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Fate/Hollow Ataraxia, Fate/Stay Night의 1년 후

퀀쿼스 작성일 06.10.27 18: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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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작성자 : 게임어바웃 김승균 기자.

Fate/Hollow Ataraxia는 2005년 일본 Type-Moon의 신작으로 Fate/Stay Night의 후속작이다. Fate/Stay Night에 대한 자세한 것은 게임어바웃의 리뷰 ‘Fate/stay night, 비주얼 노벨’ 을 참고하길 바란다. 본 게임은 국내에 정식 발매된바 없지만, 학산 문화사에서 발매된 만화 ‘월희(月姬)’와 소설 ‘공의 결계’ 등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월희는 일본의 코믹마켓을 통해 소개돼 큰 인기를 얻어 후에 라디오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등으로 2차 제작된 Type-Moon의 첫 게임이며, 공의 결계는 Type-Moon의 스토리 담당인 나스 키노코의 소설이다. 그리고 Fate/stay night는 Type-Moon이 게임 월희와 그 후속작인 가월십야(歌月十夜), 둘을 합쳐 하나의 패키지로 낸 월상(月箱)을 바탕으로 아마추어 동인에서 메이저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세상에 내놓은 첫 게임이다.

Fate/Hollow Ataraxia는 Fate/Stay Night의 서비스 패키지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이것은 Type-Moon의 특성 중 하나로 하나의 게임 엔딩 후 그 뒷이야기를 다시 게임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이다. 월희와 가월십야의 관계처럼 말이다. 때문에 Fate/Hollow Ataraxia는 전체적으로 가월십야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느낌을 풍긴다.

가월십야가 13일의 반복을 통해 게임을 진행해 갔다면 Fate/Hollow Ataraxia는 4일의 반복을 통해 하나 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그 중에도 죽음을 통해 1일로 돌아오기도 하고 4일째 저녁 눈을 감았다 떠보니 1일이 되기도 한다. Fate/Hollow Ataraxia는 전작 Fate/Stay Night에서 모든 이야기가 끝난 시점으로부터 반 년 후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성배 전쟁이 모두 끝나고 평온한 생활로 돌아온 시로 일행. 그들은 평범한 그 생활을 즐기나 그 일상은 무언가 이상하다. 기시감? 아니면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모순에서 생기는 괴리감? 시로는 이상한 감각을 느끼나 그것을 착각으로 여기며 일상을 즐긴다.

그 일상에는 마치 전작의 모든 루트를 뒤범벅 해놓은 것처럼 사라진 서번트와 죽은 마스터들도 등장한다. 시로는 그들을 볼 때마다 순간 이상함을 느끼나 곧 그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그것이 진실인양.

그리고 그 착각의 계기를 이리야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게임이 시작되는 배경으로부터 약 얼마 전 린의 보석검 재현이라는 마법 실험의 실패로 주인공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 그 영향을 받아 ‘수없이 많은 가능성이 하나가 된 세계’, ‘과거와 미래가 연결된 세계’가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런 탓에 린은 사후 처리로 인해 마법의 본산지인 런던으로 떠나가 있는 상태다.

여기서 전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인물들이 있다. 전작에서 잠깐 언급되었다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 바로 성배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살해당한 마스터, 바제트다. 그녀는 흐릿한 정신으로 한 저택에서 깨어난다.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의문의 그림자로, 그림자는 스스로를 그녀의 서번트, 어벤저(Avenger)라고 소개한다.

시로와 마찬가지로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는 바제트.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서번트를 어떻게 소환했는지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서번트에게 얕보이는 것은 마스터로써 금물. 세이버처럼 마스터를 충실히 따르는 서번트가 있는 반면 기회가 닿는다면 마스터를 죽여버릴 서번트도 존재하는 것이다.

서번트는 말한다. “자, 성배 전쟁을 시작하자.” 이렇게 바제트와 시로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고 힌트를 주는 존재, 전작에서 죽어버린 신부를 대신해 교회를 대표하는 자, 카렌이 있다.

전체 플레이 타임은 20~30시간 정도로, 100%를 채우기 위해서는 50시간 이상이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전작 Fate/Stay Night의 플레이 타임이 48시간 정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얼핏 비슷한 분량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3개의 루트로 꾸며졌던 전작에 비해 Fate/Hollow Ataraxia는 하나의 이야기만을 가지고 있다. 대신 그것을 보충해줄 정도로 각 캐릭터의 다양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 전작에서는 간략하게 다루어졌던 여러 마스터들과 서번트, 그리고 시로의 친구들의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스토리나 주변의 이야기는 전작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어느 면에서는 더 뛰어난 수준이다. 그 외로 ‘풍운의 이리야 성’, ‘좌충우돌 화투 여행기’, ‘신사 토오사카’ 등의 다양한 미니게임 등을 통해 그 재미를 더해준다.

Fate/Hollow Ataraxia는 전작에서 아쉬웠던 점들, 그리고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점을 보충, 수정하여 Fate의 팬이라면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게 꾸며졌다. 다양한 스토리가 추가되고, 여러 갤러리를 추가, 진보한 스크립팅을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한편, 다시 보기 기능을 극대화 하였다.

여러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다양한 모드를 추가했다. 그야말로 서비스 패키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팬들을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또한, 전작에서 작품의 호흡을 끊는다고 일부 지적되었던 19금 장면 등을 최대한 배제하고 아예 외부의 다른 모드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분리해놓는 등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썼다.

개발자들의 이야기나 전작에 대한 이야기 차기작에 대한 예고도 작품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어 찾는 재미 또한 준다. Type-Moon의 팬이라면, Fate를 즐겨보았다면 꼭 플레이 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또 다른 Type-Moon의 신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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