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걸어서 서재로 온다. 후미진 소금 늪지 위로 높이 솟은 모래 언덕에 서재와 소나무들, 나는 모래 언덕 꼭대기에 서서 몸을 녹이다가 소나무 밑을 걸어서 서재에 들어간 다음, 걸쇠가 걸리도록 문을 꽝 닫는다.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녹색 반점이 어두운 곳에 있는 다른 모든 것보다 더 강하게 빛난다.
- 애니 딜러드의《창조적 글쓰기》중에서 -
* 저도 매일 아침 걸어서 서재로 옵니다. 옹달샘 동쪽 언덕에 자리한 '고도원의 춘하추동'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늘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물론 날씨에 따라 마음마저 몹시 추운 날도 있고, 누군가와 연락이 두절되어 홀로 선 나무처럼 외로운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재 문을 꽝 닫고 책을 펼치면 몸과 마음에 다시 평온이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