齡 (ZERO) - 두번째 단서

맥클로린 작성일 06.12.31 10: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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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12일


지독히도 잔인하게 꼬리를 물고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7번째 희생자는 모대기업에 다니는 한 회사직원이다. 평소
주위 평판도 좋고 성실한 그남자는 남부러울것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아니였다. 그런 그가 요몇일 사이
뭔가에 쫒기듯 회사는 커녕주위의 동료나 친구들조차 연락
을 피하며 숨어지낸지 4일째 되는밤...그는 싸늘한 시체로
우리들 앞에 모습을 들어내었다. 처참하디 처참하게 망가진
얼굴은 친족들 조차 그를 알아볼수 없게 만들었고, 잔인하
게 난자당한 그의 몸뚱이는 어느새 하얀뼈만이 앙상하게 남
은 채살점과 분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신이 놓인 주
위와 벽천장에는 마치 누군가가 장난이라도 치듯 붉은 피로
일색을 이루었고 그 붉은 피 마저 이미말라 붙은채, 주위는
온통 검게 설여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토록 잔인한짓을 저질렀단 말인가...단서라
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간 다잉메세지가 담긴 녹음테입
3개...오늘도 쓰디쓴 블랙커피와 담배한개피를 태우며 녹음
테입만 수십번을 청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머리속은
복잡해질뿐이였다.


-[사건일지 최형사의 일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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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정적이 흐른가운데 이형사는 재빨리 몸을 돌려 황급히 현관문을 열
기시작했고, 현관밖으로는 그누구의 흔적은 커녕 바람소리 한점 조차 울
리지 않았다. 이형사는 조심스레 다시 문을 닫곤 겁에 질린 얼굴로 최형
사의 눈을 바라본채 뭔가를 말해주길 바라며 서있었고, 그런 이형사를 보
며 최형사는 손가락으로 이형사의 이마를 살며시 밀며 말했다.

" 이형사...우리가 너무 예민했던것 같군, 앞으로 그런장난치지 말어. "

잠시동안의 긴장을 해소해주듯, 이형사는 금새 싱긋 웃으며 말을 했다.

" 휴~ 선배..선배는 내가 정말루 겁먹은걸로 보였나봐요? "

" 어쭈..이게 금새 기어오르네. 정말 이렇게 지체하고 있다간 귀신이 나
올지도 몰라. "

" 나참, 선배는 아직도 절 어린애 치급하세요?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다
구 그러세요..후훗 "

" 너, 이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 네? 이사건이라뇨? "

" 하긴.."

농담인줄만 알았던 최형사의 말투는 금새 진지한표정으로 뒤바뀌었고, 이
형사는 그런 최형사의 진지한태도에 귀를 기우릴수밖에 없었다.

" 강형사알지? 강력계 2반...강적목형사.."

" 네..강형사님이라면...몇개월전에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려 죽은..."

" 그래..강형사. 그녀석이 죽기전 왜 스스로 맡겠다던 이번사건을 포기한
줄 아나? "

" 그..그건 반장님께서 강형사는 이번사건에 더이상 연루되기 싫다며..."

" 그건 보기좋게 입에바른 거짓말이야. 사실 그가 죽기전 직접 강형사를
만난적이 있어. "

" 아니, 어떻게 선배가 강형사를..."

" 나도 별로 상대하고 싶지않은 족속이지만, 녀석의 다급한 얼굴은 그때
처음 보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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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24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이 찾아온것같다.
날짜에 이미 무감각해져 버린 나역시 체온은 느끼나 보다.
여름이 되면 항상 찾아오는 공포의 대상인 모기와 밤새 씨
름을 하며 3일째 인천에서의 잠복근무에 뜬눈으로 지새며
오늘도 어김없이 잠깐 차안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렇
게 모든걸 잊고 한참 달콤한 꿈에 빠져있던 나를 깨우는건
다름아닌 휴대폰의 음성메세지였다. 역시 진동으로 맞춰놓
은게 실수였던가..왠만히 피곤해선 그냥 신경도 안쓰고 잘
텐데..나는 역시 체온은 느끼나 보다.
바지안주머니에서 계속하여 떨리는 휴대폰을 울며겨자먹듯
플립을 열고 음성메세지를 확인하였고, 그는 다름아닌 얼
마전 사퇴한 강적목형사인것을 알수있었다. 처음 그의 음
성을 들었을땐 왠지모르게 무언가에 쫒기듯 다급하면서도
더듬는 그의 말에 강적목형사인줄 전혀 알수없었지만, 음
성을 들을수록 강형사만의 특유의 억양과 말투덕뿐에 곧
그가 누구인지 눈치챌수가 있었다.
음성메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그는 나에게 급하게 할말
이 있다며, 꼭 만나줄것을 강곡히 요청하였고, 시종일간
떨리는 음성과함께 가끔씩 더듬는 말투는 침착하디 냉정
한 그의 모습과 상반을이루곤 했다. 특히 나와 관계가 그
다지 좋지못했던 그였기에 나에게 음성메세지가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그에게 알수없는 일이 닥쳐왔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나마 알수가 있었다. 나는 곧이어 그에게 여
러번 전화를 해봤지만 그는 받질않았고, 할수없이 문자메
세지를 넣어 지금은 잠복중이니, 3일후에 만나자며 약속
장소와시간을 기입해넣었다. 무슨일일까...혹시 그사건과
연루된건 아닐까? 알수없는 연쇄살인사건...왠지 기분을
썩좋지않았지만 지금나에게 필요한건 달콤한 단잠이였다.


-[사건일지 최형사의 일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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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사와 이형사는 피의자가 살해당한 방으로 들어가 혹여나 모를 조그만
한 단서를 찾기위해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피의자가 살해당한 방
에는 그의 평소습관을 말해주듯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과 침대가 가지런
히 놓여있었고, 사건의 참혹함이 말해주듯 그주위는 검게묽든 붉은 피자
국들이 설여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세 밖은 가로등빛이 밝켜주
듯 어두운밤이되었고, 이형사와 최형사의 수사는 한점의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 정말 잔혹한 현장이에요...선배. 누가 이런짓을..."

" 그러게...아마도 살인마는 광기에 사로잡혀있거나, 충동적인 살인의 카
타르시즘을 느끼는 자겠지."

" 정말 무서운 세상이에요. 누구하나 자신이 살해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조
차 없잖아요. "

" 그래. 무서운 세상이야...모든 살인은 충동적이라 사전에 예방할순없
지. 하지만 모든사람들은 자신은 안전하다며 생각하며 살지. 자신만은 누
군가에 의해 처참한 죽음은 당하지않을것이라며...그래서 살인은 더욱무
서운거야...예기치도 않는곳에서의 충동적인 살인...그런 살인을 저지른
자를 잡는게 우리의 임무잖아? "

이형사는 잠시 지친듯 피의자의 방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침대에 앉아 몸
을 추스리고 있었고, 그에 아랑곳하지않고 최형사는 구석구석 혹여나 단
서가 될만한것을 찾아 예리한 눈을 지켜세우고 있었다.

" 선배, 바닥에 피말이예요. 조금 이상하지않아요? 마치.."

최형사는 이형사의 말에 귀를 기우리며 혹여나 단서가 되지 않을까 하며
바닥을 유심히 내려다 보았다. 그러곤 별일 아니라는듯 이형사를 바라보
며 말을 했다.

" 피말이야? 훗..그래, 불규칙하게 누군가에 의해 장난이라도 치듯 퍼질
러져있어. 천장에도 피가 뿌려져있듯 이것은 살인을하면서 생겨난 자연스
러운 현상이 아니라 광기어린 살인자에 의해서..."

" 아니에요..선배..제가 말한건 그게아니라...서..선배..선배가 밟고 있
는 그바닥..거기 말이예요!! "







3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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