사로서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공유경제. 이런 공유경제의 따뜻한 기운이 세상에 정착되기 위해 아직 많은 장애물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공유를 통해 음식과 숙박과 교통을 넘어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의 소중함을 나눌수 있는 그 온기는 계속해서 퍼져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녁, 누구와 함께 하실건가요? 만약 아직 계획이 없다면 지금 머리속에 떠오르는 그사람에게 용기내어 말 건내 보세요.




 "우리 같이 밥먹을래요?"

 

 

 

 

 

출처: 세상을 풀어보는 두루마리 (blog.naver.com/hb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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