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1] 심야의 그 여자

미친푸마 작성일 07.06.22 18: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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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2시 , 지친몸뚱아리에 참고서와 문제집으로 가득찬 쇳덩어리같은 가방을 메고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택시에 몸을 싣는다.


"아저씨 xx동이요"


' 요즘 세상이 험해서 택시도 믿을게 못됀다 '


항상 엄마의 말이 떠오르고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택시기사가 더 음흉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같은거 잡아가야

뭘하겠나.. 지지리 가난한데다가 얼굴이나 몸매 하나 받쳐주는게없다.

맘편히먹고 잠깐 눈을 감고나면 역시나 집앞에 딱 도착해있다.


5평 남짓한 내방.. 잠깐 앉아서 싸이질이나 하다가 출출함에 못이겨 라면을 끓이곤한다.

오늘도 김이 모락모락나는 라면냄비를 들고 방에 와서 한젓갈 들려고 하는데




뭔가 싸한 시선...





본능적으로 머리맡에 있는 조그만 창문을 올려다봤더니...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 창백한 얼굴.. 부릅뜬 눈..




군침이 가득한 입가.. ?!




평소 공포소설이나 심령사진같은걸 즐겨보던 나로써는.. 그게 귀신이라고 믿을수밖에 없었다.

골반에서부터 타고오르는 전율.. 몇초간 굳어서 가만앉아있으니


" 그....거........... 맛있...니? "


라면을 뚫어지게 보며 묻는다... 난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갑자기 목을 주욱 늘이더니 그 뜨거운 라면을 후룩후룩 먹기시작했다..

괴기스러운 광경에 숨이 턱막힐수밖에.. 개가 사료를 먹듯.. 긴 혀로 마구 휘저어대며 먹어댔다.

그리곤 말없이 스르륵 목을 집어넣곤 사라지는게 아닌가..


너무 무서워 뜬눈으로 그자리에 앉아서 밤을 새버렸다.. 냄비가 상당히 불쾌해보였다..











오늘도 온거같다... 머리카락이 삐죽선다.. 창문쪽은 보기도 싫었다.


" 그....거..... 맛..있니? "

고개를 끄덕였다.. 또 목을 길게 빼와선 허겁지겁 먹어대기시작했다..

아무생각없이 내 코앞에서 혀를 낼름대는 여자의 얼굴만 보고있었다.







그런지 일주일쯤.. 난 이제 두려움보단 호기심이 앞서기 시작했다.

라면을 안끓인적도 있었다. 그래도 그여자는 왔었다.

밤새 찢어질듯 울부짖는 바람에 잠을 못잤었다.

'차라리 라면하나 끓여주는게 낫겠다...'


이름을 물어본적이 있었는데, 그냥 묵묵부답 라면만 먹어대곤 가버렸다.



오늘은 라면이 다떨어져 짜파게티를 끓이게됐다 ㅡㅡ;; 이거 안뻇어먹으면 대성공이다..   냄새가 솔솔나니.. 창문에서 느껴지는 시선...또 그거 맛있냐고 물어보겠지?

" 그.....건..........맛있니...?"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수없지.





...



...





반응이 없다..? 오늘은 라면구출성공? 이상하게도 기분이 조금 좋아지는듯했다.

나는 계속 라면을 바라봤다. 언제먹나..



"먹어도 돼?"



응? 물어보기까지? 하지만 여기서 안됀다고 해버리면 또 밤새도록 울부짖을꺼니까.

또 고개를 끄덕였다.





































라면은 저기있다구...












































왜 내쪽으로 얼굴을 들이미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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