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는 몸이 안좋거나 아플때는 꼭 자기방에서 귀신을 본다고 했습니다.
어느날, 늦은 밤에 군것질 거리를 사러 룸메와 함께
집앞 편의점에 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날따라 편의점 외엔 아무 가게도 열지 않아서
산속에 쳐박힌 그 거리는 정말 어두웠습니다.
가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식은땀이 흐르고 괜히 무서웠죠.
룸메는 특히 겁이 많아서 저랑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룸메를 놀려주고 싶어서
제가 봤던 귀신 이야기 등을 억지로 꺼내서 겁을 주고 있었습니다.
룸메는 덜덜 떨면서도 그만하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죠.
왜, 사람은 무서워도 꼭 보거나 듣잖아요 ^^;;
그 때 맞은편에서 왠 여자가 저희쪽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머리가 길고, 어두워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죠.
그 때, 룸메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 여자 보니까... 내가 본 귀신이 생각나...."
"뭐? 너 아플때 맨날 방에 나타난다는 귀신...?"
"응......."
"후아... 진짜든 가짜든 난 귀신보면 기절해버릴지도 몰라~"
"......."
룸메는 계속해서 이야길 하지않고
우린 점점 편의점에 가까워져 갔습니다.
편의점에 도착, 길이 밝아지고 룸메의 얼굴이 환하게 보였습니다.
그때 룸메가 이어서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 귀신... 정상이 아녔어"
"왜, 목이라도 잘려있었어?"
"아니.....얼굴이.........
얼굴이............
얼굴이 거꾸로였거든.........."
............
그 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한시간도 넘게 느껴진건
두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썰렁하네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