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왕 시작한거 한번 끝까지 가볼까해,.. 먼저 무식해 보인다는 건 당연한거라고 인정하지. 왜냐면 학문 탐구니 철학이니 이런 쪽으론 전혀 관심이 없어. 앞서 말했지만 난 엔지니어일뿐 글쟁이는 아니거든. 어차피 시작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지는건 당연해. 그럼 무식한 티를 내면서 왜 이런 말싸움을 걸었느냐며 비웃을 이도 있을꺼야. 나도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에서 말싸움을 거는건 무모하다 생각하지만 니췌의 표현들에 못마땅함이 있던건 사실이야. 그는 자신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그들을 우매하다, 덜배웠다라며 그들을 인정하지 않아. 논리가 결여되어 있다는 둥, 더 배우고 오라는 둥, 한심스러워 보인다는 둥,.. 그런 표현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거지. 꼭 니췌가 말하는 방식대로 말해야만 모든게 인정받는건 아니거든. 이러든 저러든 상대를 비난하고 욕해대는건 니췌나 다른 이들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인데 니췌는 항상 그들 위에 있느냥 얘기해 대는것이 못마땅했었지.
전도를 목적으로 남의 아파트 초인종이나 눌러대는 몰상식한 이들을 비난했던거 그거야 동감하는 부분이지. 나 역시 그들에 대해 인정하지 않거든. 그리고 한국의 기독교가 사회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는지 겪고있는 사람이고... 하지만 종교를 떠나서 생각해보면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질 않았어. 말꼬리 잡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지.
"당신네들 선배격이 되는 중세 유수의 신학자들은 보여주려, 들려주려, 그리고 증명해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당신네들 꼬락서니는 뭡니까? 아퀴나스 신 증명법에 대해서 아십니까? 아리스토텔레스 원동자설은요? 오컴의 면도날도 모르진 않겠죠? 설마 모어의 유토피아도 모르는 겁니까? 아니 가장 기본적인 것인, 그리스도교가 인류 2천년 역사를 관통하는 제 1종교가 되는 것의 시발점이었던, 콘스탄티누스의 밀라노 칙령에 얽힌 역사적 비화를 알기나 하냐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교회 근처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주님의 계시랍시고 전단지를 돌리고 각 동을 휘저으며 초인종 눌러대기에 여념이 없죠? 성가신듯 뿌리치는 이들을 위해 "주여, 마귀의 유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주님의 어린 양을 굽어 살피소서." 라고 기도 잠깐 읊조리면 그것이 당신네의 최선이며 도리인 것이죠. 참으로 은혜로운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네에 길가는 사람을 붙잡을 수 있는 튼튼한 손아귀와 두꺼운 철판면상을 베푸셨지만 책 한 자리 읽을 수 있는 두뇌와 시력을 베푸시는 데에는 꽤나 인색하셨나 봅니다. . 상기 나열된 단어는 철학용어이기 이전에 신학용어이고 종교인이라면 최소한 이정도 신학적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가 글의 논지였어요"
니췌의 논지는 알겠는데 과연 저런걸 알고 있어야 종교인이 되는거야? 니췌의 말은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 게나 국한된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도지를 들고 다니는 아주머니들에 대한 비난을 하려 했다면 잘못된 논지를 들이댄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나의 결론은 그의 역겨운 잘난체라는 거지. 니췌는 종교인이라는 단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거야. 저런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서 동네 아주머니 들의 전도행위가 끝날것이라 생각해? 표안나게 조용히 교회 다니며 선행을 배푸는 종교인들은 그럼 모두 저정도의 지식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는 거야? 그럼 그 아주머니 혹은 조용히 교회를 다니며 사회에 선행을 배푸는 이들, 두 경우를 놓고 봤을때 어느쪽이 종교인이라 생각하는데? 결론은 두 케이스 모두 종교인이 맞다는 거지. 처음부터 줄곧 얘기 했던건 이 부분인데 니췌와의 대화는 어수선해. 니췌 말처럼 아둔해서 그런지 난 문제점을 놓고 이것저것 끌어다 합리화 시키는 건 잘 못하거든. 얘기 하면서 그만해야 겠다 생각했던건 니췌에게 그런걸 느꼈어. 골수 종교인과의 말싸움. 내가 그 종교인에게 가장 보변적인 사회 규범 하나를 들이대며 설명해줘도 이해 시키기는 역부족이지. 니췌가 날 봤을때도 마찬가지겠지. 별 의미가 없는거야.
니췌의 마지막 덧글을 보며 잘난체 하는 너 역시 어쩔수 없구나 하는걸 알았어. "저기 이 이상답글은 달지 마세요. 어차피 말 다운 말이 쿼터벡님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뭔데,.. 피식했다.. 정말. 무식하다 말하는 너나 공격적인 나나 별반 다를것 없거든. 그러니 깐죽거리지 말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