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에 대해 써 봤습니다..

비애리 작성일 07.09.08 0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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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사상의 밑바탕에는 모든 자연만물은 변화하기 마련이라는 굳은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고대인들이 보기에, 그리고 불과 이백년 전만 하더라도 변성(變性)은
자연과 생명의 실체 그 자체라고 받아들여졌죠.

곤충의 애벌레는 자라서 번데기가 되었다가 다시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고,
얼음은 녹아서 물이 되거나 수증기가 되어 사라집니다.
세상 만물이 이럴진데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바위와 산일지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씨가 자라서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듯이, 모든 물질이 태어나고 자라다가,
이윽고는 부패해서 사라지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 사상이 실생활에 적용된것은 이집트에서 입니다..
이집트에서도‘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Hermes Trismegistos)가 최초의 연금학을 만든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 즉 세 곱절이나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인물은
이집트에서도 매우 신비스러운 인물로 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3400년경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집트의 학문의 신 토트Thoth와 동일시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그가 36,000권이나 되는 연금술 서적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 인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연금술 대가이자 연금술의 원조로 숭배되는 인물이며,
정말로 36,000권의 저작을 남겼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의 저작이라고
저마다 주장하는 후대의 많은 연금술서적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는 각 사물마다 그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있고 이 에너지는
유동적이며 크게 불,바람,물,대지로 작용 한다고 했는데..
이는 후세의 연금학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
즉 이 인물은 연금술사들의 정신적인 시조가 된다고 할수 있습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는 기원전 3세기 이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헬레니즘 문화로 인해
이집트와 그리스 문화가 통합되면서 최초로 역사속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당시에 고대 이집트의 헬리오폴리스 사제들의 연금술적 지식들이 알렉산더의 대제국 속의
다양한 문화들을 만나게 되면서 서구 연금술의 뿌리를 형성하게 되죠.


하지만 중세시대인 9세기 경에 이르러 기독교의 유입으로 서구에서의 연금술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오히려 아랍세계권에서 꽃을 피우게 됩니다.

기독교가 서구를 지배한 중세시기에 그리스의 고전문화는 아이러니 하게도
서양보다는 서양 문화와 충돌이 심했던 아랍권에서 더 잘 보존이 되었으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 서양의 르네상스라는 것도 알고보면
아랍권에서 보존해온 그리스-로마의 고전문화가 다시 서구로 유입되면서 생겨난 거라고 볼수 있죠..


암튼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의 사상은 그리스의 자연 과학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스의 과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4원소설을 주창 했습니다..


그는 4원소설에서 모든 물질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네 원소들이 갖가지 비율로 결합하여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원소들을 조합하면 서로 다른 원소로 변할 수 있다고,
다시 말해 변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흙이 물로, 물이 공기로, 공기가 불로, 그리고 다시 불이 흙으로 서로 변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4원소 이전에 원초의 물질(에테르)이 있었는데
네 가지 성질(뜨거움, 차가움, 축축함, 건조함)이 이 원물질에 각인됨으로써
네 원소가 만들어졌으며, 각 원소는 이 성질을 바꿈으로서 다른 원소로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각 물질은 원초의 물질과 연관되는 특정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봤는데
그러므로 한 물질을 다른 물질로 바꾸기 위해서는 이 원초의 물질의 형상을 바꾸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것은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개념으로 연금술사들이 목표 역시 원초의 물질의
형상을 바꾸는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원자론을 알고 있는 현대인들이 보기에 황당해 보이는
이 4원소설과 원초 물질론은 연금술뿐만 아니라 이후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사상계 전반을 지배하던 이론이였습니다.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스승이며 연금술사이기도 했던 알베르투스 마그누스(1200~1280.독일의 스콜라 철학자이자 신학자,자연 과학자, 신플라톤주의적 사상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가미하여 이성과 신앙의 영역을 구별하였다).
도 "연금술은 이런 식으로, 즉 하나의 물질에서 그 속에 내재한 원초의 형상을 조종하여
원래의 물질의 특성을 파괴한 후에 다른 특정 형상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후 스위스 출신의 사상 최강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파라켈수스(Paracelsus, Philippus Aureolus, 1493.9.24~1541.11.10)
로 인해 연금술학은 발전을 하고 점점 사람들에게도 단순한 미신이 아닌 학문으로 인정 됩니다..



파라켈수스의 사상을 이어받은 연금술사들은 다른 모든 자연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금속들도 끊임없이 완전함을 향해서 나아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이 보기에는 금속이나 광물도 동물이나 식물처럼 자라나는 것이였습니다.


이 경우 광물을 키우는 것은 대지의 품이어서, 옛날 사람들은 광물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일정기간 광산을 폐쇄하기도 하였습니다.
연금술은 다만 자연에서 오랜 시간이 걸려야 일어날 일을 실험실에서 빨리 일어나도록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금속의 최종 진화 형태는 금이라고 믿었습니다..

14세기의 연금술사이자 아그리콜라 Argicola로 알려져 있는 요하임슈탈 광산의 시의인
게오르그 바우어(Gerog Bauer)는 자신의 저서인 야금술에 대하여(De Re Mtallica)에서


{금속 중에서 완벽함을 갖추고 그 성질에서 최고의 완전한 단계에 도달한 유일한 금속이 이른바 금이다.
나머지 다른 금속들은 모두 이 금으로 변화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 했습니다


이 금이 완전한 물질이라는 사상은 비단 유럽에만 있는게 아니였습니다..
중국의 위백양[魏伯陽, ?~?중국 후한 때의 철학자],은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 금반귀성(金返歸性)의 장에서,

{세상 만물은 불 속에 들어가면 모두 타게 마련이지만, 황금은 맹렬한 불 속에서도 그 빛깔이 선명한 광채를 잃지 않는다. 천지가 개벽한 이래 해와 달이 일찍이 그 광명을 잃은 일이 없듯이, 황금도 그 성질에서 절대 깨어지거나 부패하는 일이 없이 그 중후함을 잃지 않는다"}고 주장 했습니다..



하지만 연금술이 단순히 금을 만드는 학문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중세유럽을 비롯하여 여러 시대의 수많은 연금술사들이 물질적인 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건 사실이죠.
하지만 <철학자의 묵주>에서
"우리의 금은 흔히 말하는 금이 아니다"라고 선언하였듯이, 연금술은 금을 제조하는 데만 국한된 기술은 아니였습니다.
이 점에서 연금술(鍊金術)이라는 한자 용어는 적절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연금술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아랍, 중세유럽뿐 아니라 인도와 중국 등에서도 행해졌는데,
놀랍게도 그 시대적 지리적 차이를 넘어 많은 공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연금술사들은 자주 황색의 과정을 생략해버리긴 했지만,
연금술은 대체로 흑화와 백화, 황화, 적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연금술사 동 페르네티는 그의 연금술 사전에서 연금술의 처리과정을 하소와 응결, 응고, 용해, 소화, 증류, 승화, 석출, 밀랍, 발효, 증식, 사영 등의 열두 단계로 분류하여 놓았죠.



이런 연금술의 과정을 통해 모든 금속의 부모인 유황과 수은이 결합하여
이른바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이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이 현자의 돌은 붉거나 흰 가루로, 모든 금속을 금으로 변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만병통치약, 영생의 불사약이기도 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연금술사들이 얻고자 했던 것은 금 자체가 아니라 바로 이 현자의 돌이였죠.
현자의 돌을 얻기 위해 많은 연금술사들이 그들의 길지 않은 전 생애와 전 재산을 걸기도 하였습니다.

현자의 돌은 엘릭셔 또는 영약(靈藥), 만능약, 생명의 물, 아르카눔, 처녀의 젖 등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고대 인도의 연금술사들은 소마(Soma), 이슬람의 연금술사들은 라사야나(Rasayana)라고 불렀습니다.
때로는 그냥 간단히 파우더(Powder)나 돌(Stone)이라고도 불렸죠.



그런데 일반 화학상식에 따르면 유황과 수은이 만나 화학결합을 했을 때 얻어지는 건 황화수은(주사)입니다.
이것은 물론 현자의 돌이 될 수 없죠.
얼마나 많은 연금술사들이 수은과 유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알 수 없지만, 사실상 연금술사들의 수은과 유황은 통속적인 의미의 수은과 유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또는 '이상적인' 수은과 유황을 뜻했습니다.
파라켈수스는 엘릭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대 정령과 재 5의 힘인 신의 권한이 들어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연금술사들은 고도의 상징과 그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비밀언어를 만들어 사용하였는데,
그것을 비유적으로 '녹색언어', 또는 '새들의 말'이라 하였습니다.

새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일반 사람이 연금술서를 본다면 온갖 이해할 수 없고 해괴한 그림들로
가득 찬 쓸모 없는 책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유황은 왕이나 태양으로, 수은은 왕비나 달 또는 사자로 상징되었습니다.
수은과 유황의 결합은 왕과 왕비가 성적 결합을 하는 모습이나 함께 목욕하는 장면으로 나타내었으며,
토막 난 시체는 하소(산화)과정을, 손과 발이 잘린 섬뜩한 그림은 금속 원소의 응결과 응고과정을 표현한 것이죠.



연금술사들이 이렇게 모든 것을 의인화시켜 적극적이고 낭만적으로 표현한 것은 자연을 보는
그들의 관점과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즉 연금술사들은 금속과 광물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태어나서 자라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죽어가는 영혼과 감정을 가진 일종의 생명체로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화학반응은 금속과 여러 물질간의 생기론(生氣論)적인 상호작용으로 비쳤으며,
이 때문에 연금술 작업은 종종 농사를 짓는다거나 정원을 가꾸는 일에 비유되었습니다.



최고의 연금술사인 파라겔수스는 죽기전에 여려 논문을 발표 했는데 획기적인 의학 치료 부터,정령의 체계,현자의 돌과 인공 생명체인 호문클로스 제조법에 대해서도 적혀 있었다고 하고 지금도 수많은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중 엘릭서(현자의 돌) 제조법을 대충 보자면..

1-닉레드(흑화):연금술사가 제조한 제1물질에 생명력을 넣고 불의 정령을 불러 물질을 순화 시킨다..단 불의 정령을 생명력에 맞게 농축 시켜야 한다..

2-알베드(백화):흑화 시킨 제1물질에 열을 더 가해 에너지를 분리 시킨다..이때 제1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유황과 수은에 심령 에너지를 쏟아 넣어 융합 시킨다..

3-머큐리트(녹색사자):백화 시켜 생겨난 흰돌,현자의 수은에 정령을 불,물,바람,흙의 순서로 소환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령 순회를 12회정도 가한다..그후 순화 시킨 물질을 다시 산으로 가한후 용해 시키면 녹색이 된다..

4-엘릭서(현자의 돌):녹색 사자를 3년간 순화 하는데.정령의 힘으로는 더이상 순화가 불가능 하다..이때 경건하게 기도를 하여 5원소인 신의 기적을 소환해 게속 주입해야 빨간 물질이 완성 된다..이것이 엘릭서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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