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그릇에 5만원 “‘아름다운 마음’ 값 매길 수 있나요”

맹츄 작성일 05.12.03 15: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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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사회] ○…"후루룩,짭짭." "찬바람을 피해 먹는 따끈한 라면 한 그릇,정말 소중하네요." 중견 기업인과 문인 교수 의사 공무원 등 사회적으로 버젓한 지위를 가진 이들이 노인 무료급식소를 찾아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형편이 좋지 않은 노인들의 처지를 생생히 느껴보기 위해서다.

'사회를 맑게 가꾸어 나가자'고 모인 친목단체 '말금회' 회원들은 2일 점심시간에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입구의 노인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말금'은 '맑음'을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것.

권경업 시인과 부산경찰청 박노면 교통과장,㈜세강 이경신 회장,㈜휴엔씨 이인 회장,㈜파크랜드 이창훈 상무 등 부산지역에서 이름 꽤 날리는 인물들이 바쁜 업무를 뒤로하고 허름한 급식소에 둘러 앉았다.

이날 점심메뉴는 라면 한 그릇. 회원들은 식사를 하러 온 노인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나무탁자에 끼어앉아 김이 오르는 라면을 먹었다. 매일 점심시간 이곳에 모인 노인들이 먹는 것과 똑같은 음식이다.

회원들은 노인들의 급식에 보탬이 되라고 라면 한 그릇 값으로 5만원씩 냈다. 무료급식 체험과 연말 이웃돕기를 겸한 셈이다.

17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급식소의 운영자는 '아름다운 사람들' 대표인 권 시인. 권 시인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연말을 맞아 뜻을 함께 나누는 회원들을 초대했다.

권 시인은 "노인 무료급식소 음식이 그다지 좋지 못하고,부산지역 곳곳에 '굶는 노인' 밀집지가 여전히 많지만 이런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면서 "형편이 좋지 않은 노인들의 사정을 널리 알려 도움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부산일보 이현우기자 hooree@busanilbo.com,사진=부산일보 정종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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