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겸에게 #4편

GavyNJ 작성일 07.10.04 11: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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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그래 이대로 가야지.  정말 가야지.

 

'네가 꼬옥 들어야 하는 말이니까.  나 일어 날 때까지 꼭 기다려야 한다.'

 

궁금해.. 정말 너무 궁금해

아니야 나는 궁금하지 않아! 나는 절대로 궁금.....해.. 흑흑

나는 바보야.  왕 바보.

왜 그 이야기가 궁금한 거야.  도대체 이 바보야.


하는 수 없이 나는 다시 은겸이란 공포의 무법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무법자의 집은 한마디로 개판이었다.

아까 * 못했는데.  정말 개판 세상이었다.

어쩜 이렇게도 개판일까?

싱크대 위에 양말이 올려져 있고,

식탁 위에는 냄새나는 옷들이 산더미 같이 올려져 있었다.

 


"이이이.  무법자.  이상한 무법자.."

 

나는 하나씩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세탁기를 무려 세 번이나 돌렸다면 믿을 수 있으세요??

 


시간은 벌써 일곱시.

하지만 무법자는 아직도 쿨쿨.

 

냉장고 안은 텅텅.

쌀 통도 텅텅.

쓰레기 통에는 빈 라면 봉지만 수두룩.

또.. 컵 라면 용기.

 


무법자는 이렇게 라면만 먹고 살았나 보다.

코 끝이 시큰거리는 게 눈물이 나와 버렸다.

 

"뭐 이런 생활이 다 있어.."

 


나는 당장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가,

슈퍼에 들려 쌀과 음식을 배달 시켰다.

아빠가 옷 사라고 준 카드로 옷은 안 사고 6만원을

식료품으로 모두 다 긁어 버렸다.

 

하지만..

하지만 너무 가여운 걸.

 

한참 성장할 아이가.  라면만 먹고 산다는 건.. 너무 너무 가여운 걸..

 

나는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은겸 무법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은겸 무법자가 식탁 의자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고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어. 일어났네"

"너 내 말을 무슨 *이 하는 말로 들었냐?"

"응?"

"너 내가 뭐라고 했어?"

"왜 그래..?"

"*! 내가 너한테 뭐라고 그랬냐고!!!!!"

 


순간 내 앞에서 깨져 버리는 물컵.

무섭다.  너무 무섭다.

덜덜..

 


"그깟 몇 시간도 못 기다려? 그깟 몇 시간도?

하루, 이틀, 한달, 일년도 아닌데. 

그깟 몇 시간도 못 기다려? 엉?


*! 대답 안 해!"

 


..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서.  억울했고.  화도 났다.

 


"너 나 알아? 너랑 나랑 오늘 처음 본 거잖아!

그런데 왜 화를 이렇게 막 내! 왜 나한테 욕해!

왜 나한테 너 기다리라고 해!

니가 할 말 있으면 나를 기다려서라도 해야지!

왜 내가 그 말을 들으려고 너를 기다려야 하는 건데!!! 왜!!!"

 

무법자가 너무 미웠다.

도망가려고 했던 건 사실이지만

나는 결국 무법자를 두고 가지 않았는데.

무법자 밥 해 주려고 슈퍼에 갔던 것 뿐인데..


바보 무법자..ㅜ_ㅜ

나쁜 아이 김 무법자.ㅠ_ㅠ

 


"으엉.. 엉엉.. 엉"

 


엄청 시끄럽게 울은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 배달 왔는데요!"

 


라고 말하는 경쾌하게 말하는 슈퍼가게 배달 아저씨.

얼른 눈물을 닦았다. 

 

“왔다^o^"

 

빨리 요리 해서 줘야지- 배가 무지 고플 거야.

얼른얼른-

 

"여기 쌀이랑, 식품 왔습니다."

"아..네.. 감사합니다."

"네.  또 이용해주세요"

"네"

 


나는 끙끙거리며 봉지를 끌고 왔고,

그리고 그 안에서 고기와, 두부, 양파, 파, 고추, 콩나물을

놓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은겸에게[글쓴이 :러브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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