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무래도 8년가량을 잡지사에 있으면서 각 업체들을 돌아다니며 그쪽의 사정을 보다보니 아무래도 심정적으로는 "소비자"가 아니라 "업체 관계자"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업계측 입장에서 글을 써 보자면, 국내 게이머들이 업체에 바라는 내용들을 볼 때 가장 짜증나는 것이 바로 "언제 정발하냐? 한글화 왜 안하냐?"라고 말들하는 점입니다.
물론, 이건 PS2나 Xbox같은 콘솔게임 쪽 이야기입니다.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어떤 컨텐츠가 자국이 아닌 타국에 소개될때는, 해당 국가에 알맞게 로컬라이징 되는것은 당연한 겁니다. 하다못해 영화나 만화만 해도 타국인이 알아볼 수 있게 그 나라의 자막(또는 더빙)이 붙고, 그 나라의 정서에 맞게 수정, 각색되기도 합니다. 다른 문화들도 타국에 소개되면 그 나라에 맞게 약간씩 변형이 되는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국내 정발 게임은 최소한 "한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이란 것이 꼭 그런 상황에 맞춰들어가 주진 않지요. 뭐 여기서 정발-한글화를 원하는 분들에게 뭐라 할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정발 한글화를 하기 위해선 이런 어려움이 있다.. 라는 점을 소개하는 것으로 제가 하고싶은 말을 대신하고 싶네요.
-------------------------------------------------
여기선 일단 게임에 관한것만 국한시켜서 이야기해 보기로 하지요.
아마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 게임의 한글화... 라는것은 그냥 우리말로 번역해서 글만 바꿔주면 되지 않느냐?? 라고들 생각하실 겁니다. 뭐 솔직히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정발게임의 발매시기, 가격, 퀄리티가 바뀌기 때문이지요. 심할때는 게임 전체가격에서 20%가량이 한글화 때문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될 듯 하네요. 뭐.. 더 이야기하자면 꽤나 복잡해 지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일단 게임 한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스텝은 무었일까요? 번역이요? 아닙니다. 과연 그 게임이 얼마나 팔릴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한글화에는 못해도 게임 가격의 몇%, 많으면 수십%의 돈이 들어갑니다. 게임 하나하나의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 안되지만, 그것 전체를 제작하는 제작사 입장에선 못해도 수억 깨지는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현재 국내에서 실제 판매량 10만장을 넘긴 게임이 몇개나 있을까요? 콘솔 게임으로 말이지요(PC게임이야 스타가 가볍게 10만장은 넘기니까... 그 외에도 몇개 있고..)
제 기억이 맞다면 콘솔 게임으로 실판매량 10만장을 넘긴 게임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업체에서 10만장을 넘겼다고 주장자는 철권의 경우, 우습게도 그 10만장중에 최소 2-4만장은 돈 안받고 판... 즉 경품이나 PS2를 새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서비스로 증정된 물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량은 많아 보여도 실제 수익은 얼마 안되는 것이지요.
또, 우리나라 게임언론이 보여주는 하나의 맹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게임 판매량의 진실에 관한 부분입니다.
아마 게임잡지 보시는 분들은 가끔씩 "국내 주간 판매량"이나 "월간 판매량" 어쩌구 하는 것들을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인기 게임 XXX, X만장 판매돌파!" 뭐 이런 광고도 보셨을 테구요.
국내 한글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한글화의 정당성을 주장할 때 자주 인용하는 국내 게임 판매량.. 하지만 이게 사실은 업체의 자승자박이라는 점은 많은 분들이 모르십니다. 무슨소린고 하니...
만약 A사에서 B라는 게임을 4만장 판매했다고 광고를 했다고 쳐 보죠. 그렇다면 유저들은 "아~ 저 게임이 인기가 있나보다. 꽤 많이 팔렸네?"라고들 생각하겠죠? 자연히 그 게임에 대한 인지도는 올라가게 되고 판매량도 조금은 더 늘어날테구요. 게다가 상당수가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있는 현재의 대형 게임 퍼블리셔들의 경우, 우린 이만큼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든 회사다.. 라는 광고도 해 댈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나 투자유치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보게 되는거죠.
그렇다면 그 게임이 진짜 4만장을 판매 했느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A업체에서 B라는 게임을 4만장 판매했다... 라는 이야기는 실제로는 A업체에서 B라는 게임 4만장을 "도매상에 넘겼다"라는 뜻입니다. 즉 업체가 실제로 4만장을 판 것이 아니라 "4만장을 팔 수 있는 상태로 만들었고 그것을 실제 판매상에게 넘겼다"라는 것이지요.
그럼 이 도매상에 넘긴 4만장이 다 팔리느냐? 그건 절대 아니란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도매상에 넘긴것은 도매상에 넘긴것일 뿐이지요. 이것이 다시 소매상으로 뿌려지고, 그 소매상에서 실제 팔리는 액수는 전체 분량에서 절반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업체나 언론에서 "4만장을 판매햇다"라고 광고한다면 실제론 "흠.. 한 2만장 쯤 나갔겠구나"라고 유저들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정말 인기있는 게임이라면 실제 판매량이 7-80%를 넘기는 게임도 있긴 합니다만, 예상들 하시겠지만 그런 게임의 수는 손으로 꼽을 수 있을정도...
뻔질나게 욕 먹으면서도 그래도 인기리에 팔려나가는 코에이의 진 삼국무쌍 시리즈, 콘솔 유저들의 국민게임이랄 수 있는 위닝 일레븐 시리즈, 그리고 특별히 유저 취향을 타지 않는 대전격투 게임 몇개를 제외하면 실제 판매량이 도매상에 넘긴분량의 60%를 넘기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즉, 업체는 일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량을 찍어낸 후에 그것을 전체 판매량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점이지요. 실판매가 안되는 분량만큼 불이익이 돌아오긴 합니다만, 게임이란 물건도 책과 비슷해서 어지간히 안팔리는 상태가 아니라면 반품되는 일은 그다지 없기 때문에 일단 시장에 풀어놓으면 언젠가는 나갈거라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앞서 말했듯이 광고효과가 더 높이 쳐지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는 상당수의 게임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렇게 과대광고를 해 가면서 팔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회사나 게임 하나 내고 망할것이 아니라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잘팔리는 게임업체라는 인상을 심어 두면 나중에는 그 인식 덕분에라도 안나갈 게임이 한장이라도 더 나갈 수가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국내 업체는 그렇게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게임 판매량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모든 게임 매장에는 실시간으로 게임 판매량을 체크하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즉 팔려나가는 게임 하나하나를 실제로 카운트를 매기고 있다는 점이지요. 이것을 매일 합산을 해서 각 잡지사들의 판매량에 알려주는 형식인 것이죠.
그래서 아마 일본 게임뉴스를 보신 분들은 이런 뉴스도 보셨을 겁니다. "XX게임의 출시량이 80만장을 돌파" ... 예, 판매량, 즉 실제 유저들이 구입한 분량이 아니라 업체에서 뽑아낸 숫자를 따로 뉴스화 시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와는 달리 실제 판매량을 거의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만 뭐 이런건 넘어가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이렇듯 출시량을 뻥튀기 시키는 우리나라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리를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꼴랑 한 5천장 나갈 게임을 억지로 5만장 뽑아놓고 "이 게임은 한국에서 5만장이나 팔렸다"라고는 절대 못합니다.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즉 대량생산을 할 수록 게임 개개의 단가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실 판매량의 몇배를 뛰어넘는 양을 출시한다면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미래를 위한 투자와 광고효과를 노린다지만 매번 이런 출혈을 감수할 수는 없는것이 업체 현실이니...
그렇기 때문에 업체 관계자들은 과연 이 게임이 얼마나 팔릴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것을 최대한 정확하게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6천장을 뽑았는데 그중 한 4천장 정도 팔려나갈 것 같다...라는 게임이 있다면 이런 게임에는 절대 한글화를 실행할 수 없습니다. 이익이 안나니까요. 못해도 한 1만5천장 쯤 뽑았는데 이 중 1만장 이상이 나가줄 수 있는 게임 정도는 되어야 한글화가 가능해 집니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 한글화는 못해도 수천만원, 심하면 수억 돈이 깨지기도 합니다. 꼴랑 4-5천장 나갈 게임들에 이정도 돈을 들여서 한글화를 한다면 어렵사리 적자는 면할 수 있게 뽑은 게임이라도 당장에 적자가 나버릴 테니까요.
즉 업체에서 한글화를 하는 게임은, 한글화 비용이 너무 적게 들어서 적은 판매량에도 큰 적자를 보지 않을 게임, 또는 한글화 비용을 감수 하더라도 어느정도 이익을 볼 수 있는 대작게임들에 국한되게 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또 한가지, 유저들의 착각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견식도 필요하지요.
루X웹 등 꽤 많은 게임관련 사이트들을 보면 많은 유저들이 자신만의 착각에 빠져있곤 합니다. 즉 "XX게임은 정발되면 가격이 얼마나 되어도 꼭 산다" "이 게임은 충분히 잘 팔릴 게임인데 한글화를 안해서 판매량이 적다"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건 말 그대로 착각일 뿐입니다.
일본의 경우 PS2 판매량이 천만대를 넘었다고 기억하는데, 실제 PS2 유저의 수는 약 3-400만 정도라고 보더군요. 고장이나 다른 기타 원인 등으로 한 사람이 두대 이상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그 중 상당수는 보따리상 등을 통해 타국으로 흘러들어가기도 하니까요. 뭐 그러니 대충 잡고 3-400만대 정도의 시장을 가진 일본에서도 판매량 100만장을 넘기는 게임의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보통 10만장 정도 팔리면 중박, 30만장을 넘기면 대박으로 보는 정도일까요? 진짜 대작 게임이라면 50만장 정도가 되긴 하겠습니다만 이런 게임들은 제작비도 그만큼 올라가니 실제로는 30만장 판매한 게임과 삐까삐까한 수준인 것이지요. 물론 예외도 있긴 합니다(드퀘의 경우 일본 실판매량이 100만장을 못넘기면 "흥행 참패"란 소리를 듣더군요.. 요즘은 파판도 최소 50만장 못넘기면 흥행실패라는 소리 듣고..). 하지만 그런 게임은 일본 게임역사를 통털어서도 몇개 안되니 진짜 예외로 쳐야겠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일본 시장의 약 10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PS2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겼다고 하는데, 실제 업계에서 예측하는 국내 PS2 유저의 수는 약 25~35만 사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저만해도 PS2를 4대째 구입했었고, 지금은 고장나서 다시 한대 더 구입할려고 하는 중이거든요. 저처럼 툭하면 바꿔대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판매량에 비해 실제 유저수가 적다는 것은 사실이고, 또 저 역시 "끽해봐야 40만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충 일본의 10분의 1이라고 보는 것이 적정선일 듯 합니다.
그런 비율로 생각해 본다면 국내에선 1만장 판매하면 중박, 3만장 판매하면 대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물론 실제로는 실판매량 1만장만 넘겨도 대박으로 쳐 주는 현실입니다만... 전에 반다이에 취재하러 갔을 때 모 게임 실 판매량이 1만장을 넘겼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다들 만세를 부르더군요. 게다가 타 업체에서 축하 전화까지 오데요... 어이가 없어서...). 뭐 이런저런 점을 감안해도 실판매량 1만장이면 최소한 적자는 면하고, 2만장 넘게 판매하면 수익이 확보되는 현실이란 점은 변함 없습니다만...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국내에서 일반에 알려지는 판매량은 실 판매량이 아닌 업체 출시량(정확히는 도매점에 뿌린 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론 1만장 팔린 게임인데 유저들은 광고만 믿고 2만 5천장 팔린 게임이라고 믿어 버린다는 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이 게임이라면 못해도 3만장은 나갈거다"라는 식의 생각을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기 때문에 실제로 어지가한 대작 게임이라도 3만장을 넘기면 대박치는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이런 인식은 틀린게 아닙니다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거든요.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저들이 바라는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경우 정말 한심할 정도입니다. 다른 게임들과의 예를 비교해 가며 "국내에서 슈로대 정발되면 못해도 5만장, 대박나면 10만장은 넘길 수 있다"라고들 착각하고 계신 것이지요. 하지만 업체측에선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마 끽해봤자 실 판매량 3만장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이것도 높게 친 겁니다).
앞서 말햇듯이 국내 게임시장은 일본에 비해 한참 작은데다, 가장 큰 문제점을 아무도 생각을 안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건 바로 "내 주변에서 다 알고 있으니 모든 유저들이 다 알고 좋아할거다"라고 착각을 한다는 점입니다.
좀 방향은 다르지만 다른 예를 들어보지요. 아마 전에도 한번 언급을 한 것 같은데, 예전에 제가 자주가던 모 건담 커뮤니티에서 논쟁이 붙었는데 그 때 어떤 분이 "인지도와 인기로 따진다면 시드가 당연히 최고 아니냐? 그 외에는 G건담, W건담 등이고.."라고 했었습니다. 이게 뭔소린고 하고 알아보니 일본 원판을 그다지 보지 않는 그 분의 주변 사람들이 국내 TV에서 방영한 해당 작품들만을 알고있고, 또 그 작품들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 우리반 애들이 이렇게 좋아하니 다른 사람들도 똑같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국의 수십만 건담 팬 중에서 극소수의 의견일 뿐이지요. 하지만 그 분 입장에서 보기엔 "내 주변에선 다 그렇게 좋아한다. 그러니 그게 진실이다"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똑같은 착각을 많은 유저들이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커뮤니티나 잡지라고 해도, 그 컨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게임 유저중의 채 반도 안됩니다. 게다가 그 커뮤니티나 잡니 내에서도 해당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는 또 그보다 적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런 분들은 보통 해당 게임의 관련 게시판에서 놀기 마련입니다. 즉 슈로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슈로대 게시판이나 페이지를 주로 보게 된다는 거죠. 그런데, 그런 게시판에 솔직히 슈로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들어오겠습니까? 초록은 동색이라고 대부분 비슷한 분들만 모이게 마련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주변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모여있다면..?
뭐 결과는 뻔한 것이지요. 즉 전체 유저 중 일부의 의견들만 듣고 "아, 유저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대다수는 이 게임을 좋아하는 구나"라고 오해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이정도 수의 사람들이 구입하면 절대 적자 볼 일은 없을거 아닌가?"라는 착각을 하게 마련인 것이지요.
결국 업체가 생각하는 판매량과 유저들이 생각하는 판매량의 차이는 몇배나 나버리게 됩니다. 업계 전체를 봐야하는 업체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신경쓰면 되는 유저들의 차이가 되버리는 것이지요.
게다가 슈로대의 경우, 한글화에 들어가는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등장 각 작품의 원 제작사에 대한 판권료, 각 디자이너(캐릭터 디자인과 메카닉 디자인의 경우, 대부분은 업체에 공동으로 묶여있지만 가끔씩 따로 계산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에 대한 디자인료, 음악에 대한 판권(이게 또 웃긴게, 음악 자체만이 아니라 가수, 작곡가, 출시업체 등에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판권료를..)료 등이 들어가게 됩니다. 한글화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업체측 계산으로는 최소한 4만장은 출시를 해서, 이중 8-90%는 나가 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업체측에서 계산하는 예상 판매량은 3만장 나가주면 다행... 이라는 수준입니다. 얼추 억지로 계산이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험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요. 게다가, 짱공유에서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국내 상당수의 유저들은 불법공유 및 복사에 대한 죄의식이 희박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불법공유와 불법복제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사람의 수는 실제 구입하는 유저들과 거의 동급, 또는 그보다 많게 되겠지요.
업체 입장에서 생각해 볼까요? 만약 불법복제가 없다면 5만장은 거뜬히 나가줄 게임인데 3만장이나 팔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하는 게임을 과연 내고 싶을까요? 그것도 정성스레 한글화를 해서? 게다가 그냥 라이센스료 지불하고 한글자막 넣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 온갖 고생을 해 가면서 판권료 때문에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고, 원 제작사(반프레스토)로부터 온갖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게임을? (전에도 이야기 한 듯 하지만, 이런 업체들의 경우 한글화 정발게임을 그다지 높게 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을 위해서 한번에 2개 이상의 게임을 동시에 사가라고 주문합니다. EA도 그렇게 해서 당했었구요. 같이 안사가면 안판다라고 배짱 튕기니 울며 겨자먹기로 사 올 수 밖에...)
.... 뭐 갑자기 제가 좀 열을 내버려서 죄송합니다만, 현실이 이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게임이 과연 얼마나 팔려나갈 것인가? 어느정도의 수익을 줄 수 있을것인가? 한글화를 해도 적자를 보지는 않을까? 한글화를 한다면 어느정도가 될까? 마지막으로 작업 다 마쳤는데 심의에 걸리는 것 아닐까???
이런 모든 요소들을 다 살펴서 충분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한글화를 단행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 게임은 충분히 잘 팔릴테고, 또 예상치를 밑돈다 해도 장래를 위해 한글화는 무조건 시행한다"라는 마인드를 가진 업체(SCEK나 코에이 코리아 같은..)도 없는것은 아니지만 다른 업체들까지 그러기는 힘든것이 사실이죠.
그렇기때문에 2006년 최고 기대작이라는(솔직히 저 개인적으론 동사에서 발매하는 발키리 프로파일쪽이 훨씬 땡깁니다만..) 파판12의 경우 한글화 포기하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훨씬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쪽에 촛점을 맞추는 등, 한글화 안해도 살 사람들이 있는 게임의 경우 한글화 포기하고 발매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구요(파판12의 경우 SCEK 자사의 게임이 아니니 무리해서 한글화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뭐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한글화에 있어서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돈이라는 점은 부정못할 사실입니다.
.. 자아, 잡설이 길어졌는데, 다음 글에서는 한글화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기초인 번역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쓸데없는 투정이자 넉두리인 주제에 장황하게 길게 늘어진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음편을 기대해 주시길~~~ (몇분이나 보시겠습니까 만은 그래도 예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