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천안 안서동 귀신 이야기. (EPISODE #.2)

aguile 작성일 07.02.22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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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시작한 거 끝까지 적도록 하죠.

 

 1편과 연결되는 이야기라 1편을 보시고 읽으시면 이해가 더 잘 되시겠네요..

어쨌든...

 

 에피소드 1에서 적었던 일이 있은 이후로 그 자취방에 뭔가 다른 존재.

그러니까 귀신이 있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 일은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가 학과 사람들이

저는 몰라도 그 이야기는 알고 있을 정도였죠^^;

 

 한번은 축제 마지막 날 전 학년이 모여서 뒷풀이를 하고

1학년 남자들 대부분이 저희 집에서 잔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1학년이 41명이었는데 11명이 남자였죠.

(1편에서 말씀 드렸던 10명이 잔 그 날입니다.)

그 10명 중에서 저랑, 재수한 형이 안 자고 새벽 5시까지 귀신 얘기를 했었습니다.

나머지 8명은 술에 취해 곯아 떨어진 시간이었죠.

아무튼, 그 동안 겪고 들었던 귀신 얘기를 한창 했습니다.

해가 뜰 때쯤에야 우린 잠이 들었죠.

 

 다음날 아침수업을 갔다가 다같이 밥을 먹게 됐는데.

누군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어젯밤에 자다가 새벽에 가위에 눌렸답니다.

그 이야기가 나오자 줄줄이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정확히 네명.

네명이 가위를 눌렸고 가위 눌린 상태에서

옆에서 남자 둘이서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었댔죠.

아마 그건 그 시간 자고 있지 않던 저랑 형이 이야기 하는 소리였겠죠..

다들 꿈이나 비몽사몽간에 가위로 착각한 거라 말을 했지만

가위 눌린 당사자들은 분명히 가위에 눌렸고 그 때는 이미 우리집에 귀신이 있다는 건

누구나 느끼고 있던 터라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하더구요.

 

 왜 그러지 않습니까?? 귀신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옆에 와서 듣는다고..

아마 그 날 새벽엔 20년 동안 들었던 이야기를 다 쏟아 부었으니.. 많이도 와서 들었을겁니다^^

 

 자잘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9시 뉴스 기상예보 할때 TV를 켜 놓은채로 컴퓨터 하고 있는데 여자 목소리가 두개로 겹쳐 들렸다느니..

우리집에서 자고 간 사람들이 가위에 눌리는...

 

 

에피소드 #.2

 

 그렇게 1년이 지났죠.

겨울 방학이 오고 전 고향에 내려가 조선소에서 일을 했습니다.(저희 집이 바닷가라 조선소가 있어요.)

두 달동안 일을 하고 개강이 다가오니 다시 그 집에 가기가 싫더군요.

그래서 방을 옮길까 했지만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는

말도 안되는 소리 말고 그냥 거기에 1년 더 살으라고 하시더군요.

그 해는 석유값이 오르면서 자취촌 일대 방값이 30만원씩 더 뛴 해였습니다.

저희집 방세도 30만원이 올랐고..

제 방도 올랐지만 다른 방보다 30만원 싼 상태라 더 그러셨겠죠.

 

 그때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그냥 그 방에 다시 1년을 살게 됐죠.

처음 몇 달 동안은 별일이 없었습니다.

단지 그 귀신의 실체가 더 뚜렷이 들어났다는 것만..

 

 그 일은 어느날 밤 꿈에서 일어났습니다.

-지금부터는 꿈 얘기입니다..-

 (꿈에서) 저는 방학때 다녔던 조선소에 다니고 있었죠.

근데 그 조선소 위치가 제 고향이 아니라 이 곳 천안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과 친구 한명이랑 같이 다니고 있었죠.

그 날도 친구랑 같이 일을 마치고 간단히 술 한잔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림을 추가해야 이해가 빠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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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실제 안서동과 동일합니다.)

 보시다시피 초등학교엔 정문이 남쪽을 향해 나 있고 동-서로 후문이 하나씩 있는데요 서쪽 후문으로 나가면

제가 살던 자취방이 나오죠. 꿈에서도 이와 같았습니다.(제 자취방 생김새를 봐주세요)

운동장에 들어서서 친구와 저는 갈라져서 각자의 집으로 가는 식이었습니다.

어쨌든 친구와 일을 끝내고 운동장에 들어섰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반쯤 걸어가고 있는데..

서쪽 후문, 그러니까 저희 집 쪽에서 조그마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그 그림자를 자세히 쳐다보기 시작했죠.

그림자는 점점 다가오며 흐릿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단발 머리를 한 소녀였죠.

이상한 건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이고 한 손에 앙상한 나뭇가지를 들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쪽으로 서서히 다가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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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덜컥 겁이 난 전 친구에게 " 야 나 먼저 갈께!!" 라고 외치고

집을 향해 달렸습니다.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여자애를 스치며 힐끗 얼굴을 보니

머리카락사이로 드러난 한 쪽 눈으로 순간적으로 저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기겁을 하고 집으로 쏜쌀같이 달려왔죠.

제 방은 3층이어서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1층.. 2층..

아파트 같은 경우엔.. 0.5층이라고 해야 하나요??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완전히 한층을 올라가기 전에 바깥을 향한 조그만 창이 하나 있잖아요..

저희건물에도 그런 창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2.5층을 올라가다 보니 친구와 그 여자애가 아직 운동장에 있을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전 운동장 쪽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치며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순간 3층이었던 건물이 한 10층짜리 건물로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건물 외관이 ㄷ 자로 운동장을 향해 있었죠. 

그런데 그 건물이 10층으로 바뀌면서 양쪽에 난 창문으로...

아까 운동장에서 봤던 그 여자애가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각 창문마다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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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1층에 있는 얼굴은 저를 올려다 보고..

바로 옆 창문에선 똑바로..

 

 그 꿈은 제 생애 가장 무섭고 기막힌 꿈이어서..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생생하게.

 

 그 장면을 보고 전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죠.

 

 그 꿈을 꾸고 나서 제 방에 있는 귀신의 실체가 점점 뚜렷이 드러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하룻밤 사이에 가위를 눌리고 5분 뒤에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그 사건이 저를 더 공포에 몰아 넣었죠..

 

 기회가 된다면 에피소드 #.3 에서 얘기해 드릴께요^^

 

 너무 길게 썼네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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