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천안 안서동 귀신 이야기. (EPISODE #.1)

aguile 작성일 07.02.21 02: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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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은 일인데요..

제 고향은 경상도인데 천안에서 인테리어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천안은 대학이 많죠.

그래서 자취촌도 많고 그 규모도 상당합니다.

특히 안서동은 전국에서도 꽤나 큰 자취촌일겁니다.

 

어쨌든 배경과 주인공(?) 소개는 이 정도 하고..

음..

 

 이 이야기는 제가 신입생으로 천안으로 오던 2001년으로 거슬러 가네요.

개강을 앞둔 2월 말쯤..

전 자취방을 구하러 어머니와 함께 안서동에서 방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2월 말이면 웬만한 방들은 다 계약이 끝나서 좋은 방을 얻기가 불가능하죠.

하루를 꼬박 돌아다녀도 괜찮은 가격에 시설 좋은 방을 구하기 어렵더라구요.

저녁 무렵에 초등학교(안서 초등학교) 후문쪽에 있는 건물에 가 보니

마침 방이 하나가 남았더랬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방도 꽤 크고 좋더군요.(나중에 남자 10명이 들어 가서 잤을 정도..)

 

 주인 아주머니는 방도 하나 남았고 빨리 방을 채워야 좋을테니 다른 방보다 30만원 싸게 계약을 해 주셨습니다.

그땐 마냥 좋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런 일이 있을수가 없죠. 그 방만 싸게 준 다는게..

어쨌든 부랴부랴 이사를 하고.. 전 앞으로 살게 될 '31호'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됐습니다.

고향을 떠나 자취를 한다는게 설레고 무섭더라구요. 그날은 뜬 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아직 살림살이가 완벽히 구비되지 않았을 때라 그 넓은 방에 이부자리 하나만 펴 놓고(불도 켜 놓은채)

천장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방문 윗쪽 천장에 도배된 벽지가 한 부분만 누렇게 변색이 됐더라구요..

아시겠지만 벽지는 길게 반복해서 바르죠.

새로 도배를 했을텐데 유난히 그 부분..(그때는 꼭 관 크기 정도였어요)

그 부분이 색이 틀려서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밤이 지났습니다.

 

 어쨌든 별일 없이 1학년 1학기가 시작되고 하루하루를 놀고..

과제를 하며 보내고 있었죠.(건축과나 실내디자인과는 밤샘 과제가 산더미에요ㅜㅜ)

이상한 일은 체육대회때부터 시작됐습니다.

1학년이라 잘하든 못하든 전 종목을 열심히 뛰고..

뒷풀이에 가기 위해서 씻으려고 잠시 집에 들렀죠.

세수만 대충 하고 가려던 저는

여느때처럼 세면대에서 물을 틀고 얼굴에 물을 묻히기 시작했습니다.

세면대 위엔 거울이 있죠.

여러분들도 그러실지는 모르지만 왜 세수를 하고 자기 얼굴을 한번쯤 보지 않나요??

그날 저도 얼굴에 두어번 물을 묻힌 다음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거울에 비쳐 올라온 얼굴이 순간 내 얼굴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얼굴이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한번 깜박 하니 다시 제 얼굴이더군요.

지금도 생각나지만 얼굴에 물기가 묻은 상태라 눈에 방울이 맺혀 잘못 본거라 생각되실 수도 있지만

분명히 본 건 쌍커풀이 있는 무섭게 생기고도 크고 예쁜 눈이었습니다.(전 쌍커풀 없어요. 작고 ...^^)

순간 너무 무서워서 얼른 얼굴을 닦고 뒷풀이 장소로 갔죠.

 

 이상한 일은 그 날 이후로 계속 일어났습니다.

조별 작업을 하느라 우리 집에서 도면을 쳐서 학교에 가서 모델을 만들던 날이었죠.

밤 10시 30분쯤 됐을 겁니다.

학교에 가서 보니 도면을 안 가지고 온 것입니다.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나 혼자) 방문을 열고 어두운 방을 밝히려고

평소와 같이 무심코 왼편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아시죠, 형광등은 깜빡깜빡 하며 켜 지는 거.

형광등이 처음 번쩍 하며 켜 지자 방바닥에 널부러진 도면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도면으로 눈동자를 옮겼죠. 가져 가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불이 꺼지더군요.

그리고 불이 켜지더군요.

그리고 불이 꺼졌습니다.

왜 갑자기 밝아졌다 어두워지면 눈에 잔상이 남잖아요..

특히 밝은색 물체는 더 오래 남죠.

도면이 흰색이고 다섯장 정도 바닥에 있었는데

두번째 불이 켜졌다 꺼지면서 내 눈에 남은 잔상은.

도면 위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두 팔로 무릎을 감싸 당겨 앉아) 여자의 모습이

점점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형광등 불빛은 그야말로 찰나라서 짐작하셨겠지만 완전히 불이 켜졌을땐 원래 도면밖에 보이지 않았죠.

 

 전 도면도 안 챙기고 문도 잠그지 않은체 학교로 뛰어 오고 말았습니다.

 

 

  에피소드 #.1 

 

지금까진 서막이었구요..^^;;

수가지 에피소드 중에 하나를 얘기해 드릴께요.

 

학교생활을 하다보니 저도 cc란 걸 하게 됐습니다.

1학년때라 cc가 많이 생기더군요.

어느날 저희집에서 우리 커플을 포함한 두 커플(네 명)이 술을 마시게 됐습니다.

흥청망청 마시다 보니 새벽이 가까워지더군요..

당시 제 여자친구도 타지 사람이었기에 자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술을 못 하는 사람이어서 세시쯤 되니 집에 자러 간다고 가더군요.

그래서 셋이서 계속 술잔을 기울이다가..

남은 여자애 하나도 잔다며 자리를 펴고 눕더라구요.

(걔도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랑 같이 해서

새벽에 들어가 불편하게 하기 싫다며 남자친구도 있고해서 제 방에서 잤습니다.)

걔가 누우면서 하는 얘기가 여섯시에 자기네 집에 가서 씻고 학교가게 깨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알았다 그러고 저랑 남은 남자.. 형이랑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여섯시까지 마시게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가까이 있었기에 흔들어 깨웠습니다.

술기운에, 비몽사몽간에 눈 부비고 일어나서 저를 쳐다 보더군요.

그러더니 눈길을 돌려 제 뒤에 있던 남자친구를 바라봤습니다.

그러더니 눈길을 돌려 그 뒤에 있는 무언가를... 바라봤습니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야.. 언제 왔어??? 라는 거였습니다. (○○는 집에 자러 간 제 여자친구 이름..)

순간 저랑 형은 온몸애 소름이 돋고 술이 확 깨는 것 같았죠..

그 여자애는 잠시동안 그 쪽을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저와 형은 "야 너 학교 못 가겠다 술이 떡이 됐네."하며 대충 웃으며 다시 재워버렸고..

끝내 우린 아무도 학교에 못 갔죠^^;;

 

 그날 오후에 해장을 하러 넷이서 근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게 됐습니다.

당연히 새벽에 있었던 그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죠.

여자애가 하는 말이..

제가 깨워서 저랑 형을 보고 나니 그 뒤에 누가 있더랍니다.

그래서 자세히 쳐다보니.. 단발 머리를 한 중학생 정도 되는 여자아이가 형 뒤에 앉아서

두 발을 양 팔로 감싸 안고 자기를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그때 제 여자친구도 단발머리에 꽤나 동안인지라 착각을 했겠죠.. 술도 취했고..

 

 다시 한번 소름을 돋게 만든 건 그 여자아이가 앉아 있던 자리는

첫날 방문 윗쪽 누렇게 뜬 도배자국이 있던 그 아래,

도면을 찾으러 갔던 제가 잔상을 보았던 바로.

그 자리였던 거라는 겁니다.

 

이쯤에서 에피소드 #.1 을 마쳐야겠네요..

 

괜찮으시면 2편 마저 올리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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