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6이 폐막하고 전 세계 워게임 마니아들의 이목이 레스타 스튜디오에 집중되었다. 레스타 스튜디오가 행사에 선보인 패시픽 스톰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패시픽 스톰은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세계 2차 대전을 다룬 게임들은 유럽을 대상으로 한 것에 반해 이 게임은 일본과 미국 간 대립을 함대와 비행대로 그리고 있다.
패시픽 스톰은 아군의 경제력과 과학 기술, 생산, 부대 파견, 기지 건설과 방어, 공격 등 실제 태평양 지역 전쟁에서 있었던 일 모두를 표현하고 그 것을 게이머가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투가 벌어지면 게이머는 실시간으로 유닛들을 지휘할 수 있고, 심지어 유닛들을 직접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패시픽 스톰이 6개의 챕터로 제공하는 튜토리얼은 인터페이스와 내부 메커니즘 등에 대해 상당한 범위를 가이드로 제공한다. 게이머는 튜토리얼을 통해 직접 교전 설정과 함선 사이 간격조절, 비행장을 업그레이드하고 함대에 중폭격기를 배치하는 등의 일들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이 게임에서 게이머는 2가지 대규모 전략 캠페인이나, 역사적인 전투를 골라 즐길 수 있으며, 배틀 플래너는 게이머에게 라바울에서 오키나와까지 원하는 곳에서 전투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게임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캠페인 모드는 전쟁 발발 수 개월 전부터 시작한다. 게이머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맞춰 각 진영의 장점과 단점이 설정되어 있는 미국과 일본 진영 중 한 곳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설정에서 미국은 튼튼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으나 병력의 숙련도가 일본에 비해 매우 낮으며, 태평양 남서쪽의 동맹군 기지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일본군은 미국이 탄력을 받기 전에 최대한 많은 영토를 확보하는 것이 캠페인의 관건이다.
자유 캠페인 모드는 조금 다르다. 양쪽 편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밸런스가 좀 더 잡혀 있는 상태로 시작한다. 미국은 강한 경제력을, 일본군은 강한 해군을 갖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스스로 동맹국을 만들어 나가야 하고 함대들은 미국 서부 해안에서 시작한다.
각 캠페인은 전쟁 발발 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미리 함대를 움직이고 생산을 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일본은 1941년이 끝나기 이전엔 선전포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여야 하며, 미국은 일본군을 선제공격 할 수 있지만, 국내 지지율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감수해야만 한다.
승리하기 위해서 양국은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일본은 파나마, 그리고 샌 디에고와 몬트레이나 브레머톤 중 하나를 장악하고 2달 이상 지켜내야만 승리할 수 있으며, 미국은 도쿄, 나가사키, 오사카, 오키나와 중 두 곳을 점령하면 되기 때문에 목표 선정에 있어서 다소 유연성이 있지만, 점령 후 4개월을 버텨야 한다.
게임에서의 주된 자원은 인구를 제외하고 4가지이며, 모두 기지를 통해 었을 수 있다. 돈은 유닛을 설계하거나 생산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이며, 석유와 알루미늄, 철은 적절한 채굴 설비를 갖춰야 얻을 수 있다. 또, 알루미늄과 철의 사용처는 유닛 생산과 수리이며, 석유는 이들을 운용하는 데 필요하다. 만약 어느 한 자원이라도 부족하면 함대 전체가 휘청이게 될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함대의 보급을 위해서 자원은 각 기지의 창고에 보관하고, 후방 공장으로 안전하게 수송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수송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급 물자를 수송하는 것은 마니아도 귀찮아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다행하게도 패시픽 스톰은 이 것을 인공지능으로 돌릴 수 있다.
패시픽 스톰은 주로 기지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기지에는 항구와 공항이 있으며, 이 곳을 통해 정찰기를 보내 바다에 적이 있는지 살필 수 있다. 또 활주로를 업그레이드하면 중폭격기를 띄울 수 있는데 중폭격기는 지나가는 배를 공격하거나 다음 점령 예정지를 미리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각 기지들에서는 진형을 관리할 수 있다. 유닛들을 골라서 함대에 추가하는 작업으로 진형을 짤 수 있는데 자동으로 함대의 크기와 형태를 정할 수도 있고, 직접 미세한 부분까지 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일일히 관리하는 것 보다는 ′고속항모전단′, ′전함대′ 식으로 분류해서 정리하는 편이 큰 임무에서 여러 함대에 같은 임무를 반복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각 기지에는 4가지 직업의 병사를 배치할 수 있다. 병사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 배를 조종하는 선원, 기지를 공격하고 지키는 보병, 건물을 짓고 수리하는 공병으로 나뉘는데 각 병사들은 경험치에 따른 4단계의 레벨이 있으며, 병사가 최고 레벨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전을 거쳐야 한다. 또, 병사 관리에서는 체스터 *츠(Chester Nimitz), 리처드 봉(Richard Bong)등 유명한 장군들을 함대나 비행대에 배치할 수 있지만 이들은 특정한 장소에 묶여 있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일일히 바꿔줘야 한다.
패시픽 스톰은 편의상 기지 관리를 컴퓨터에 일임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 건설하는 기지의 경우 직접 건물을 선택해 짓는 편이 좋다. 기지를 짓는 데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닛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이점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장점이다. 때문에 기지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병사들이 쉴 수 있는 ′병영′과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병원′이며, 그 뒤 창고와 항구, 비행장이나 자원채취 시설을 지어야 한다.
게이머는 게임을 진행하며 여러 기지 중 하나를 주력 기지로 삼아 새로운 유닛을 생산하게 된다. 게이머는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주력 기지의 메트로폴리스에서 유닛을 생산하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생산은 대량으로 주문을 발주하면 할인율로 단가가 싸지지만 그만큼 생산 시간이 오래 걸리며, 소량으로 주문을 발주 할 경우 단가는 높지만 그 만큼 빨리 생산시간이 단축되는 장단점이 있으니 게이머는 중요도에 따라 가격, 속도, 양을 잘 결정해 효과적인 생산을 해야한다.
패시픽 스톰에서 적군의 기지를 점령하려면 보병으로 공격해야만 한다. 하지만 수송선을 보내 그들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점령을 위해서는 적군의 배나 비행기, 시설을 파괴하는 등의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기지를 그대로 빼앗아 시설을 사용할 목적이라면 그 것들을 파괴할 필요는 없지만 그럴 경우 전투는 더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전투에서 함대와 비행대가 서로 만나면 3D로 구현된 실시간 전투로 전환된다. 게이머는 아군의 배와 비행기를 조정해야 하는데 단축키를 잘 활용하면 클릭을 많이 하지 않고도 다수의 유닛을 한 번에 조정할 수 있다. 또, 게이머는 개별 유닛이나 그룹에 전반적인 전술을 지정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고, 무기만 발사할 수도, 아니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있다. 적을 보자마자 자유로이 발포하게 할 수도 있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할 수도 있는데 대형 선박들은 적 함대에 너무 가까이 붙지 않는 것이 전투에 유리하다.
공중 유닛들은 고도와 스피드를 지정할 수 있다. 이런 기능으로 폭격기와 전투기가 보조를 맞추고 타겟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이머는 함선을 상대로 폭격기도 띄울 수 있다. 하지만 폭격은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상대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전투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럴때에는 어뢰를 투하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어뢰를 투하하기 위해사는 낮은 고도로 천천히 접근해야 하는데, 투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팝업으로 게이머에게 경고 메세지를 알려준다. 또 일부 전투기들은 유도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으며, 적함을 격침시키기 위해 가미가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페시픽 스톰에서 비행기를 조정하면 실제같은 비행기와 콕핏을 볼 수 있으며, 조종사와 화기관제사 위치를 바꿔가며 앉을 수 있다. 패시픽 파이터(Pacific Fighter)같이 강렬하지는 않지만 사실적인 러더나 플랩 컨트롤, 스톨 스피드 등은 시뮬레이션 팬에게 환영받을 요소로 생각된다. 연료 혼합비 같은 하드코어한 면까지는 아니지만 캐주얼한 전략 게이머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 게임은 잠수함 공격에서부터 항공모함에서의 이륙 우선권 설정, 특별한 정부 임무와 자신만의 특수한 유닛 제작, 온라인 대전 등 아직도 경험해야 할 것들이 많다. 페시픽 스톰은 진정한 워게임을 찾는 마니아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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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온라인게임 웹진 게임어바웃의 컨텐츠이며, 해당 컨텐츠 작성자의 승인을 얻어 게시되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