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밑글에도 언급되어진 토성의 위성 이아페투스 입니다..
지구를 제외한다면 태양계에서 가장 이상한 돌덩어리라고 할만한 것이 바로 이아페투스입니다. 토성의 위성들 중 세 번째로 커서 (반경 735km) 상당히 옛날부터 알려져 있던 천체입니다만, 두 가지 아주 기이한 특징이 있는데, 아직 제대로 설명이 안 되고 있습니다.
(1) 백과 흑
17세기의 천문학자 카시니가 처음 이아페투스를 발견했을 때 기이한 현상을 관측했습니다. 이 위성이 토성의 오른쪽에서는 보이는데 왼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죠. 이런 일이 가능한 유일한 논리적인 가설은, (지구의 달처럼) 위성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싱크로되어있으며, 위성이 공전하는 방향 쪽의 표면은 어둡고 그 반대 방향은 밝다는 것이었습니다. 보이저 2호의 근접 촬영으로 그 가설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위성의 공전 방향 쪽을 덮고 있는 어두운 부분은 마치 위성이 다크 초콜렛 가루 속을 뚫고 지나온 듯이 보이는데, (냠냠) 반사율(알베도)은 사실 0.03으로 거의 숯검댕만큼이나 어둡습니다. 반면에 위성의 "뒷면"과 극지방을 덮고 있는 밝은 쪽의 반사율은 0.5-0.6으로 엄청나게 밝은 편에 속합니다. 이아페투스가 언제 어떤 경위로 저 검댕을 저런 모양으로 뒤집어썼는지에 대해선 미심쩍은 가설들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2) "접합선" 산맥
이 글 맨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가장 신기한 특징은 극지방의 하얀 부분 보다는 호두 껍질처럼 보이게 만드는 선 부분일 겁니다. 그 선은 평균너비 약 20km, 평균높이 약 13km의 거대한 산맥인데, 거의 정확하게 행성의 적도를 가르고 있고, 어떤 부분은 능선이 세 줄로 나 있기도 합니다. 산맥 위로 크레이터가 숭숭 나 있는 모양새로 추산할 때 엄청나게 오래 전에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역시 확실한 가설이 없는 상태입니다.
음모론
이아페투스는 그 신기한 특징 때문에 음모론이 꽃피지 않을 수가 없는 천체입니다. 우연이겠지만 보이저 2호가 근접 촬영을 하기 한참 이전인 1968년에 발표된 아서 클라크의 소설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에는 원래 이아페투스에 모노리스가 서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영화의 무대는 목성 궤도입니다만..)
이런 사이트를 보면 신빙성은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이아페투스는 인공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탐사
최근 카시니-호이헨스 탐사선이 위성에 1,000 마일까지 근접해서 많은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아페투스는 공전 궤도도 좀 삐딱하고 이상하기 때문에 몇년 전부터 토성 궤도를 돌고 있는 카시니 탐사선도 이아페투스 근접은 이번 단 한 차례 밖에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자료가 잘 연구되어서 앞으로 이 괴이한 천체의 신비가 많이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사이트:
위키피디아: Iapetus (moon)
A Moon with a View
NASA 카시니-호이헨스 탐사선 홈페이지
참 태양계 내의 행성도 이렇게 신비스럽네요...하물며 이 넓은 우주를 알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