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청부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돈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내가 돌아다니며 본 바로는 대다수가 '가족을 부양하려고' 일한다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미야기가 LA 경찰청으로 돌아가더라도 경찰의 월급으로는 주택담보 대출금을 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 세계에 자신의 기술을 찾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안다. (470P 중) 민영화의 이익을 말할 때면 한껏 흥이 올라 열변을 토하는 프린스(주: 블랙워터 사장, 에릭 프린스)는 온갖 아이디어로 터질 듯 하며, 늘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를 판매한다. 프린스가 미국 정부에 내놓는 모든 아이디어에는 정찰 가격과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보증이 뒤따르며, 그것은 사회 보장부터 이라크 전쟁 수행까지 모든 것을 민영화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노력에도 잘 부합된다.(415P 중) --------------------------------------------------------- 밀리터리라는 영역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다양한 층위가 존재한다. 그 속에는 그냥 껍데기만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지는 부류도 있고, 힘을 행사하는데 대한 숙고를 함께 하는 부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지평 상에서 국방과 관련하여 밀리터리란 애국심이 첨가된 당면과제로써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밀리터리라는 영역의 내부는 약육강식이라는 단순무쌍한 시각이 기반이 되며, 오히려 그 단순함 때문에 쉽게 밀리터리의 문제들을 해석하는 방편들이 없지 않아 있다. 그 문제들의 해석에는 고전적인 국방의 방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현재 그런 고전적인 국방의 방식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일각들을 보여준다. 점점 전쟁의 양상이 저강도분쟁으로 바뀌면서 부담을 떠안고 국력을 투입하는 형태보다는 계륵같은 업무라 판단되면 아웃소싱을 해버리는 면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힘을 가진 자들이 그 힘을 제공하고 댓가를 받는 역사는 책 중간중간에 표현된 용병집단들의 역사에서도 보다시피 녹록한 무게는 아니다. 다만, 그것은 현재 새로운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 변화에는 이점과 단점들이 있고, 이 책은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모습들을 조명하려 노력한다. 삼인출판사의 블랙워터를 다룬 서적과 비교해보면 스펙트럼은 더 풍부해보인다. 저자는 이들에 대해 비판적이지도, 그렇다고 무조건 찬양하는 편도 아니다. 사실 본인이라도,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고액의 봉급에 목숨을 팔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자들을 향해 반쯤은 공포에 사로잡혀 총을 쏴대는 퇴역 군인들의 모습을 무작정 평화주의자들처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떼돈을 벌고 있는 회사들과 그들이 가진 생각의 오류,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들의 다양한 층위가 일반의 생각을 넘어서는 위험성을 띄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찬찬히 지적하고 있다. 그 위험성이란, 예를 들면 제3세계의 광물자원이익을 노리고 그 나라의 정치를 쥐락펴락하기 위해 사설군사력을 투입하는 형태의 것들도 포함된다. (놀랍게도,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본인도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해군투입 당시, 이런 민간경비업체 혹은 해군력에서의 일정부분 투입이라는 주장을 해본 적이 있다. 다만 계산상에서 금액은 본인이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할 수 있었다는게 새로울 뿐이었다. 실제로 현재 한국 선박업체들이 해외경비업체와 5만 달러 정도의 금액으로 계약하고 선박경비를 맡겼다는 뉴스도 보았던 것이 떠오른다.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어서 기억이 맞는가 의심갈 정도였는데......다시 검색해보니 비무장에 그냥 연합군에 연락 정도만.......-_-;;; 보통은 10만 달러-20만 달러 정도 가격책정) 그 때 당시의 생각이 이 책을 읽은 후와는 그리 같지 않다. 사실 이런 사업들의 위험성들에 대해 국가의 차원으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