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쳐 맨 아이는 나를 단 한번도 내려놓지 않았다.
나는 정말 너무 무서웠다. 왜냐하면 상희는 보이지 않았고,
나와 나를 들쳐 맨 아이 밖에 없었으므로..
얼만큼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디를 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주택가였다.
"제발 부탁인데.. 나 내려주면 안 될까?"
내가 버디를 또 하면 우리 재덕이, 재식이 꼬봉할꺼다!!
다시는 죽어도 버디 쳐다도 안 볼 꺼다!
쾅. 내 말을 마구 씹어 버리는 이 아이는.
어느 집 대문을 열었고, 문을 따 더니 방문을 열었다.
혹..혹시...
[오후 15시경, 수원 남문에서 납치당한 윤모양 성폭행]
아!! 아!!!!!! 으흑..
흑흑.. 내가 정말 죄를 많이 지은 게야. 그렇고 말고..
나를 들쳐 맨 남자아이는 나를 침대 위로 휘익 집어 던졌다.
정말인 거야.. 정말 저 아이는 나를 헤칠 생각인 거야..
"원 하는 게 뭐니.. 얼굴은 멀쩡하게 생겨서.
여자칭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키도 짜리몽땅인 나를..
으흑.. 흑.. 나는 섹시미녀가 아니란 말이야.. 흑.."
정말 무지하게 서럽게 울었다.
엄청 서럽게 울어 버렸다.
그런데..
"나 대게 졸립다~ 왜냐하면 잠을 한숨도 못 잤거든.
학교 가서 디비 자려고 했더니 숙식제공자께서 나를 죽일 듯
노려보는 게 생각나서 아예 학교를 뛰쳐나와 버렸어. 잘했지?"
"으응?? 무슨 말이야? 숙식제공자가 누군데?"
"그런 게 있어.. 나 대게 졸리 운데.."
이 아이는 나를 해칠 생각이 없는 거야? 그치? 그치?
안도의 숨을 내 쉬는 나.
그리고 내 앞으로 쓰러지는 나를 들쳐 매고 왔던 이 아이.
자나 보다.
쿨쿨거리며 잘 껀가 보다.
정말 졸렸구나.. 지금처럼만 쿨쿨거리며 내게 말하지 말하죠.
그럼 나는 네가 무섭지 않을 거야. 히히.
"있잖아"
앗! 깜짝 진짜 깜짝이야..
너 자는 게 아니었구나..
"나 자고 일어나면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지금 하면 안되니?"
"안 돼. 그럼 너 도망 갈꺼잖아. 나 자는 동안.
네가 꼬옥 들어야 하는 말이니까. 나 일어 날 때까지 꼭 기다려야 한다."
싫어.
나는 네가 자면 도망 가 버릴 꺼야.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뭐?
"나 일어났는데 너 도망가 버리면,
그때는 너랑 관련 된 모든 곳, 불 사질 러 버린다"
꺄악!!!
이 아이 정말 너무너무 미쳤어.
그래 너가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나 도 다 하는 수가 있어!
절대로!!!!
.
.
.
.
.
도망 가지 않을 꺼야..ㅜ0ㅜ
아이는 정말 잤고,
나는 아이가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야이야. 속 눈썹이 나처럼 길다.
나도 긴데.. 얘도 길다. 우와.
이야. 코도 예쁘다. 이야이야.
"허 읍!"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으나, 나는 내 입을 얼른 막았다.
자고 있는데 깨우면 나를 불 사질 러 버릴지도 몰라.
내가 놀란 이유는 교복 마이에 이름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아이의 교복 마이에 있는 이름은 다름 아닌.
'김은겸'이었다.
이 아이가 김은겸이었다.
그 무서운 아이 김은겸이었어..
나의 주체 못할 행동은 여기서 끝이지 않았다.
내 손을 아이의 앞 주머니로 가 버렸고, 거기 안에 있는 명찰을
내 손에 넣었다.
아이의 증명사진과, 이름 그리고 학생증이 들어 있었다.
김은겸.
1학년 1반 07번
840101-XXXXXXX
잠깐!
84년? 84년 이면.. 내가 82년생이니까.
두 살 차이.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이었나-_-a
앗! 아니잖아. 나는 올해 신입생이잖아.
앗.. 그럼그럼. 왜 얘는 고 2여야 하는데 고 1인 거지?
앗.. 앗.. 얘.. 혹시혹시..
정말 공포의 무법자 였던 거야? 응??
일년 꿇었던 이이이.. 공포의 무법자..
나는 은겸이란 아이의 방에서 나왔다.
불 사지르고 말건, 나는 이곳에서 도망가야 해.
멀리멀리 도망가야 해..
의지의 한국인 나 윤재영은 악마의 집에서 뛰어 나오기를 결심했다!
탈출이다! 탈출이다! 무법자는 잔다♬
은겸에게[글쓴이 :러브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