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 이지함의 중매..

비애리 작성일 08.02.04 13:08:56
댓글 2조회 3,197추천 6

토정 이지함의 조카이자 영의정 이산해가 사위 욕심이 있어
10살 난 딸아이의 약혼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괜챦은 상대를 찾지 못하다가  마침내 숙부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토정은 조카의 부탁을 받아 조카 사윗감을 찾아 전국을 돌아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길 거리에서 우연히 어느 이사를 하고 있는 가족을 보았습니다..

이사라지만 지게에다가 솥, 남비, 그릇을 몇 개 지우고 또 나이 어린
남자 아이마저 태운 것이 그지없이 초라했는데,
양반인 것은 틀림없으나 다 떨어진 의복에 초췌한 얼굴 모습만
보아도 그들이 몹시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토정은 지게에 얹힌 아이를 유심히 보고 또 보고는 멀찌감치서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얼마 후 그들이 어느 유복해 보이는 집으로 들어가는걸 본후 이산해를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아까의 가족 얘기를 한후 말하길,

"그집이 좀 가난하긴 하지만 그 아이가 장래 큰 인물이 될 것이니
곧 찾아가서 일찌감치 청혼을 하여 두어라."
하고 권하였죠.

숙부의 말을 들은 이산해가 그 집을 찾아가 그 가족을 만나길 청했습니다..

그 집주인은 그 가난한 가족의 친척으로 갑자기 손님이 찾아오자 놀랐지만
이산해랑 가족의 가장을 만나게 주선해 주었습니다..

이산해는 그에게 첫 인사를 한 후,
"실은 자제를 한 번 보고 싶어서 왔으니 불러 주시오."
하고 말하였습니다.

좀 있으려니까 이지함이 얘기한 그 아이가 나타났는데 예의 바르게 절을 한 다음
이산해 앞에 공손이 꿇어 앉는 모습이
어린 나이지만 절도 있고 힘차게 보였습니다..

그런 아이를 처음부터 자세히 살펴 본 이산해는 혼자 속으로,
'과연 숙부님의 말이 옳다.'
하고 탄복하였죠.

아이가 마음에 든 이산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아이와 자기 딸을 결혼을 제의 합니다...

갑작스런 청혼에 가족들은 어리둥절 했지만
아이들 나이가 어리니 일단 약혼을 하기로 시키고 크면 혼약을 시키기로 하죠..

이튿 날 이 산해는 이지함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숙부께서 말씀하신 대로 정혼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어느 때쯤 출세할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그러자  이지함이 대답하기를..

"지금 너의 나이보다 더 젊은 나이에 재상에 앉을 것이니 두고 보아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지함의 중매로 이산해가 사위로 맞는 소년은
후에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문익공 이덕형이며
나이 38세에 재상이 되었습니다..

비애리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