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전 예전에 중소기업(xx제철회사)에 다녔습니다. 뭐 중소기업보다 좀더 큰 기업이었죠. 그곳 회장님이 한번 행차시면 전 공장에있는 사람들 다 나와서 굽신굽신거려야 했으니까요.(대통령이 온줄 알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 다시는 그곳 중소기업 공장으로 가지 않을겁니다.
먼저 그곳에서 일하는 방식을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일반 생산직으로 들어가서 월급 120만원정도 받고 일했습니다. 24시간에 2교대 근무로 하루12시간 일해야 했죠. 하루12시간 일하는것 그리 만만한것 아닙니다. 모르는 분들은 "그까짓 12시간 하면되지?"라고 하는데...
공장이 양산에 있는관계로 부산에서 출퇴근 버스타고 다녔습니다. 출퇴근 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하루 4시간은 족히 걸립니다(출퇴근시간에 다들 피곤해서 자기 일쑤죠)
그리고 일 시작하기 전 출근카드 찍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출근시간 15분전에 공장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5분전에 들어와도 안됩니다. 바로 작업반장이 갈굽니다. 더럽고 치사하게 말이죠. 그리고 퇴근 또한 근무시간 지나고 15분 정도 지나고나서 퇴근카드 찍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퇴근시간 맞춰 칼같이 나가면 바로 다음날 또다시 작업반장에게 눈물쏙빠지도록 갈굼 당합니다.
이렇게 하루에 순수하게 일하는 시간만 12시간이고, 출퇴근만 4시간이고, 출근15분전, 퇴근15분전까지 공장에 있어야 합니다. 절대 그시간을 벗어나면 안됩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은 생산직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철깍는데 몸을 바쳐야 합니다. 15mm짜리 철근이 포항제철에서 뚤뚤말려서 오면 그걸가지고 펴서 기계안에 넣어서 좀더 얇은 철사로 만드는 작업 했습니다. 근데 중요한건 그 15mm짜리 철근을 만지고, 구부리고, 얇은철근으로 만드는 기계안에 넣는것 모두 사람힘으로 해야합니다. 포크레인, 지게차가 있지 않느냐고요?
그딴것 물건 옮길때 잠깐 잠깐 사용할 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손으로 그 굵고 커다란 철근을 다 다뤄야 합니다. 용접하고 붙이고 끊고, 땡겨서 얇게 만들고, 사람손으로 하는게 80%이상입니다. 왜 기계로 안하느냐고요?
그건 공장주인께서 사람을 싸게쓰는게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죠. 한대 몇천만원 하는 기계 사는니 싸게싸게 사람 더더더 부려먹는게 자기들한테 더 이익입니다.
저는 입사한 그날부터 3달후 내 발로 나오기까지 매일 쇳가루 깍았습니다. 머리위로 2~3톤되는 15mm짜리 쇳뭉치가 공장 크레인에 의해 오고가고, 제손으로 제 팔뚝 절반만한 쇳뭉치를 펴고 잊고, 용접하고 했습니다. 그걸 하루 12시간 꼬박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20만원 받았습니다. 하루 2교대로 말이죠.
그렇게 일하면서 몇번이나 죽을뻔 한줄 모릅니다. 얇게 철사만드는 기계가 터지면 땡기던 철사가 채찍휘두르듯 하늘로 칫솟아 오릅니다. 터져서 튕겨나는 철사 정통으로 맞으면 최소한 병신될겁니다. 그렇게 사고나면 치료해주고 보상안해주냐고요? 다 헛소리입니다. 사고나고 다치면 공장관리부 에서는 사고당한 사람 병신 취급합니다. 한마디로 자기 앞가림 못해서 다쳤다고 병신취급하는데 일조합니다. 그렇게 다치면 다친사진 찍어서 공장직원들 돌아다니는 게시판에 커다랗게 붙여놓습니다. 마치 라고 말하는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친놈만 병신되고 바보되는겁니다. 다쳤다고 하소연 조차 못하게 처음부터 그렇게 다친사람들을 개 병신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저도 용접한 15mm짜리 절단하다가 튕겨서 얼굴 볼쪽에 가볍게 스쳤습니다. 피가 바닥에 후두둑 떨어지더군요. 정통으로 맞았으면 평생 죽어도 지워지지 않는 흉터하나 만들뻔 했습니다. 그 광경보던 공장관리부에서 뭐라는줄 압니까? 라고 갈구기에만 여념없습니다. 다친 저는 상처난 얼굴 다른사람이 볼까봐 무서워서(바보취급 할까봐) 치료제대로 못하고 찢어진 얼굴에 길가다 약국에서 산 500원짜리 반창고 붙이고 다녔습니다.
하루 12시간 그렇게 일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아무생각 안납니다. 그냥 쓰러져 자야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바로 출근해야 합니다. 뭐 딴것 할수 있을꺼라 생각합니까? 퇴근할때 파 김치가 되어서 소주한잔 먹어야 잘 수있습니다. 일하는데 적응안되나고요? 웃기지 마십시요. 그렇게 일한는것 평생해도 적응 안됩니다. 전 3달 동안 일요일도 못쉬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때에도 일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가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하고 120만원 받았습니다.
저와 함께 입사한 친구들이 2명 더 있었는데 저보다 벌써먼저 나갔더군요. 저보다 훨씬 경험도 많고 이런저런 공장에 다녀봤다고 말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어느사이인가 없어졌습니다. 제가 맨 마지막에 나갔죠.
그렇게 일해서 한달 120만원 받았습니다. 120만원 다받는것도 아니죠. 소득세, 국민연금, 의료보험 원천징수당하고, 차비, 잡비 다빠고 나면 내손에 들어오는 돈은 겨우 100만원 남짓일까요?
이런 공장에 입사한 사람들중에 몇년간이라도 근속하는 사람은 10%정도 뿐입니다. 다들 몇달안에 그만둡니다. 저도 저와 함께 온 친구들도 모두 그만두고 다른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다시 가라고요? 월급120만원 벌어여 한다고요? 배부른 소리하지 말고 중소기업에서 참고 일하라고요? 다 미친소리입니다. 제가 좀더 그곳에 있었더라면 아마 튕겨난 철사 맞고 죽었거나 어디 크게 다쳐 병신 되었겁니다. 그깟 120만원 받으려고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뼈빠지게 일하는 생산직 사람들하고 관리직 사람들이 뭐 같이 놀까요? 헛소리입니다. 관리직 사람들은 생산직 사람들을 마치 하인 부려먹듯 대합니다. 그게 당연할 줄 압니다.
그런 중소기업에서 공장관리하는 사람들이 생산직 사람들 사람 취급해주는줄 압니까? 공장 관리직에 2,3년쯤 된 관리직 사람들이 20년 30년 생산직에 몸담고 있는 반장에게 반말비슷하게 지껄입니다. 관리직 사람들 지나갈때 생산직 사람들이 잠깐 쉬고 있는 모습을 보기라도 하면 바로 욕설이 욕설이 나오고 일안하냐고 소리부터 지릅니다.
점심도 생산직 사람들은 기계를 계속 돌려야 하기 때문에 생산직 사람들은 반씩 나눠서 점심을 먹어여 합니다. 당연히 점심시간 1시간 다 못쉽니다. 관리직 인간들이 일찌감치 점심다 먹고 남는시간에 운동한다고 족구할동안 생산직 사람들은 기계 돌려야 합니다.
더 웃기는건 그런 관리직에 속한 여직원들은 생산직 남자직원들은 무슨 x개보듯 한다는 겁니다. 혹시 생산직 남자들이 자기한테 말이라도 걸까봐 멀리 떨어져서 걷더군요. 그 여직원들 반드시 관리직 남직원들하고 잡담 떨고 농담하고 그럽니다. 생산직 직원을 자기들보다 한참 아래 세계에 사는 비천한 놈 취급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 사장님들 사람들 안온다고 불평하십니까? 더럽게 위헙한 작업장 만들어 놓고, 그곳에 밀어놓고, 죽도록 부려먹고, 다치면 병신 취급하고, 관리직 인간들이 생산직 사람들 우습게 보게 만들고, 하루 12시간 꼬박 일해도 120만원 주고(세금 다떼면 110만원이 안되더군요) 그렇게 작업장 만들어 놓고 사람 안들어 온다고 불평합니까?
사람없다고 불평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 참 개탄스럽습니다.
지금 시청 청소부 모집에 왜 사람들이 그렇게 벌떼같이 모이는지 모르는 건가요? 일반 중소기업이 시청 청소부 정도의 대접만 해주면 중소기업에 대해 불평할 사람 다 없어질겁니다.
그곳에 일하는 생산직 사람들은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일힘들고 관리부 직원에게 갈굼당하고) 시달리다보니 결국 생산직 사람들 서로 갈굽니다. 처음 생산직 사원으로 들어갔더니 민무늬 모자하나 주더군요. 쇳가루 깍는 작업장 들어가면 저와같이 민무늬 사원이 대다수고 몇몇 사람들은 모자에 빨간줄 하나씩 달려있습니다. 근무한지 5년이상 되는 해당 작업 장소의 팀장쯤 되는 사람이라더군요. 보통일은 민무늬 모자 2명이랑 빨간1줄 모자 1명이라 3명이 같이 일합니다.
분명 그렇게 팀을 짠것은 작업 경험있는 빨간1줄모자가 새로들어온 민무늬 직원들을 가르치고 도와주라는 의미였을겁니다(군대에서 사수 - 부사수 개념) 근데 현실은 그 반대입니다. 일할때 빨간1줄모자 사람은 민무늬 사람들 가르쳐 주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것 일쩔 없습니다. 철깍는 일을 수월하고 쉽게 할수있는 방법 절대 안가르쳐 줍니다.
민무늬모자 사원들이 철깍는데 힘들어 하고, 기계만지는데 어려워해도 절대 먼저 안가르쳐줍니다. 민무늬모자 사원들이 땀뻘뻘 흘리며 안돼닌 기계에 매달려 있어도 본척만척입니다. 결국 민무늬모자 사원이(저였습니다) 일하는게 힘들고 기계만지는게 더 이상 안되면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굽신굽신 거리면서 빨간1줄모자에게 부탁합니다. 그럼 그때서야 빨간1줄모자 인간이 못이기는척 일을 거듭니다. 근데 자기가 하는 일을(기계에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민무늬모자 사원에게 절대 안보여줍니다. 뒤돌아서서 민무늬모자 사원이 못보게 해놓고 재빨리 해치웁니다. 그리고 문제가 해결 되면 뒤돌아 서서 민무늬모자 사원에게 라면서 갈구기 시작합니다. 한10분 잔소리 하고 나서는 작업에 썼던 스패너,망치 바닥으로 휙던집니다. 그리고 더크게 소리칩니다. 그럼 민무늬모자 사원은 군소리, 찍소리 못하고 허리굽혀 내팽겨쳐진 작업도구 정리합니다. 그런 모습을 빨간1줄모자 인간들은 의기양양하게 보고 있습니다. 담배하나 꼬나물면서 말이죠.
그런 빨간1줄모자 인간들 참 더럽고 치사하더군요. 같은 생산직 직원이면서 먼저 배웠다고, 먼저 생산직에 알고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더럽게 거들먹 거리고, 잘모르는 민무늬모자 직원을 갈구고 우습게 봅니다.
제가다닌 xx철강회사 공장에서는 그렇게 관리직은 생산직 갈구고, 생산직 고참은 생산직 쫄따구 갈굽니다. 생산직 인간들이 갈구는것도 모자라 이렇게 생산직 인간들도 서로 갈굽니다.
중소기업은 이렇게 일하는것도 힘들겠지만 그렇게 갈굼당하는것도 매우 비참하고 죽고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왜이렇게 생산직 사람들이 서로 갈구는지 알아보니... 이것또한 처음부터 관리직 인간들의 행패때문이었습니다. 즉 한 작업장소에 예전부터 있는 직원(빨간1줄모자)과 새로운 직원(민무늬직원)이 서로 똑같이 일할수 있게되면... 관리직에서는 바로 빨간1줄모자 인원을 다른곳으로 보내 버립니다. 이제 그곳에는 빨간1줄모자보다 훨씬 싸게 부려먹을 수 있는 민무늬모자를 부려먹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럼 그렇게 쫓겨난 빨간1줄모자는 낯선 작업장소에서 처음부터 다시 일을 배워야 합니다. 새로바뀐 작업장에서는 빨간1줄이라는 고참노릇도 못합니다. 처음부터 쫄따구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겁니다. 그게 무서워서 빨간1줄모자 사람들은 쉽사리, 일부러, 쉽게 새로들어온 민무늬모자에게 기술과 노하우를 가르쳐 주지않습니다. 민무늬모자가 기술,노하우 배우면 언제 자기자리 차지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죠.
중소기업은(큰중소기업에 주로 해당하지만 거의 마찬가지)이렇게 생산직 사원들의 작업장소 변경은 파리목숨입니다. 관리직에서 정해준 대로 재깍재깍 바꿔야 합니다. 그렇게 안하면 바로 관리부에서 갈굼들어 옵니다. 생산직 사원의 목숨과 근무형태는 이렇게 관리직 사람들 손아귀에서 절대 못벗어 납니다.
중소기업이 다 이렇지 않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98%는 이런 형태와 수준, 비슷한 환경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2%는 대기업 못지않는 중소기업일테죠. 직원들 입사하면 최사울0%가깝고 신규모집도 안하는 곳입니다.
아래에 사람못구한다는 중소기업사장님은 아마 매번 사람을 새로구하고 새로 모집하면 사람들이 다시 나가기 일쑤인듯 싶군요. 아마 제가 지금까지 말한 98% 형태의 중소기업 일꺼라 생각합니다. 이런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생산직(관리직도 마찬가지)사람들이 책에서 TV에서 보는 사람다운 생활을 할꺼라 생각하십니까? 3달동안 그곳 xx제철회사에서 밥먹을때마다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