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그렇죠? 사실 전 비주얼 노벨 옹호자입니다. 물론 여기서 쭈욱 스크롤바를 내려서 리플을 달지는 마시고 본문을 보셔야죠~
개인적으로 페이트같은 일본의 비주얼 노벨류는 전체적으로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 분야의 사람들에게서는 너무나도 성공적이겠지만 이런 어설픈 비주얼 노벨류가 대중화되리라는 상상을 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또한 페이트같이 소설 3대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가 다 빈약한게 문학작품에서도 하류를 달리겠네요. (비주얼 노벨이 문학작품에 비유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시는 분은 왜 그런지 말씀해주세요. 엄연히 Novel, 도서관 810번대에 꽂혀있는, 일본문학작품입니다.)
윗 문단에서만 보면 비주얼노벨류는 전혀 필요없고 마땅히 없어져야할 존재라 말씀하시겠지만 언어학과 철학에서 보면 의의가 놀랍습니다. 바로 후기구조주의와 하이퍼텍스트입니다. 하이퍼텍스트에 관한 연구자는 이렇게 말했죠.
... 가상 텍스트로의 이주라는 관점에서 논의의 초점은, ‘전자 텍스트에서 우리가 새롭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것이지 전자 텍스트의 바람직함의 여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종래의 책읽기와 글쓰기의 개념 및 방식을 어떻게 변형 시킬 것인가?’ 라고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물음이 하이퍼텍스트의 있는 그대로의 양상을 경험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하이퍼텍스트는 책의 적이 아닌 최상의 정보 운송 매체의 적자로 인식될 것입니다. 오히려 책의 진정한 반명제는 가상현실, 특히 활자화된 소설과 하이퍼텍스트 모두를 위협하는 컴퓨터 그래픽이 되겠지요.
즉, 지금의 비주얼 노벨은 책이 컴퓨터 그래픽과도 혼합될 수도 있는 과도기적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립되어 왔다고 생각해왔던 책과 컴퓨터 그래픽을 혼합한 작품이니 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의미에서 비주얼노벨 산업의 성장을 전 바랍니다. 단지 미소녀가 나오는 어설픈 날림 구성의 게임이 아니라, 갈매기의꿈이나 데미안, 또는 악마의꽃같은 명작들이 비주얼 노벨로 나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지금의 어설픈 구성을 그림과 음악으로 보충했다고 보면 앞의 명작들은 그 감동을 그림과 음악을 더하여 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