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 있지 않으세요??

aguile 작성일 08.10.26 20: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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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산 중턱부터 시작하는 미군부대 앞을 지나서 친구네 집 쪽으로 걷다 보면 가끔 생기던 일이었는데,

 

여덟시만 지나면 항상 사람은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 지나다니지 않는 길이었어요.

 

주황색 가로등이 어슴푸레하게 길을 비추는 한적하기도 하고 그냥 풍경 자체만으로 싸늘하기도 한 그런 거리였는데

 

그 길을 걸으면 들려 오는 소리라곤 내 신발이 콘크리트 바닥을 끌으며 걷는 발자국 소리와 작게 들려오는 숨소리 정도.

 

막 걷다 보면 저 뒷편에서 가느다란 소리가 들리곤 했죠.

 

숨소리 같은. 발자국 소리와 내 숨소리와는 어긋난 박자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

 

처음엔 궁금함 반, 당황함 반으로 걸음을 우뚝 멈추고 길 한 가운데서 그대로 앞을 보고 있었는데

 

이제 들려오는 건 내 숨소리와 그 무언가의 '하아 - 하아 - '하는 반복된 숨소리.

 

근데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죠.

 

뒷편 저 어느 지점에서 들리는 듯하던 그 소리가 점점 이 쪽으로 다가오는 거에요.

 

내 심장이 쿵쾅 거리는 소리와 빨라지는 내 숨소리와는 또 차별되게 일정하게, 그러나 점점 크게.

 

끝내는 바로 옆에서 귀에다 속삭이는 듯 '하아- 하아- 하아-' 하더니..

 

점점 앞으로 멀어지더군요..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기척을 느낀다는 건 무서운 경험이죠.

 

그리고 오늘 양평 남한강 부근에서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인적 없는 밤길에서 또 경험을 했어요..

 

아우..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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