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의 만학도 할머니가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과정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22일 강원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김동리 사반의 십자가 연구-성서적 배경과 구원관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는 양금직(사진)씨.
일제 강점기에 충남 공주시 계룡산 밑자락의 산골 마을에서 초교를 졸업한 양씨가 다시 학업의 길을 걷겠다며 초교 검정고시에 응시했을 때의 나이는 58세.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한 양씨는 63세 되던 해에 협성대 신학과에 성적 장학생으로 입학,67세 되던 해에는 서울 감리교신학대 신학대학원에 다시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02년 신학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한 양씨는 2003년 가을 강원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4.5만점에 평점 4.19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지난해 12월 석사 논문이 통과돼 다음달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유방암으로 13년 간 투병 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그는 수술 후 얻은 후유증으로 지금도 무려 8종류에 이르는 병마와 싸우며 하루에 5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만학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는 “3년 전에는 걷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학교 수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고 나갔다”며 “학교에 갈 때 만큼은 평소 짚는 지팡이도 자존심 때문에 짚지 않았다”고 말한다.
영어와 한문 등 어학은 누구 못지않게 잘할 자신이 있다는 양씨는 “어린시절 공부를 못했던 것이 한으로 남아 시작한 공부인 만큼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겠다”며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자전적 수필을 발간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