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이 제 키를 넘겼던 고3시절..
수능을 막 끝내고 시골에 계시는 (진도에 계세요..) 외할머니 댁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집에 들어서자 있어야 할 백돌이가 없더군요.
(순종 진돗개였습니다.)
할머니께 물어보자 제가 오기 2달전쯤에..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밤중에 혼자서 깨갱거리다 죽었답니다.
할머니도 너무 이상한 일이라 무덤까지 만들어 주셨다고 합니다.
전 어린시절 같이 놀았던 마음에 백돌이 무덤을 찾아가서 씁쓸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시골집이니 만큼 변소가 마당에 있었고
소변을 보러 가는데 백돌이가 저를 빤히 보고 있더군요.
전 인사를 한번 해주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자리에 누워서 자려는 순간..
번뜩..
백돌이는 죽었는데..??
다시 가서 보니 역시나 백돌이는 없더군요.
전 제가 백돌이를 그리워해서 그랬나보다.. 했습니다.
날이 밝고
예전 알던 친구들을 만나서 술한잔을 하고 있었는데
(집안 사정때문에 잠깐 외할머니댁에 1년정도 있었거든요..)
어찌어찌하다가 백돌이 애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안됐다.. 등등의 애기였는데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아는 사람중에 무당이 있는데 우연찮게 백돌이 애기를 했더니
그 개는 더이상 백돌이가 아닐거라고 했답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하고 넘겼는데
아무래도 찜찜해서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우물쭈물 하시다가 하시는 말이
죽기 몇 일 전부터 백돌이 상태가 이상했답니다.
갑자기 캥캥 거리고 사납게 굴고 심지어 할머니를 물려고 했다더군요.
근 10년 가까이 키워준 할머니를...
그래서 마을 사람들 합의하에 광견병으로 판단하고 안락사를 시켰다고 합니다.
저한테는 충격을 받을까봐 혼자 깨갱대다가 죽었다고 하신거구요..
백돌이에 대한 기억은 전부 좋은 기억이었던 저였기에..
충격을 좀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안좋은 기분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술이나 하자 라는 생각으로 동네 구멍가게로 가려고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백돌이를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더군요.
순간 오싹했습니다.
도저히 예전의 그 백돌이의 모습이 아니더군요..
백돌이는 저를 향해 사납게 짖어댔고
저는 너무 당황해서 손가락 하나 못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저를 향해 달려오더니 물려고 하더군요.
전 순간적으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생각으로
뚫어지게 백돌이를 쳐다봤는데..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백돌이 뒤로
시꺼먼.. 무슨 게임식으로 말하면 슬라임 같은게
붙어 있었습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그 거무스레한것을 쳤는데
그걸 침과 동시에 백돌이가 사라지더군요.
전 다음날 아침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체 제가 본 그 거무스레한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군대를 제대하고..
다시 진도에 갔습니다. (할머님이 돌아가셨기에.. 기일에 맞춰 갔지요..)
제를 지내고.. 예전 무당애기를 했던 친구에게
그 무당좀 만나게 해달라고 했더니
길거리에서 점을 보던 사람이라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