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공포/맞은 집 여자애-첫집

맥클로린 작성일 06.12.20 08: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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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사랑의새벽별 비번: ******

30대 방을 클릭했다.

그리고 막 상대를 골라잡으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로부터 먼저 귓말이 날아들었다.



악연과인연: 안녕

사랑의새벽별: 넹~ 방가워요 ^^

악연과인연: 저랑 챗팅 가능하죠? 다들 저의 말 믿어안줘요. 휴~~

사랑의새벽별: 허허,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시나봐요?

악연과인연: 오늘은 제가 이 세상에서 지내는 마지막 밤이애요

사랑의새벽별: 무슨 말씀을 그렇게 공포스럽게 하세요 ㅋㅋㅋ

악연과인연: 님도 저의 말을 안 믿나보죠? 그럼 즐팅!

나는 잠시 키보드에서 손놀림을 멈추었다. 술에 취했으리라고 생각했다. 술에 취하지않았고 또 심한

타격같은 걸 받지않은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챗팅방에서 낯선 사람하고 꺼낼 미친 사람은 없을거였다.

사랑의새벽별: 혹시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으면 얘기하세요. 여자로써 그런 못된 생각하면 안되죠.

나는 상대가 나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훈계하는 말투로 권고했다.

악연과인연: 도와달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그저 마지막으로 죽기전에......

뒤에 말을 기다리고있었지만 한참동안 챗팅창에 글이 뜨질않았다.

사랑의새벽별: ???

악연과인연: 죄송해요 갑자기 슬퍼져서 울다나니, 이렇게 챗하고 있으면 그이를 첨 알게된 날이

자꾸 생각키워서 눈물이 헤퍼져요. 호~~

사랑의새벽별: 아~ 애인하고 헤어졌나봐요. ㅠㅠ 누구나 다 마찬가지애요. ㅋㅋㅋ 혹시 첫사랑?

나는 아직도 이별의 아픔때문에 이렇게 유치하게 죽음갖고 농질하는 여자가 있으리라곤 생각못했다.

좀 골려주고픈 생각까지 들었다. 쳇~ 완전히 순진한세 하고있네. ㅋㅋㅋ 나의 속궁리였다.

악연과인연: 네 절 차버리고 어떤 여우같은 년한테로 갔어요. 죽어서라도 복수할거애요....

사랑의새벽별: 네~~ 그래도 그건 너무 심한 생각같은데요. 혹시 첫남자세요?

나는 재차 똑같은 물을을 제기했다. 만일 첫사랑이라면 죽음까지 생각하는 건 좀 이해할만했다. 특

별히 첫남자라면 그럴만한 법도 있었다. 약간 기특해보였다.

악연과인연: 네. 첫사랑이 옳아요. 님은 혹시 애인 있으세요. 아니면 결혼이라도 하셨는지요?

죽겠다던 사람이 남이 사생활에는 관심을 보이는척하지, 혹시 장난하는 거 아닐까? ㅡㅡ;

사랑의새벽별: 사랑이 있기는 한데요. ㅎㅎㅎ 짝사랑입니다. ;;

악연과인연: 님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웃지마세요, 사랑을 시작도 하지마세요 그리고 믿지도 말

구요. 증오스러워요!

사랑의새벽별: 네~ 님의 처지에 저도 무척 동정은 갑니다만, 죽는다해서 일 해결볼것도 아니잔아

요. 부디 견강하세요. (상대에게서 응답이 없어서 내가 계속 말했다.)

사랑의새벽별: 그리고 그 쪽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요. 첫사랑에서 성공한 사람

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어요. (여전히 묵묵응답)

사랑의새벽별: 힘내세요. 내일 눈 뜨면 기분이 달라질거애요. 님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분들

을 위해서라도 힘내세야죠.

악연과인연: 저 나이 안 많아요 22살... 저도 님처럼 생각을 안 가져본게 아니지만 이젠 늦었어

요. 님은 연길이세요? 저는 도문인데요. 님 오늘 즐겁게...

악연과인연: 해주세요. 감사해요 저 지금 술도 많이 마셨어요. 아까 피시방에 오기전에 두만

강에서 한동안 배회하다가 왔어요. 소리도 쳐보고

악연과인연: 님하고 챗팅 끝나면 저 다시 갈거애요 그리고 빠져죽겠어요.

헐! 예감이 그닥 좋지않았다. 정말 자살하려구 하나봐. 어떻게 말했으면 좋을지 몰라서 잠

간 망설였다.

사랑의새벽별: 님 핸드폰번호 주실래요, 잠간 전화상으로 통화 함 해봅시다...^^

악연과인연: 133******** (물론 전번은 까먹은지오라다.)

나는 지체할세라 전번을 꾹꾹 눌렀다. 상대쪽에서도 인츰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새벽별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정말 고마웠어요. 오늘, 누구나 절 미친여자로 보지만 님만은..."

"근데 지금 도문이라고 그랬죠? 저의 사촌형도 도문에서 사는데..."

급하게 전화를 하다보니깐 정작 얘기나누자고하니 앞뒤말이 잘 어울리질 않았다 ;;

"도문여자들 착하고 좋던데요. 순진도 하시고... ;; 그러나 님 암만 실련때문에 괴롭더하더라

도 용기내세요. 좋은 남자들도 많을텐데, 안 그래요. 비록 제가 오빠벌이 되지만 저 아직도 홀애빈데."

웃으려고까지하다가 그건 너무 무모한 짓같아서 참아버렸다. 이렇게 말하고보니 자신을 좋은

남자라고 자찬하는것같았다. 상대가 내 말을 오해할가봐 긴장하기까지 했다.

"네~ 하지만 이젠 정말 살기 싫어요. 님같이 착한 분은 꼭 좋은 애인 만날거라고 믿어요"

오히려 제쪽에서 이번엔 날 위로한다. 아무렴 그렇구말고요 이렇게 얘기하려하다가 화제가 바뀌

어질것 같애서 그만 두었다. 그날 이래저래 나도 그 여자의 감정속에 파묻겨서 같이 슬퍼도해지고 애통

도하면서 입술에 좋은 말이란 좋은 말은 다 게발라가면서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면서 구슬렸다. 나중에

그 사람이 다시 잘 고려해보겠다는 답복을 들어서야 좀 시름이 놓였다. 자살 아무리 생각해봐도 끔찍한

일이였다. 기분좋게 챗하러 왔다가 전화를 끊내고 피시방을 나갈때는 멀쩡쩡한 상태가 아니였다. 혹시

저여자 진짜로 자살을 포기하지않으면 정말 귀신이 되어서 나에게라도 달라붙는거 아닐까. 공포극에서랑

보면 이런 사건들이 많았잔아. 한면으론 자신이 응당한 일을 한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면으론 실없이 남

의 일에 끼어들어서 같이 맘을 썩였다니 바보같아보이기도했다. 에라~ 괜찮겠지머, 한사람의 생명을 구

원해주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 잘한 일이지...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아위안해서야 가슴이 후련해졌다.


" 쯔 쯔 쯔... 녀편네 잘못 만나도 운명이 저렇게 기구해요. 당신은 날 만난게 얼마나 큰 행복인줄

아세요!"

집문을 떼고 들어서기 바쁘게 엄마가 입을 쩝쩝 다시면서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째, 엄마 무슨 일이 생겼슴까?" 나는 신발을 벗고 올라오면서 궁금해서 물었다.

"연화 아버지 자살했단다. 기가차게 나무에 목을 매고 이게 벌써 며칠째야"

"네!!! 정말?"

연화란 우리 집 맞은 편에서 살고있는 10살 난 소학생이였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실종된지 오늘

까지 3일째다. 듣기로는 와이프하고 말 다툼질하고 출가했다는데. 이런 변이라구야, 과수원의 배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했단다.

"녀편네를 잘못 만나면 남정을 잡아먹는다. 그러기에 너도 여자를 잘 보고 사귀어라"

엄마는 아직 애인도 없는 내게 시시콜콜 잔소리를 둘러댔다.

"그나저나 왜 자살은 한담까? 남자란게 쫑대없이 정말 어처구니 없슴다. "

"죽은 사람도 불쌍하고 애도 불쌍하지 살아있는 녀편네사 일이 있나, 또 재가하면 그만이지 ㅉㅉㅉ"

아버지가 엄마의 계속되는 넉두리에 짜증이 났던지 한마디 했다.


"여보, 자꾸 죽은 사람 얘기를 해선 머하오? 길하지못하게... 얼른 내일 출장준비나 다그치오"


엄마와 아버지는 공장일때문에 내일에 같이 출장가기로 했단다. 그리고 그동안 할머니집에 가서

때식을 에우라고 했다.

"자살귀신이라도 붙었나, 아깐 그 여자가 자살하겠다고 하더니 연화 아버지는 진짜로 죽었네"


혼자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가하고 자살한 사람들

의 심리가 참 의혹스러워졌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녀사이에 이런 비극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공포스러

워졌다. 함께 행복하게 지낼망정 왜 상대한테 그렇게 풀수없는 고통을 주어서 이런 길까지 걷게하는지.

부모님은 출장을 떠났다. 연화의 아빠제사에는 참여못하니 그냥 부제만 하고 떠났다. 물론 제사

에는 난 참여하지않았다. 그리스도인이 되기전이지만 난 제사같은데 가는 걸 늘 꺼려했었다.

날 단속하는 사람이 없으니 진짜 기분이 좋았다. 하고 싶은 챗팅도 집에서 맘껏 할수있었으니,눈

알이 빨개지면서 어제나저제나 내 인연을 물색하는라고 30대방을 올리쓰고내리쓸고하면서 게걸스레

여자들을 지껄여댔다. 내겐 이란 아이디도 있다. 우스운 얘기지만 여자들의 눈을 끄는라고 아

이디 까지 만들어서 놀았는데, 과연 효과는 있었다. 많은 여자애들이 우스워서 내가 말

걸기전에 먼저 귓말이 슬슬 온다. 근데 후에 공창에서 말하다가 불문명한 얘기는 안했는데 아이디가 넘

기딱차던지 관리원한테 추방을 당할뿐더러 삭제까지 당했다. 그래서 후엔 또 이란 아이디로 들

어갔더니 것도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이 날밤에는 이를 가지고 신나게 다팅하다가 시계종이 새

벽시를 가리키는것도 몰랐다.

"똑 똑 똑'

초인종은 안 누르고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조용한 밤이라 문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그제서야 컴터안의 시간을 보니 새벽 2시가 다 되어가고있었다. 이렇게 늦은 밤에 올 사람이 없는데

잘못 두드렸을까? 이렇게 생각중인데


"똑 똑 똑" 하고 또 시작이였다.


분명히 우리 집 문소리가 옳았다. 나는 갸우뚱하면서 문가로 다가가 소리쳐 물었다.


"누구세요?"


헐... 대답이 없었다. 다시 한번 소리쳤다.


"누구시죠?"


문밖에는 사람이 없는 양 대답이 안 들려왔다. 난 애꾸러들이 장난을 치는 줄로 알고 열 받았다.

화김에 잠근 문을 살짝 연다음 발로 힘주어 냅다 걷어찼다. 문이 쾅 소리내면서 뿌려나갈듯 열렸다.

아무도 없었다. 슬슬 긴장감도 드는데... 아무래도 남이 문을 두드리면서 장난하는 애들이 같았다.

그래서 문을 다시 닫으려고 잡아당기는 순간, 불시로 팔이 쑥 집안으로 뻗쳐들어왔다. 이크! 이미 늦은

상황이였다. 문을 빠른 속도로 닫다보니 팔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도 멈출 새가 없었다. 예상대로 팔은 문

에 퍽하고 끼이였다. 그만한 충격이면 어른들이라도 눈물을 찔찔 짜면서 맴돌았을것이였다. 허나 들어온

팔은 어떻게보나 어른의 팔이 아니였다. 손을 보니깐 여자애가 틀림없었다. 난 너무도 놀라서 조건반사

로 문을 다시 열어제꼈다. 이거 큰 일 저질렀나싶어서 등골이 오싹해오는데 날 더 혼빠지게 한사실은 눈

앞의 여자애가 글쎄 연화였다. 근데 극심하게 아플텐데 왜 반응이 없을까? 아무 일도 없듯이 표정도 딱

딱하게 굳어진채로 날 바라보고있었다. 평소에 이런 모습을 본적이 없었던 애였는데 먼가 잘못된것 같

았다. 아니... 그의 눈동자는 눈을 부릅뜬채 원을 품고 죽은 사람의 눈을 방불케했다. 철러덩! 심장이 멈

추는 동시에 목구멍으로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애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튕겨나왔다.


"나하고 놀아주세요"


머리카락만 아니라 몸의 보송털까지 쭈빗 일어났다. 나는 기겁한김에 문을 닫는것도 잊은채로 창문

으로 뛰어갔다. 일층이니깐 얼마든지 창문을 통해 밖을 나갈수있었다. 설사 여자애가 쫓아온다해도 나보

다 빠를리가 없었다. 여름이라 활짝 열린 창문을 날렵하게 뛰어서 뒤뜰안으로 넘어갔다. 아마 판 시간을

계산한다면 15초도 안됐을것이였다. 나는 여자애가 뒤쫓아 안온다는 것을 한번 머리 돌려 확인한다음에

할머니네 집으로 달자코하려는데 누군가의 손이 선뜩 내 어깨를 툭 쳤다.


"어디로 가자구요?"


목소리는 낮았지만 음침하고 공포스러웠다. 목소리임자는 똑같은 사람이였다.

혼이 절반 쑥 나간 나로서 언제 머리 돌려볼새가 있겠는가. 다리야 날 살려라고 줄행랑을 놓았다.

신발을 신지 않는것도 웃통을 벗은채 반바지차림인것도 헤아릴새 없었다. 그저 할머니네 집으로 뛰어가

야만 산다는 욕망밖에 없었다. 정신없이 뛰였다. 평소에 아마 그런 스피드를 내지못할것이다. 누군가 당

금이라도 쫓아와서 내 목을 조일것만 같았다. 머리속도 텅 비였다. 아무런 방도도 대책도 떠오르지않았

다. 그 여자애의 목소리가 내 귀에 메아리를 쳐오는것 같았다.


"나랑 놀아줘요. 어디로 가세요?"


쥐가 죽은듯 고요한 새벽길에 이렇게 달랑 반바지만 입고 웃통을 벗은채로 미친듯이 달리는 한 남

자가 있었다..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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