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잔인하게 꼬리를 물고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7번째 희생자는 모대기업에 다니는 한 회사직원이다. 평소 주위 평판도 좋고 성실한 그남자는 남부러울것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아니였다. 그런 그가 요몇일 사이 뭔가에 쫒기듯 회사는 커녕주위의 동료나 친구들조차 연락 을 피하며 숨어지낸지 4일째 되는밤...그는 싸늘한 시체로 우리들 앞에 모습을 들어내었다. 처참하디 처참하게 망가진 얼굴은 친족들 조차 그를 알아볼수 없게 만들었고, 잔인하 게 난자당한 그의 몸뚱이는 어느새 하얀뼈만이 앙상하게 남 은 채살점과 분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신이 놓인 주 위와 벽천장에는 마치 누군가가 장난이라도 치듯 붉은 피로 일색을 이루었고 그 붉은 피 마저 이미말라 붙은채, 주위는 온통 검게 설여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토록 잔인한짓을 저질렀단 말인가...단서라 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간 다잉메세지가 담긴 녹음테입 3개...오늘도 쓰디쓴 블랙커피와 담배한개피를 태우며 녹음 테입만 수십번을 청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머리속은 복잡해질뿐이였다.
잠시 정적이 흐른가운데 이형사는 재빨리 몸을 돌려 황급히 현관문을 열 기시작했고, 현관밖으로는 그누구의 흔적은 커녕 바람소리 한점 조차 울 리지 않았다. 이형사는 조심스레 다시 문을 닫곤 겁에 질린 얼굴로 최형 사의 눈을 바라본채 뭔가를 말해주길 바라며 서있었고, 그런 이형사를 보 며 최형사는 손가락으로 이형사의 이마를 살며시 밀며 말했다.
" 이형사...우리가 너무 예민했던것 같군, 앞으로 그런장난치지 말어. "
잠시동안의 긴장을 해소해주듯, 이형사는 금새 싱긋 웃으며 말을 했다.
" 휴~ 선배..선배는 내가 정말루 겁먹은걸로 보였나봐요? "
" 어쭈..이게 금새 기어오르네. 정말 이렇게 지체하고 있다간 귀신이 나 올지도 몰라. "
" 나참, 선배는 아직도 절 어린애 치급하세요?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다 구 그러세요..후훗 "
" 너, 이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 네? 이사건이라뇨? "
" 하긴.."
농담인줄만 알았던 최형사의 말투는 금새 진지한표정으로 뒤바뀌었고, 이 형사는 그런 최형사의 진지한태도에 귀를 기우릴수밖에 없었다.
" 강형사알지? 강력계 2반...강적목형사.."
" 네..강형사님이라면...몇개월전에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려 죽은..."
" 그래..강형사. 그녀석이 죽기전 왜 스스로 맡겠다던 이번사건을 포기한 줄 아나? "
" 그..그건 반장님께서 강형사는 이번사건에 더이상 연루되기 싫다며..."
" 그건 보기좋게 입에바른 거짓말이야. 사실 그가 죽기전 직접 강형사를 만난적이 있어. "
" 아니, 어떻게 선배가 강형사를..."
" 나도 별로 상대하고 싶지않은 족속이지만, 녀석의 다급한 얼굴은 그때 처음 보았거든. "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이 찾아온것같다. 날짜에 이미 무감각해져 버린 나역시 체온은 느끼나 보다. 여름이 되면 항상 찾아오는 공포의 대상인 모기와 밤새 씨 름을 하며 3일째 인천에서의 잠복근무에 뜬눈으로 지새며 오늘도 어김없이 잠깐 차안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렇 게 모든걸 잊고 한참 달콤한 꿈에 빠져있던 나를 깨우는건 다름아닌 휴대폰의 음성메세지였다. 역시 진동으로 맞춰놓 은게 실수였던가..왠만히 피곤해선 그냥 신경도 안쓰고 잘 텐데..나는 역시 체온은 느끼나 보다. 바지안주머니에서 계속하여 떨리는 휴대폰을 울며겨자먹듯 플립을 열고 음성메세지를 확인하였고, 그는 다름아닌 얼 마전 사퇴한 강적목형사인것을 알수있었다. 처음 그의 음 성을 들었을땐 왠지모르게 무언가에 쫒기듯 다급하면서도 더듬는 그의 말에 강적목형사인줄 전혀 알수없었지만, 음 성을 들을수록 강형사만의 특유의 억양과 말투덕뿐에 곧 그가 누구인지 눈치챌수가 있었다. 음성메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그는 나에게 급하게 할말 이 있다며, 꼭 만나줄것을 강곡히 요청하였고, 시종일간 떨리는 음성과함께 가끔씩 더듬는 말투는 침착하디 냉정 한 그의 모습과 상반을이루곤 했다. 특히 나와 관계가 그 다지 좋지못했던 그였기에 나에게 음성메세지가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그에게 알수없는 일이 닥쳐왔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나마 알수가 있었다. 나는 곧이어 그에게 여 러번 전화를 해봤지만 그는 받질않았고, 할수없이 문자메 세지를 넣어 지금은 잠복중이니, 3일후에 만나자며 약속 장소와시간을 기입해넣었다. 무슨일일까...혹시 그사건과 연루된건 아닐까? 알수없는 연쇄살인사건...왠지 기분을 썩좋지않았지만 지금나에게 필요한건 달콤한 단잠이였다.
최형사와 이형사는 피의자가 살해당한 방으로 들어가 혹여나 모를 조그만 한 단서를 찾기위해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피의자가 살해당한 방 에는 그의 평소습관을 말해주듯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과 침대가 가지런 히 놓여있었고, 사건의 참혹함이 말해주듯 그주위는 검게묽든 붉은 피자 국들이 설여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세 밖은 가로등빛이 밝켜주 듯 어두운밤이되었고, 이형사와 최형사의 수사는 한점의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 그래. 무서운 세상이야...모든 살인은 충동적이라 사전에 예방할순없 지. 하지만 모든사람들은 자신은 안전하다며 생각하며 살지. 자신만은 누 군가에 의해 처참한 죽음은 당하지않을것이라며...그래서 살인은 더욱무 서운거야...예기치도 않는곳에서의 충동적인 살인...그런 살인을 저지른 자를 잡는게 우리의 임무잖아? "
이형사는 잠시 지친듯 피의자의 방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침대에 앉아 몸 을 추스리고 있었고, 그에 아랑곳하지않고 최형사는 구석구석 혹여나 단 서가 될만한것을 찾아 예리한 눈을 지켜세우고 있었다.
" 선배, 바닥에 피말이예요. 조금 이상하지않아요? 마치.."
최형사는 이형사의 말에 귀를 기우리며 혹여나 단서가 되지 않을까 하며 바닥을 유심히 내려다 보았다. 그러곤 별일 아니라는듯 이형사를 바라보 며 말을 했다.
" 피말이야? 훗..그래, 불규칙하게 누군가에 의해 장난이라도 치듯 퍼질 러져있어. 천장에도 피가 뿌려져있듯 이것은 살인을하면서 생겨난 자연스 러운 현상이 아니라 광기어린 살인자에 의해서..."
" 아니에요..선배..제가 말한건 그게아니라...서..선배..선배가 밟고 있 는 그바닥..거기 말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