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그돈 (2탄)

행동반경1m 작성일 09.09.23 01: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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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주도 산골에서 자랐습니다.

우리 집 바깥채에 할머니 한 분이 사셨는데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늘 저한테 담배 심부름을 시키셨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눈이 몹시 많이 온 날

 

담배를 사오라고 돈을 주셨어요.

담뱃가게까지 가려면 한 30분 정도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눈이 오고 추워서 장갑을 끼고 할머니가 주신 돈을 들고

30분을 걸어서 담뱃가게에 가서 "담배 주십시오!"

 

하면서 손을 내밀었는데 돈이 없는 거예요.

장갑 낀 손이라 감각이 없어서 중간에 돈을

 

떨어뜨렸는데도 몰랐던 거지요.

돌아오는 길에 다 찾아봐도 눈이 쌓여서 찾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담배를 못 사고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는 할머니한테 차마 돈을 잃어버렸다는 소리를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그 후로 그 할머니가 우리 집에서 3년을 더 사셨는데

 

한번도 "내 돈 어떻게 했느냐?" 고 물어 보지 않으셨어요.

그리고는 돌아가셨지요. 그때 할머니한테

 

"돈을 잃어버렸어요!" 하고 용서를 빌었어야 했는데

그 돈으로 내가 사탕을 사먹었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야단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얘기를 못했던 것이죠.

요즘 어쩌다 제주도에 가게 되면 담배를 사가지고

 

그 할머니 산소에 갑니다.  미안하다고..........

그때 잃어버린 돈 때문에 제가 지금도

 

그 할머니께 용서를 빌고 있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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