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밑에 친구 할머님 얘기를 한 놈입니다.
또 주저리 주저리 겪었던 이야기 하나 할께요.
제가 고3때 입니다.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신 뒤 집안사정이든
집안 분위기든 정말 암울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집까지 내주게 될 정도여서
아버지는 이돈 저돈 끌어모아서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오는 빚쟁이들과 동네 이웃들의 불편한 시선때문이었죠.
제가 살던 집에서 약 20분 거리 정도에 싸게 괜찮은 집 하나가 있어서
아버지와 함께 집을 보러갔습니다.
벽돌집에 큰 대문..앞마당엔 자갈밭..그 옆에 큰~ 밭들..
월 x00만원에 x0만원이 정말 싸다 싶을 정도로 집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당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가 뭔가 찝찝했습니다.
당장 살 집이 급했고 한시라도 이사가 급하셨던 아버지셨기에
저희는 그날 바로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이사를 한 후 약 3달 정도는 유지비 아끼고 아껴서 살다보니
정말 이사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하지만 정확히 4달째 뭔가 이상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평소 가위를 잘 눌리지 않는데 가위를 허다하게 눌리는가 하면
여동생이 혼자 집에 있는 날은 꼭 전화를 해서 무섭다고 하더라구요
다 큰 기지베가 뭐가 그리 무섭다고 퉁명스럽게 대했지만
제가 그 일을 겪고 나서부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 방엔 큰 창문이 있었고 창문은 제 침대 머리맡에 있었습니다.
잘 자고 있는 도중 가위가 눌린겁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깨보려고 깨보려고 노력해도 도저히 깨지가 않는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드르륵.. 하고 열리더니 하얀옷을 입은 남자가
"어으~ 추워!!!!!" 라며 창문을 타넘고 들어온겁니다.
그러더니 제 옆에 눕더니 이불을 같이 덮는거에요.
몸은 움직이지 않고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한기는
제 귓가에 가득히 느껴졌고 저는 그상태로 얼어붙어
잠도 설치면서 밤을 꼴딱 새버렸습니다.
그 날 눌린 가위가 너무 깨름칙하고 기분이 나빠서
오늘 하루는 조심해야겠구나 라며 학교를 등교했습니다.
1교시가 지나고 2교시가 지나도 그 날밤 눌린 가위가 계속
머릿속을 멤도는 겁니다.
그러다 4교시즈음...선생님께서 급히 저를 부르시더니
공사판에서 일하시던 아버지가 3층에서 떨어지셨다는 사고 였습니다.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보니 아버지는 허리를 조금 다치시고
그 외에는 크게 다치신게 없다고 하더군요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혹시 그날밤 일때문일까?' 라는
터무니 없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후 아버지의 몸상태는 호전되시고 다시 재개하실때 즈음입니다.
어느날 아침 계단 밑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한겨울도 아닌 초가을즈음에
계단 밑에 고양이들이 6마리가 죽어있는 겁니다.
그 가운데에는 저희집 봉필이도 죽어있었구요.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고양이 6마리와 개 한마리가 계단밑에 서로 엉켜 죽어있는게 말이죠..
죽은 고양이를 만진다는게 너무 싫기도 하고 재수없게 느껴졌지만
아버지가 만지면 더더욱 안좋은 일이 생길까봐
제가 치우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집 앞에 있는 밭에 묻기로 했죠. 열심히 땅을 2군데 파고
고양이 6마리 봉필이무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몸에 소금을 팍팍 뿌리고 (나름 재수없는 일을 막기위해..)
집안으로 들어섰죠..
갑자기 위에 달려있던 상들리에가 떨어져서 어깨가 크게 다쳤습니다.
정말 너무 무서웠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피가 철철 나는데 아픔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무서웠습니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119를 부르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공사장에 계시던 아버지는 급하게 오셨고 그때 부터 저희 부자는
이 집에선 못살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무슨 미련때문인지 조금 더 살아보자고 하셨고
저는 반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은 직후..아버지는 제가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내던
스님께 저희가 겪은 일을 알려주셨습니다.
스님은 저희 집을 방문하셨고 첫 마디가
"집에 무슨 귀신들을 쌓아놓고 살어? 기가 엄청나게 세구만!!"
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평소 귀신에 대한 얘기도 좋아하고 관심도 많았기에 소름이 확 돋더군요
스님은 이어서
"우리 철수(=가명,필자)가 86년생이지? 너희 어머니는 62년생이고..
둘다 호랑이(띠)구만.. 너 혼자서 살기에는 기가 너무 약하다
이런 집은 기가 센 사람들이 살아야지 더 잘사는거지
호랑이 혼자서는 못사는 곳이다."
라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아버지와 저는 스님 말씀에 또 다시 이사에 대해 굳게 마음을 먹고
저희는 다시 급하게 이사를 준비했습니다.
쉽게 구하고 싼 가격만큼 집은 금방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흰 좀 불편한 집으로 이사가게 되었지만
예전만큼 크고 작은 나쁜일들은 없어졌습니다.
지금은 또 이사를 하게 되어서 편안하게 잘 살고 있지만
지금 담배하나 물고 예전일을 생각해보면
저희가 이사가기 전 주인도 아마 저희와 비슷한 일을 겪어서
급하게 내놓은건 아닐까 라는 조금은..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재미없고 길기만 한글..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