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필자가 중학교 2학년 때 겪었던 일이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고 날씨는 매우 좋았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다. 적당히 쌀쌀하고 또 맑고 시원한.
굉장히 좋은 날씨였기에 푹 잠을 잤던 것 같았다. 다만 왠 녀석이 나를 흔들어 깨우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빠, 오빠~!,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가야지!"
나른함을 느끼며,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앞을 보았다. 그리고 내 앞에는 한 자그마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내 몸 위에 걸터 앉아 나를 흔들어 꺠우고 있었다.
"알았어, 일어났다~."
하며 나른하게 말하는 나.
...
그런데 불연듯 한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나에게는... 동생이 없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꿈속에서 깨어났다.
'후우, 뭐야 꿈이었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때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뛰어들어오는 한 소녀.
"오빠, 오빠~!,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가야지!"
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때는 그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단지 10여년 동안 움직이며 살아온 이 몸에 배인 습관 때문일까? 나는 주섬주섬 교복을 꺼내입고 학교로 갔다.
저멀리 학교 교문이 보였다. 순간, '오늘은 일요일이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이 감각을 무엇이라고 하면 좋을까, 누구나 꿈은 꿔봤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다 그 꿈이 실제가 아니며 꿈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잠에서 깨어난다. 하지만 그 꿈속에 있는 동안은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인식 못하고 그냥 몸이 움직이지
않는가? 바로 내가 그랬다. 어쩄든 그렇게 해서 꿈에서 꺠어났다.
그리고 ... 다시금 열리는 문,
"오빠, 오빠~!,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가야지!"
"맞아, 학교 늦는다고!"
라고 외치며 여자아이 둘이 뛰어들어왔다. 그리고 앞서의 꿈이 반복되었다. 꿈은 계속해서 반복되어 나를 점점 학교로
인도했고, 학교의 교문에서, 운동장을 가로지르면서, 복도를 걸으면서, 그 때 마다 나는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꿈에서 깨어났고 그 때마다 이 여자아이들이 나타나 나를 다시 학교로 보낸다.
그리고...
"오빠, 오빠~!,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가야지!"
"맞아, 학교 늦는다고!"
정확히 7번 째 반복되는 꿈이었다. 지금의 나는 교실앞에 서 있다. 내 눈 앞에는 교실문이 보인다. 이 문을 열면 교탁이
있겠지... 그리고 그 문을 잡는 순간.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그것도 완전히.
나를 깨운 사람은 어머니였다. 시간은 오후 12시였다.
평소에 일찍 일어나던 아이가 대낮이 되도록 계속해서 잠만 자길래 흔들어 깨우신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꿈은 끝이 났다.
지금도 궁금한 것이 있다. 만일 어머니가 꺠우지 않으셨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대체 교실엔 무엇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