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잊을수없던 경험

헬리코박터쏭 작성일 06.09.07 21: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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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에 다닐 때에 일이다. 집인 서울과는 굉장히 먼 거리라
기숙사에 들어가 있었다. 대학 인근에는 불빛하나 없이 대학건물과
여름이면 대학건물 전체를 덮을 만한 그림자를 만드는 높은 산만 있는
그런 곳이었다. 우리 기숙사는 네 명이서 한 방을 쓰는데, 2층 침대가
방 사이드에 하나씩 있는 구조였다.내가 쓰게 된 방은 단 둘만이 쓰게 되었는데,
나와 같이 들어가게 된 동기생이였다. 선배들은 3,4명씩 다 같이 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방에는 침대와 침대 사이 바닥에(방 중앙) 검은 그림자처럼
자국이 있었다. 물론, 그런 오래된 건물에 장판자국따위는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르고 지냈다. 그것에 대해 신경쓰게 된 계기가있었다.
여름방학이 되고, 방을 같이 쓰는 친구는 급히 집안에 볼 일이 생겨 미리 올라갔다.
서울 가기 전까지 과사람들과 술마시며 선배방에서도 자고 다른 동기생들 방에서도
자며 지냈다. 그러다 서울 가기 전 날 짐을 챙기고
우리 방에서 자게 됐다. 그 날따라 무슨 꿈을 꾸었는 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너무나도 무서워서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런데,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위에 눌렸던 것이다.
가위에 눌려 본 사람이라면 알테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입술에 자그마한 떨림도 눈을 뜨고,
감고 하는 것조차도 힘들어진다. 그런데, 분명히아무도 없는
방에 누가 앉아 있던 것이다. 친구가 쓰던 옆 침대(2층은 비우고,
각각 1층을 쓰며 한 침대씩 사용했다)와 내가 누워있는 침대 사이였다.
내가 누운 위치에서 뒷모습만 보였는데, 그는 정자세를 하고 앉아 있었는데
사람은 아닌 거 같았다. 아니, 사람은 확실히 아니었다. 내 상상인 지 뭔지는
몰라도 그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그 남자에 등을 바라보는 시선을 돌릴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는 점점 더 무서워졌다.

"제발, 돌아보지 말아... 돌아보지 말아..."

만약, 그가 돌아본다면 나는 움직이지도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로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에만 빠져있었다. 그 사람에 뒷모습만 계속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등을 돌려 나를 발견 한 뒤 나에게 달려 들 것만 같았다.
그러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아침이 되었다.

여름동안 서울에서 지내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다.
친구(한 방을 쓰는)는 이미 얘기를 들어 서울로 올라오
기 전 날 밤에 내가 겪은 일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었다.


"혹시 우리 방 가운데에 자국같은 거 있지 않았냐?"


그때까지 신경도 쓰지 않았던 나도 언뜻 봤던 것 같기도
해서 학교로 돌아가자마자 그 자국부터 확인했다.
그 남자가 앉아있던 그 자리에 정확하게 자국이 있었다.
어떻게 그 동안 이런 큰 자국을 모르고 지내왔을
까... 그 일로부터 한달여가 지나서도 그 자국에 위치를
그 남자에 위치로 정확히 판단했던 것은 그 날 일
은 워낙에 큰 충격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자국은 사람이 정자세로 앉았을 때에 자국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아이들 태권도장같은 곳에 스티로폼처럼
되어있는 바닥이나 마루바닥에 여름에 앉게 되면,
엉덩이 자국과 발자국같은 것이 남아있는 형태대로 말이다.
그 형태 역시 내가 누운 위치에서 보면 뒷모습일 그런 형태였다.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선배들은 나에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는 그 자국만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번 가위에 눌리게 되었다. 이미 경험했던 지라
공포는 배로 커져 있는 상태였다. 간신히 눈만 감은 채로 손가락을
움직이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도저히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살며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너무나도 겁에 질렸었다.
막 방학이 시작했을 당시에 뒷 모습에서 내 쪽을 향해 40도 정도 돌려
서 정자세를 취하고 남자가 앉아있었다. 나는 겁에 질린 채로 친구에
침대쪽을 확인했다. 이불이 볼록했지만,
정말 친구가 자고 있긴 한 걸까...

어느새 나간걸까...
친구가 장난을 치는 걸까...
저기서 고개를 좀 더 돌리면 어떻게 될까...
내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는 건 정말 뭔가 일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또 어느새 아침이 왔다. 친구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자는데 뭔가 무섭긴 했지만, 남자같은 현상이나 가위에
눌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무심코 그 자국을 확인했을 때
뭔가 변했음을 느꼈다.


사람이 앉은 자국같다고 했을 때를 가정해서 자국에
엉덩이 형태나 모든 자국모습이 어제 그 남자가 내 쪽으로 돌려 앉아
있던 위치로 돌아가 있는 것처럼만 보였다. 친구는 변화를 못느꼈지만,
내게는 느끼고 안 느끼고가 아닌 정말 변해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 동안 편하게 잠들다가 어느 날 또 가위에 눌리게 되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걸 인식했다면,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을 텐데 불행하게도 가위에 눌려있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그 남자의 형태를 보고 나서였다.


너무나도 소름이 끼쳤던 것은 그 남자가 두번째 나타났을 때보다
좀 더 내 쪽을 바라보고 돌아 앉아있었다.

눈을 마주칠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서로 마주보
고 있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렇게 눈을 감을 수도 어떤 작은 행동조차 못한 채
그 형태만을 계속 바라보며아침이 왔다. 어느샌가 잠든(기절인지 잠인지...)
나를 친구가 깨웠고, 왜 이렇게 땀을 흘렸냐고 물어봤다.
나는 친구에 말은 신경도 안 쓰고 그 검은 자국을 확인했다.

두번째 나타났을 때 약간 변한거 같던 자국은
또 변해있었다. 어제처럼 좀 더 내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었다.
나는 도저히 잘 수 없다고 했고, 선배들에게말했다. 그제서야 그
자국에 대해 듣게 되었다.

선배 중 한 사람이 방학동안 모두 집으로 돌아갔을 당시에 자살을 했는데,
우리가 쓰는 방 중앙에 그렇게 앉은 채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선배들이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은 그 얘기를 들은
뒤 도저히 그 자국이 신경쓰여 아무도 그 방을 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자국이 예전부터 있었는지 그 선배가 그렇게 자살한 뒤로 생긴 것인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 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쓸
때까지(후배가 들어올 때까지) 비워두기로 했다고 했다. 그 자살한 선배와
동기인 대선배와 친한 선배가 연락을 해 그 얘기를 했고, 나는 그 대선배와의
통화에서 불길하게 그 남자에 인상착의에 대해서 듣고, 답해야했다.
물론, 나는 어두워서 인상착의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어쨋든, 방을 비워두기
로 했고 일주일정도만 더 사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이틀이 지난 어느 날 가위에 눌리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세번에 일도 20살까지의 인생,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그 어떤 일보다도 공포였지만, 그 날에 일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했던 것 같다.
나는 눈을 뜨지 않은 채 가위에 걸렸는데, 누워있는 내 위로 누군가가 앉아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확신할 수 있었다. "누가 나를 보고 있구나...

" 그것도 내 위에서... 눈을 뜨면 나를 보고 있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칠텐데... 그 누군가는 분명히 그 자살한 사람이겠지...

지금까지 계속해서 내 쪽을 조금씩 바라봤는데...
목을 조르려는걸까... 그렇다면 숨이 멎는 순간까지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죽어야지.
빨리 죽여줬으면... 만약,죽이려고 그 사람 손이 내 목에 닿고..내 목이 그 감촉을
느낀다면 어떡하지... 그때했던 수 많은 생각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가슴이 눌려 숨쉬기 힘들었던 그 느낌까지도...
그렇게 날이 밝았는지, 친구에 목소리가 들렸다.

"야, 괜찮아? 야..."

눈을 뜬 나는 친구에 모습에서 내가 공포에 질린 채로 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를 걱정하는구나...그런데, 나에 공포든 내 몸이 다 젖은 땀에
정체든 관심도 없다는 듯 친구가 입을 열었다.

"나 가위 눌렸어."

친구에 얘기는 나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그 친구는 가위에 눌린 채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어야 했는데,
내가 정자세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건 내가 아니고 다른 누군가였다
고했다. 나는 그 누군가에 밑에서 자고 있었고, 그 뭔가가 내 위에
앉아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는 자고 있는내가 부러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래도 나에게 뭔가 무슨 짓을 저지를 것만 같았지만,
그 당시에는너무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했다.

단지, 내 위에서 내려와 자신에게 다가오면 어쩌나하는 생각만을 하며
공포에 질려있었다고 했다. 나도 그때 자고 있지 않았고, 일부로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는 얘기를 하자 친구는 더욱 겁에 질렸고, 그 날로 우리는
그 방에서는 다시는 자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방 중앙에 있던 검은자국이 사라지고 없었다.
얼마나 있었을까, 제대로 방을 옮기기위해 그 방을 다시 찾아
정리 하던 나는 소름끼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침대 밑에 있는
물건을 꺼내다가 뭔가를 본 것 같아 유심히 봤더니
그 검은자국이 침대 밑 바닥에 있던 것이었다.
그 자국이 다른 자국인지...

내가 무서워했던대로 역시 남자가 돌아 보 듯이 내 쪽으로 돌고,
내 위에 앉았듯이 그 위치 그대로 내 침대 밑 바닥으로 옮겨왔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 남자에 존재를 생생히
기억하고 가끔 잠에 들기 전에 불안에 떨어야한다.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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