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네 집문을 죽어라고 두드려댔다. 아까 내가 그 상황에서 기절했더라면 어떻게 되였을까? 정말
범한테 물리워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게 바로 이런 때를 두고한 말이겠다. 할머니네 집에는 막내삼촌
이 같이 살고있었다. 집에 들어서서 두 친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새 생명을 얻은 희열까지 느끼게되였다. 그러나 할머니와 삼촌의 두 눈은 화등잔처럼 커져있었다.
그럴만한법도했다. 자신절로 내 꼴을 봐도 놀랐다. 맨발은 땅에 긁히고 무엇을 걷어차면서 달아왔는지
피가 랑자했다. 피범법된 내 발과 내 옷차림 그리고 혼이 나간 내 표정을 보고 그들은 내가 무슨 큰 사고
라도 저질렀나해서 새된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니?!!!"
나는 대답할 겨를도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삼촌이는 무조건 내가 어디서 무리싸움을 했다고 판단했
는지 "야 이 자식아, 어느때라고 야밤에 쌈짓거리야, 좀 철이 들면 안되나"
그제서야 나는 아까 불과 8분전에 발생한 허황한 일을자초지종 얘기해주었다. 삼촌이 듣더만이 폭
소를 터뜨렸다. "푸핫하하하하! 야, 너도 그래도 머 당년의 쌀개쟁이야? 그 쬐고만한 계집애한테 다 놀
라서 혼빵을 잃니? 널 찾아와 놀려구 그랬겠지머, 크크크 야 그럼 조용히 집에 다가 델따주고 오면 되지
이게 무슨 꼬락서니야. 아 우습워 못참겠다. 프흐흐흐흐..."
삼촌이 이 말을 듣고나니 얼굴이 좀 뜨겁기도했다. 글쎄당 ;; 내가 왜 걔를 두려워하나 머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근데 진짜 그 눈이 그리고 걔 행위가 끔직스럽고 무서운건 사실이였잔아.
"아뇨~ 삼촌이 몰라서 그렇지 걔가 제정신이라면 왜 문에 팔을 끼우고도 아프단 소리 한마디없이
그러고 있겠슴까? 그리고 여자애가 무슨 달리기 그렇게 빨라서 눈깜빡할사이에 내 등뒤에 서서 내 어
깨를 두드렸는데... 아님다. 걔 제정신이 절대 아님다."
"됐다 지금 나하고 너네 집에 가보자, 그리고 걔네 집에도 가보면 알거아니야, 걔혹시 몽유증이라
도 있는지 알터가 모냐?"
"싫슴다. 가겠으면 혼자 가쇼, 내 다시 걔 그런 눈을 본다면 아마 기절할것같슴다. 그러지 말고 삼촌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가보기쇼. 네 제발 빔다." 두렴기가 채 가셔지지않은 나로서 이렇게 애걸했다.
할머니는 내가 싸움해서 사고만 안치면 다행이라싶어서 그러는지 일언반구도 없었다. 다만 내가
당한 일이 이상스럽다는듯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였다. 그러던 할머니가
"이상할것도 없구나, 걔가 아버지를 갑자기 잃어서 놀라서 그렇게됐나보다. 그 팔이 다치지말아야
할텐데...." 늙은이들이니깐 고지식해서 남의 집 자식을 오히려 걱정해준다. 삼촌도 할머니 그 말씀에 동
감이 들어가는지 더 가보잔 얘기를 하지않았다. 상사집에 밤에 찾아가서 귀찮게하는건 큰 무리니깐...
나는 바싹 삼촌의 신변에 붙다싶이하면서 그날 밤을 잤다. 그런데 넘 놀랐던탓인지 또 악몽을 꿀줄
이야. 꿈에 보니깐 내가 혼자서 극장으로 영화보러 온것이다. 지금 극장의 대문을 향해서 걸어가는데
첨 보는 얼굴인 한 30중반이 돼보이는 외국청년이 날 향해다가서는것이다. 그러더니 아무말도 없이 두
손으로 내 어깨를 휘잡는다. 나는 얼결에 "누구시길래?" 이렇게 물었다. 그는 음산한 모습을 지어보이면
서 말하는 게" 내가 바로 박쥐인간이야, 흐흐흐 흔히 너희 인간들이 말하는 지" 그게 시작이자
마지막 한마디였다. 그리곤 흡혈귀만이 갖고있는 그런 날카로운 두 이발을 드러내면서 내 목 오른쪽켠
을 덥썩 물었다. 뒤이어 단숨에 그것도 길게 내 몸안이 피를 빨아들인다. 주위에 많은행인들이 있었건
만 우리가 마치 투명인것처럼 누구하나 우리를 바라보지않는다. 살아야한다는 욕망에 난 발악을 시도해
보았지만 그의 몸을 근본상 떠밀어낼수가 없었다. 차츰 나는 김빠진 공처럼 몸이 녹아나버리는것같았다.
그때 갑자기 살고싶지않다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차라리 빨리 죽었으면 이런 고통을 겪지않을것같았다.
고통을 빨리 끝내고싶었다. 죽자! 편안하게 정말 꿈속에서 의식을 잃어갔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 지
난것같은데 눈이 다시 띄어진다. 흠...이게 웬일이지 어느 행인이 날 구원해주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히
나는 한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그 집안을 돌아보니 내가 누운침대와 한족들이 쓰는 둥근 큰 식용탁을 빼
고나면 남는 공간이 별로 없는 비좁고 헐망한 집이였다. 그리고 밖으로부터 한 여자가 들어왔다. 나보다
나이는 있어안보였다. 종래로 보지 못한 낯선 얼굴이건만 생명은인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인지 퍼그나 다
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맘도 그를 보는 순간 편안했다. 말할수없는 온화한 분위기를 가져다
주는 그런 매력적인 여인으로 보였다. 내가 정신을 집중해서 얼굴이라도 똑똑히 기억하려는 때...
방정맞게 삼촌이 날 흔들어깨웠다. 눈을 떠보니 날은 이미 훤히 밝았다. 대충 아침을 먹고 삼촌과 같
이 집으로 갔다. 아니..이게 먼가 오기전까지만해도 난 울집 문이 누구나 들어오라는듯이 활 열려진줄 몰
랐다. 어제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였는가를 알고도남음이 있었다. 삼촌과 같이 집안에 들어서니 다른 사
람이 왔다간 흔적은 없었다. 여전한 그대로였다. 어제 내가 띠워놓은 음악이 컴터의 음향을 통해서 아직
도 열성껏 울려퍼지고있었다.
어젯밤 꿈속에서 너는 날 잊어버렸어 Please me 그렇게도 보고 싶던 넌데....
미친 듯 불러보고 불러 보았어 안돼 잊기 전에 너에게 ...워~~~~~~~
사랑했기에 내 눈속에 니가 묻어나 널 데려간 하늘 보면
자꾸 눈물 흘러 내려 Good bye 포기 했어...
또 다시 떨궈 땅을 봐...And tomorrow I\'ll be there must be there because I love you.
강성훈이 부른 노래다. 가사의미로 따져보면 이미 저 세상으로 간 연인을 위해 애도표시하는 내용같다.
어젯밤 이런 노래를 켜났는지도 생각이 안든다.
"잃어버린게 없으니 다행이로구나, 우리 연화네 집 가보자"
나는 몹시 긴장됐지만 말없이 삼촌의 뒤를 따라나섰다. 삼촌이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리더니 파
리해진 한 여인이 반긴다. 말안해도 금방 남편을 잃은 연화엄마였다. 느닷없이 찾아온 우리를 보고 영문
을 몰라 어정쩡해있었다. 삼촌이 먼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말머리를 뗐다.
"이 집에 딸님은 잘 있어요?"
연화엄마는 주인의 입장에서 일단 들어오라고 몸짓했다.
"냐, 연화 지금 집에 있소, 근데 좀 아파하오" 대답이 비감하게 들려왔다.
"다름아니라 어제 새벽에" 삼촌이가 내가 겪은 과정을 서술했다.
연화엄마는 말없이 호~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들어가보니 어느새 왔는지 그의 일가친척들이 몇
명이 와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풋면목이라도 있는 얼굴이였다. 머리를 끄덕거리면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사람들이 삼촌의 말을 들어보더니 무언가 더 확신이 서는지 그렇군...하면서 안되었다는듯
머리를 절레절레 젓는 아낙네들도 있었다. 심상치않는 일이 이 집안에 발생한게 틀림없었다.
문득 집안의 한 방문이 열리면서 한 중년남자가 걸어나왔다. 그 바람에 난 방안을 들여다볼수있었는
데 한 눈에 그 방이 연화의것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우두커니 서있는 연화의 모습이 안겨들어왔다.
어제 끼운 팔이 아무렇지도 않은것같았지만 몸은 여전히 어제처럼 굳어져있는것같았다. 그 중년남자는
다름아닌 연화엄마가 청해온 도사라고했다. 연화엄마도 아빠가 돌아가신후 이상하게 변한 연화를 발견
했던것이였다. 온종일 혼자소리로 알아들을수없는 말로 중얼거리더란다. 그래서 오늘엔 일찍이 도사한
분을 청해온것이다. 그 도사란 사람이 걸어나오더니 방문을 다시 닫았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이다.
"괜찮으세요? 애가 왜 저래죠?"
엄마의 본능으로서 딸애가 저런 꼴이 된게 얼마나 안쓰럽고 비통했을가? 눈물이 다 글썽해졌다.
"애비가 생전에 쓰던 물건을 다 태워서 보냈다고 했었죠?"
"네 저 텔레비하고 VCD 를 내놓고 다 보냈어요. 근데 어제밤에 불시에 영문도 모르게 텔레비 타
버린거있잔아요. 우리 집안에서 연화 아버지가 손수 사다놓은 건 저 낡은 티비밖에 없었어요. 아마 그것
도 가져가려고했나봐요. 그래서 타버렸는지...." 연화엄마가 한숨을 폴폴 내쉬면서 말하는것이였다.
"네~ 그런데 아주머니, 아주머니 남편이 또 하나 아직까지 가져못간게 있다고봅니다."
"네!!! 설마 내 딸을 ..." 연화엄마는 금시 하늘이라도 무너질듯 풀썩했다.
"아니, 아닙니다. 놀라지마십시오, 딸이라면 벌써 어제 데려갔을겁니다. 평소에 딸을 아꼈
던 아버지라면 그렇게까지 비참하게 안 놀죠, "
"그렇다면 무엇인가요? 그의 옷이랑 덮던 이불이랑 모든 걸 다 태워주었어요."
도사는 말을 해야할지 안해야할지 얼른 감이 잡히지않았는지 잠시 머뭇거렸다.
" 아주머님, 남편이 생전에 왜 가출하셨는지 다시 한번 말씀해주실수있겠어요?"
사연은 이러했다. 연화 아버지는 고정직업이 없어서 늘 한가한 편이였지만, 그건 남편구실을 못한
다는 증거였다. 하도 연화엄마가 좀 날파람이 있는 여자였길래 여직껏 애가 다 크면서도 집은 그래도
부족한게없이 생활은 지속되어갔었다. 하지만 안해로서의 각도로 보면 바가지를 안 긁게 안되였다. 하지
만 남편이 미워서 이혼하거나 이런 생각은 절대 없었다고한다. 남편도 어서 빨리 일어나서 무언가 하기
만을 기대했을뿐이였다고한다. 그래서 한때는 남편이 겨울에 조선장사를 하면서 다행히 밑지진않고 약
간한 돈도 벌어들였다고한다. 그래서 남편이 사놓은 가정기물중에 유일한게 바로 티비와 VCD였다고
했다. 근데 그것도 어제 영문도 모르게 불이 달리더니 타버리고 말았던것이다. 그리고 후에 부턴 장사
가 잘 안돼서 여러해 집에서 백수로 지내온터였다. 바로 자살하던 그 날에도 일이 별랗게 벌어졌다고한
다. 원래 없어야할 다툼이 생긴것이였다. 남편이 그날에 나갔다가 우연히 아주 오래고 절진하게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한테 불행이 생겼었다. 그의 친동생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갑자기 혈고
에 피가 모잘라서 안절부절대고 있었단다. 두말이면 잔소리지하면서 남편은 너의 동생이자 나의 동생
인데 피형이 같으니 자가기 무조건 방조해서 수혈을 해주겠다고했단다. 그래서 수혈을 끝내고 약간 허
탈진 몸으로 집에 돌아와서 이 일을 마누라한테 꺼냈더만이 마누라가 즉 연화엄마가 기분이 잡친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런 꼬락서니가 보기 흉했던지 한바탕 두덜거리고 면박을 주었단다.그당시 연화엄마는
남편의 일그러진 고통상을 보았지만 자살까지 하리라곤 생각이 못 미치니 개의치않았다고했다. 헌데
현실은 정말 남편이 그 길을 갈줄이야 마지막에 남긴 말 한마디가:
"여보 , 나 이 고통이 싫어서 편하게 살고싶소!"
바로 그 고통!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꾼 꿈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렇구나 자살한 사람들이 심리가
바로 꿈속에서처럼 고통속에서 몸부림쳐도 누구하나 거뜰러보는게 없고 살아가야할 희망도 사라질 때
편하게 살고 싶어졌던 그 충동, 바로 그것이 사람을 자살의 길로 이끄는 비극이구나.
여기까지 묵묵히 듣고있던 도사가 멀 알아차렸다는듯이 말을 했다
" 아주머님 남편이 원하는 걸 이제야 좀 알듯합니다. 바로 아주머니 그 피입니다. 다시 말해서
살아있을 때 당한 그 치욕을 앙갚음하려고 한겁니다. 그리고 피 모잘라서 저승에서 아마 힘든가봅니
다. 그래서 아주머님한테 피를 달라고 이렇게 찾아온 것같습니다. 지금 그 분의 혼이 딸애의 몸속에
있습니다. 이러다간 어느날에 큰 코 다칠지모릅니다. 빨리 해결해야할것같습니다. 딸을 해칠 정황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멀쩡한 사람한테 혼이 들어갔다는 건 좀 불길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딸
이 몸을 떠나기 아쉬워하고있습니다. 딸이 잠자면 자기도 답답하고 그럴가봐 자게도 못하게 하고 그
러니 어제 꼭두새벽에 저 청년의 집을 노크하고 들어간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딸애를 즐
겁해주려고 생각하고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귀신이 착각이 아니겠습니까"
그 도사가 말하면서 한편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뜻은 날보고 당신은 괜찮으니 안심하란 그런
말이였다.
" 근데 어제 연화의 팔이 심하게 문에 끼었슴다. 괜찮슴데까?" 난 조바심이 들어서 물어보았다.
"허허.. 몰라서 하는 소리지 귀신들린 사람한텐 어지간한 충격으로 상처나 아픔을 주지못하오, 그
건 아무것도 아니지, 그리고 자네를 아주 빠른 속도로 따라잡았다는데 그것도 다 가능한 일이요. 속도,힘
우리 평소에 보통인간이 상상못해낼정도라니깐. 그러니 보오 팔이 하나도 다친데 없잔소. 허허허"
"도사님 좀 우리 모녀를 도아주십시오. 우리 애 아비를 좀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돌려보내주실수
있는거죠?"
연화엄마는 심한 공포로 인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보... 내가 당신 생전에 잘못했으니, 좀 우리 모녀를 불쌍하게 여겨 떠나주세요. 내가 해마다 당
신께 큰 제사를 올리겠으니 이제 좀 물러가주세요...여보...흑 흑 흑"
연화엄마의 울음썩인 애걸은 참으로 처량했다. 우리 모두들도 도사만 쳐다보고있었다. 무슨 대책이
꼭 있을거라는 믿음하에서 바라보고있었다.
도사는 더 말을 하지않았다. 그는 일단 사람들을 보고 조용하라고 손짓하고나서 연화엄마보고 컵에다
가 물을 절반쯤 부어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유리잔을 가져다주면서 되는냐고 했더니 고개만 끄덕거린다. 아마 속으로 기도같은것을 하는상싶었
다. 그리고 몸에서 부적종이 하나를 꺼내더니 라이터로 불을 지른다. 타오르는 그 종이 그채로 물이 담긴
컵에 집어넣었다. 재가루 썩인 혼합물이 되였다. 그런 물을 도사가 입에 갖다대더니 조금 부어넣더니 푸
우~ 하고 객실중간에 서서 공중에 뿜었다. 연한 물보라가 공중에서 터졌다. 봅아지랑이같이 눈앞에서 사
물사물거리느것이였다. 도사의 말에 의하면 이 부적을 태워서 넣은 물은 이젠 보통 물이 아니라
이기때문에 신의 능력이 있어서 집안의 잡귀신같은 더러운 것들을 내쫓을있다고 했다. 이렇게 반복적으
로 뿜어대더니 컵을 상우에 놓는것이였다.
"연화를 데리고 나오세요" 연화엄마한테 시켰다.
엄마가 방문을 조심스레 떼고 들어가서 연화를 데리고나왔다. 난 또 바싹 삼촌의 몸가에 붙었다. 슬
그머니 두려워났다. 삼촌은 이런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졸장부...아마 이런 의미겠지.....
연화도 나처럼 엄마의 신변에 딱 붙어서 떨어질념을 안했지만 다르다면 그냥 혼자소리로 종알
거리는거였다. 도사가 천천히 그 애한테 접근하자 그 앤 더욱 겁에 질려서 종알거리를 열심해 했다.
이번에 도사가 호주머니에서 수정처럼 맑은 유리알하나를 꺼내들었다. 유리알을 엄지,식지,중지 사이에
끼우더니 머라고 입으로 주문을 중얼중얼 외우는 한편 유리알을 그애 머리위에서 세바퀴 돌려댔다. 그리
얏! 하고 기압을 올리는 소리를 내더니 그 애앞에서 마루바닥에 유리알을 내동댕이쳐서 박산을 냈다.
우리가 바라던 기적이 발생했는지 그 유리공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연화가 엄마를 잡고있던 손을
풀면서 아주 몽둥이에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사람처럼 폴싹 쓰러져버렸다. 도사의 흐뭇한 표정속에
서 우린 그 애 아버지의 혼이 연화 몸으로 빠져나갔음을 알수있었다. 도사는 애를 안고들어가서 자리에
눕히고 깨어나면 울겠지만 잘 말해서 좋아하는것도 사주면서 잘 달래라고 하였다. 친척들은 넘 기뻐서
너도나도 일어나서 도사한테 악수를 청하면서 연신 용하다고 정말 소문과 다름없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사는 응당한 일이라면서 괜찮다고 여러분들의 성의를 혼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날 보더니 " 밤에 무척 놀랬구만 젊은이 그래도 강하오... 정신이 아주 건강하구만 흐흐흐
자네 몸에서 좀 이상한 영력이 있는것 같소 앞으로 인연이 된다면 나의 제자가 안되어주겠소?" 라고 아
닌밤중에 홍두깨비 내밀듯한 소리를 했다.
나는 확실히 이 도사가 용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별로 이런 귀신과의 장난은 불길하다고 여겨졌
다. 나는 그 도사의 말을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빙그레 웃어보이였다.
연화는 지금 아주 정상적이다. 아주 활발하고 건장하게 자란다. 공부도 잘한다고한다. 그의 엄마는
아직도 재가를 안하고 지금 한국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날 밤에 난 또 새벽에 시달렸던 그 악몽의 연속을 꾸게되였다. 그 흡혈귀를 또 보게되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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