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국제] ○…“(지하 탄광에 매몰됐지만) 별로 고통스럽지 않단다. 그냥 잠에 빠져들고 있을 뿐이다. 아들아,사랑한다. 모두에게 다음 세상에서 만나자고 전해주렴.(It was not bad. I just went to sleep. I love you Jr. Tell all I will see them all on the other side.)”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주 탄광 붕괴 사고로 숨진 광부 12명 중 일부가 매몰돼 숨지기 직전 가족에게 쓴 작별 편지들이 발견됐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유독가스로 가득한 지하 갱도의 처절한 상황을 보여주듯 마지막 순간에 남긴 편지는 구불구불하고 불안정하게 휘갈긴 필체로 작성됐지만 내용은 “고통스럽지 않다”며 오히려 가족을 안심시키려는 것이었다.
51세 광부 마틴 톨러의 편지는 매몰 42시간만에 발견된 시신 옆에 놓여 있었다. 역시 광부인 마틴의 형 톰은 “평소 필체와 비교하면 거의 끄적거린 수준의 글씨”라며 “숨이 끊어지기 전 마지막 순간에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탄광 폭발 사고는 매몰자 13명 중 12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 몇시간만에 13중 12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돼 ‘기적’에서 ‘참극’으로 돌변했다. 유일한 생존자 랜들 맥클로이(26)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사망자 12명 중 1명만 폭발 충격에 즉사했고,나머지는 모두 갱도 갇혀 유독가스에 서서히 숨이 끊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제리 그로브스의 형 존은 “아직 나는 당국으로부터 동생의 편지를 받지 못했지만,최소한 4통의 작별편지가 시신들과 함께 발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역시 사망한 광부 프레드 웨어의 딸 페기도 “시신을 확인하러 간 병원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전해들은 일부 작별편지 내용은 한결같이 ‘고통없이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으니 너무 슬퍼말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시신은 가슴에 멍이 든 것 외엔 큰 외상이 없었고,표정도 평온해 보였다”며 “아버지의 소지품을 돌려받으면 갱도에 갖고 들어간 도시락통에 혹시 편지를 남겼는 지부터 확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