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마이크 사용 게임에 대한 간단 리뷰를 했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마이크 게임에 대해 소개할려면 역시나 "궁극의 마이크 사용 게임"인 시맨을 빼 놓을 수가 없겠더군요.
[금단의 펫, 시맨]이라는 제목 대로, 이 게임은 기존의 수많은 "애완동물 육성게임"들과는 괴를 달리하는 녀석입니다.
보통의 애완동물 육성 게임들이 때 되면 먹이주고, 같이 놀아 주고 하면서 애정을 키워가는, 귀여운 동물과의 생활을 주로하고 있다면(예외로 PS계열의 '어디라도 함께' 시리즈가 있죠. 이 게임은 말을 가르쳐 주면서 노는 게임입죠), 이 시맨은 서로간의 대화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물론 저번에 소개한 '오퍼레이터즈 사이드'처럼 어느정도의 대화가 가능한 게임도 있고, 닌텐도쪽의 '피카츄 건강해'처럼 역시 대화가 주가 되는 게임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오퍼레이터즈 사이드는 '대화'라기 보단 '명령'에 가깝고, 피카츄의 경우엔 피카츄 대사가 '피카 피카'뿐이니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대화라고 보기엔 좀... (심할 땐 플레이어가 '삐까삐까~'하면서 말을 걸어줘야 하기도...)
그런 의미에서 이 시맨은 말 그대로 "대화"를 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특이하죠.
일단 시맨이란 녀석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뭐 시기별로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긴 하지만, 역시나 시맨하면 이 모습이죠. 말 그대로 인면어!! 그리고 시맨과의 대화는...
이렇게 생긴 마이크가 달린 패드를 이용합니다. 물론 시리즈 첫번째 작품인 DC판의 경우 따로 마이크 디바이스가 있었고, PS2판에서도 다른 마이크 쓰는 방법이 있긴 했습니다만 뭐...
어찌됐든 이 게임은 시맨이란 캐릭터와 대화를 하는 것이 메인입니다. 대화를 하면서 서로 놀기도 하고, 녀석이 성장할 수 있도록 먹이도 주면서 도와주어야 하지요.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이 게임의 최대 특징은 그것이 아닙니다.
바로 게임업계 역사상 가장 "죽여버리고 싶은" 캐릭터로 손꼽히는 그 녀석의 오만방자함이죠.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차마 이 시맨을 끝까지 키우지 못하고 중도에 골로 보내버린 역사가 있습니다. 저 역시 첫번째 플레이시 치솟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한번 죽여버린 일이 있습죠.
뭐 플레이 해 본 사람들의 대부분의 평가는 이렇습니다.
"내가 그놈을 회쳐버리지 않으면 손에 장을 지지겠어!"
이 외에도 게임기에 손실이 가거나 (실제로 대화 하다 열받아서 패드 던져버린 사람 여럿 있죠. 제 동료 필자 여동생은 일본에 살다와서 일본어가 유창했는데, 시맨과 대화 3일만에 패드를 던져버리더군요), 진짜 열받아서 플레이 도중 씩씩거리면서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는 사람도 여럿 봤지요.
그렇다면 과연 이 시맨이란 놈이 어떤 놈이길래 그런 반응들을 보일까요? 실제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동료 필자나 웹 상에서 사육일기를 쓴 분들의 실례로 사정을 알아보죠.
사례 . 1
시맨 : 어이, 이봐! 너스 : 왜? 시맨 : 너 애인 있냐? 너스 : 아직 없는데, 왜? 시맨 : (아주 같잖고 가소롭다는 듯이 입꼬리를 살짝 올려 비웃으며) 뭐~야, 아직 애송이잖아 너스 : 이런 ^&%!!!
사례 . 2
시맨 : 이봐, 솔직히 이야기 해 봐. 넌 잘생긴 편인가? 너스 : 아니 뭐 그정도는.... 시맨 : 큭큭큭, 애인 없다고 할 때 부터 알아봤지.. 너스 : 야!!!
NAC : 이봐, 너 뭔가 원하는 거 없냐? (먹이를 주려고 시도 하던 중) 시맨 : 훗... 주인만 바뀐다면 원이 없겠다. NAC : 이눔이!!!!
사례 . 5 (다른 일이 바빠서 3일간 플레이 하지 않다가 간만에 들어갔더니)
시맨 : 야 너 일루와 봐. 너 말이야, 주인이란 녀석이 애완동물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 없으 수 있어? 자고로 애완동물이란... (이 후, 장장 5분간에 걸친 "귀여운 애완동물과 충실한 주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설교"를 시작합니다) 너스 : 알았다. 앞으론 자주 들어올게. 시맨 : 그래. 알았으면 됐다. 이제 네놈 쌍판만 좀 고쳐주면 더 원이 없겠다. 너스 : 이자식 회를 떠 버린다!!! 시맨 : 너 그런 소리 하고도 안부끄럽냐? (처음엔 뭔 소린가 했습니다만, 회를 사시미라고 했더니 야쿠자들의 그걸로 인식을 한 듯)
사례 . 6
시맨 : 이봐, 나 옛날일이 기억나기 시작했어. 난 아무래도 전생에 이집트의 왕자였던 것 같아. 아름다운 이웃나라의 공주와의 사랑에 빠져.. (이후 약 3분간 자기자랑이 포함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너스 : 놀고 있네~ 시맨 : 훗... 비인기남의 질투란... 너스 : @#^#%@^@#&@%@%!!!!!!!
뭐 이 외에도 많은 대화들이 있습니다만, 시맨의 기능상 대화 패턴은 수만가지이기 때문에 다 알 수는 없겠더군요. 어쨌든 참으로 건방지고 오만한 생물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패턴들이 있는데 재미있는 말들도 많죠. 특히 PS2판에서는 여성 시맨이 나와서 "이상적인 남성관"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기도 하고, DC판 시맨이 난입해서 대판 싸우기도 하고...
어쨌든 여러모로 재미있던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일본어에 상당히 능통해야 한다는 점이죠. 재미있는 대사가 나오던 짜증나는 대사가 나오던 확실하게 알아 들어야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이쪽 발음도 정확해야 하고...
어쨌든, 여러가지 의미에서 참 대단한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는 녀석이죠. 일본어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플레이 해 보실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덤으로, 현재 정식 후속작인 2(PS2판은 DC판의 초월이식에 가깝기 때문엔..)가 개발중이라고 하더군요. 간만에 뭔가 불타오를 만한 게임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번엔 말싸움에서 지지 말아야지.. 후후후후....
이상 시맨의 리뷰였습니다~~
ps. 아~~ 그리고 덤으로 PS2판 시맨의 광고 한토막 나갑니다~~
여성 : 시맨~~ 나 고민거리가 하나 있어~ 시맨 : 너 또 양다리 걸쳤지? 여성 : 어? 어떻게 알았어?! 시맨 : 좋은 남자란 건 말야, 애인이 생긴 후에 나타나는 거야. 여성 : 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