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는 예수를 은 삼십쉐켈을 받고 팔았다.

鳳凰의 주인 작성일 06.12.09 07: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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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다 복음서가 나오면서 가롯 유다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많이 제시되고 있더군요. 아무튼 각설하고.

내가 뜬금없이 유다와 예수의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목적에 대한 견해를 서술하기 위함도 아니고, 내장이 터지고 목을 매단(힘들었겠다.) 유다의 결말을 이야기 함도 아니다. 나아가 그 무었을 찬양하려는, 혹은 경멸하려는 목적도 아니다.

다만, '30닢'이라는 단어에 대해 잠깜 언급하기 위해서다.

흔히, 사람들은 유다가 예수를 팔때 받은 돈, 은 30닢을 상상하면 묵직한 돈자루를 떠올린다. 실제로 서양화를 살펴보거나 서양문학 작품을 더듬어보면 앞에서와 같은 표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은30닢이 자루에 가득찰 만큼 그렇게나 많은 걸까?

은 30닢, 혹은 삼십쉐켈이라고도 불리는 이 "예수판매대금"은 정확히 얼마일까? 아니, 예수의 몸값은 얼마일까?

그럼, 우선 쉐켈이라는 단위에 대해서 살펴보자.

쉐켈은 히브리어로 무게를 달다는 뜻이다. 이 '쉐켈' 등장하게 되는 것은 성서 이전 최초의 문명이라고 할 수도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이다.

[......중략.......
길가메쉬는 오십마나의 갑옷을 허리에 둘렀다.
오십마나를 삽십쉐켈처럼 다루었다.
일곱 탈렌트 일곱 마나의 그의 '출정도끼'를 손에 쥐었다.
그 나무뿌리에서 알지 못하는 뱀을 죽였다.
.......중략.......] (출처 : 길가메쉬와 엔키두의 저승 여행)

보이는 것 처럼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쉐켈이 언급되는 것이 보인다. 자, 그럼 어서 빨리 쉐켈의 무게와 가격을 알아볼까.

1탈렌트는 30킬로그람이고, 1탈렌트는 60마나, 1마나는 60쉐켈이다. 그럼, 전자계산기를 두들겨보면....
1마나는 500그램이고....1쉐켈은 8.3333333333333333333333(...)그램이다.
순은 한돈이 3.75그램. 250그램이라면...대충 66돈. 순은 한돈 시세가 대략 1500원하니까...
99000원.........
아~ 무슨 홈쇼핑 상품도 아니고 어떻게 예수의 몸값이 99000원이 나올까? 설마 진짜 유다가 이 정도의 돈을 받고 예수를 팔았을까? (뭐, 그래도 군인 월급보다는 많네.)

이래서야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 쉐켈의 단위와 가격보다는 '30쉐켈'그 자체의 의미를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

앞에 서술된 길가메쉬 서사시의 한구절을 다시 한번 주목해보자.

[오십마나를 삽십쉐켈처럼 다루었다.]
이 문장을 쉽게 이해하자면 '조자룡 헌 창 다루듯'이라는 속담을 떠올리면 된다.

그렇다! 이 문장에서 쓰이는 삽십쉐켈은 '가볍게, 우습게'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런 비유는 길가메쉬의 서사시 뿐만 아니라 다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저작들 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이 비유, 혹은 은유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신약성서에도 이
은유가 쓰인다. 다름아니 유다가 예수를 판매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말이다.

[마태복음 26장 13~15절 : 예수의 제자들 중 하나인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예수를 넘겨주겠다고 한다음 그 값으로 은 삼십 쉐켈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것 같다.

삼십쉐켈은 '가볍게, 하찮게 여기다'라는 은유로서 쓰이며,예수를 삼십닢 혹은 삼십 쉐켈에 팔았다는 것은 99000원 받고 팔았다는 것이 아닌, '헐 값에' 팔았다는 뜻이다.

뭐, 난 이 '헐 값'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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