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2002 월드컵 영광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재현해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축구공 청자 도자기가 한 공무원의 끈질긴 집념에 의해 개발됐다.
충북대 사무국 시설과에 근무하는 김봉기(45.건축6급) 씨가 이천 매성도예개발연구원 최성원(45) 씨와 10개월 간의 씨름 끝에 완성해낸 `월돌이(WORDOR-E).
전통 청자 기법을 사용해 실물크기의 축구공이 축구화 위에 얹혀 있는 형상으로 킥 오프하려는 순간의 역동성을 잘 담아낸 도자기다.
지난해 향기나는 병 뚜껑과 버섯 고추장 등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하는 등 평소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갖가지 발병품을 만들어왔던 최씨는 2002년 광화문을 가득 채우며 온 나라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월드컵 기운'이 어느 순간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월드컵을 계기로 온 국민이 똘똘 뭉쳤던 그 정신만 있다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도 너끈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던 최씨는 `생뚱맞게'도 월드컵 상징물을 우리 전통의 도자기로 구현해보기로 했다.
내년에 치러지는 독일 월드컵에서 2002년 영광을 재현하자는 국민적 염원도 담고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국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우리만의 `물건'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는 했지만 실물 크기의 축구공을 축구화에 올려놓는 역동적 형태의 도자기를 구워내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1천3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가열하다 보면 원형의 축구공이 찌그러지거나 깨지기 일쑤고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뒤꿈치를 들리게 한 축구화 위에 균형을 유지하며 축구공을 얹어 놓은 형태의 도자기를 완제품으로 구워내는 것은 더더구나 힘들었다.
거듭되는 실패에 도예 전문가들이 먼저 "접자"고 했다.
그러나 숱한 실패를 지렛대삼아 발명품을 만들어 내곤 했던 최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시제품 만들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소장품으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축구공 청자 도자기 개발에 성공했고 `월드컵'과 `돌이'의 합성어인 월돌이라는 이름으로 의장등록과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비로소 "도예가들도 미쳐 생각해내지 못한 걸작품"이라는 찬사가 도예업계에서 터져 나왔다.
"국민들에게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면서 느꼈던 자부심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 축구공 도자기 개발에 나섰던 것"이라는 최씨는 "한국 혼이 담긴 월드컵 대표 상품으로 국제시장을 공략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