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 민족의 터줏신들..

비애리 작성일 08.02.18 1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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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 민족은 우리나라의 터줏신 같은 신앙이 존재 합니다..
다이 미노레스라는 터줏 신들은 상당수가 인간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며,
인간의 집에 기생하는 입장인데도 수호신처럼 떠받들여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집에 하나가 아니라 여러 정령이 붙어있음에도 그들은 다 나름대로의 대접을 받죠

 

다이 미노레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창세기 이후 빛의 신 벨로보그(Bielobog)와 암흑의 신 체르노보그(Tchernobog)가 오랜 기간 전쟁을 일으 킵니다..
이 싸룸을 종결 시키고 최고 신의 자리에 오른게 태양신 스바로그(Svarog)입니다..
이때  정령들중 일부가 반란을 일으켰고 최고신은 그 정령들을 지상으로 내던져 버렸습니다.


그중 숲이나 물 속에 떨어진 정령들은 반란을 일으켰던 때의 사악한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있지만,
사람들 근처 떨어진 정령들은 인간에게 호의를 품고 선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정령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도모보이'입니다.
슬라브의 정령중 가장 유명한 존재인 도모보이란 이름은  집이라는 의미의
'돔' 이라는 단어에서 유래 됬습니다 .
도모보이는 집의 신, 혹은 정령입니다.
도모보이는 인간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손바닥을 포함한 전신에 하얗고 부드러운 털이 나 있다고 합니다.
또 뿔이 있거나, 꼬리가 달려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설화도 있습니다.


인간처럼 남녀가 있고 결혼을 하지만 특이하게 태어날때는 노인이며 점점 어려저
아기가 되서 죽는다고 합니다.

도모보이는 변신에 능해 가축이나 건초 묶음 등의 모습을 취하기도 합니다.
단 변신한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상관 없지만,
본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매우 위험합니다.
그의 본 모습을 보는 것은 불행이 다가올 징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모보이의 목소리는 별 위험 없이 들을수 있다고 하는데
보통 도모보이의 목소리는 상냥하고 즐겁게 들려오지만,
우울하거나 성급한 말투로 들려오면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징조입니다.
도모보이는 집주인 가족 중 누군가가 죽게 되었을 때는 울음소리를 내어 알려준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도모보이는 매우 존경받는 정령으로, 슬라브 농민들은 그를 정식명칭으로 부르기를 꺼려한다고 합니다.
덕택에 그는 '할아버지', '집주인', '그것' 등의 여러 명칭으로 불립니다 ..
도모보이는 조상신 의 개념이 변화하여 생겼다고 하니
할아버지 라는 호칭으로 불리우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죠..

도모보이는 자신이 사는 집에 애착을 가지게 되면 떠나지 않고 그 집을 계속 수호해줍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선  농부가 새 통나무집을 지었을 때, 농부의 아내는
새 집에 들어가 살기 전에 빵 한조각을 떼어 난로 밑에 두고
도모보이가 빵에 꾀여 새 집에 들어와주기를 바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일단 새 집으로 들어온 도모보이는 난로 곁이나 입구 문턱 밑에 살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도모보이에게는 '도마니아' 혹은 '도모비하' 라고 불리우는 아내가 있는데 도모비하는 아름 답지만
지하실에 살며 절대로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거나,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모보이와 더불어 잘 알려진게 '드보르보이'입니다..
뜰이라는 의미를 가진 도보르라는 단어에서 나온 이름을 가진 그는 뜰의 정령으로.
가축들을 돌보아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축 우리 안에 암양의 털 약간과,
무언가 반짝이는 작은 물건,
한조각의 빵을 놓아두며 드보르보이의 비위를 맞춰준다고 합니다.

드보르보이는 하얀 털을 가진 동물들을 몹시 싫어해서 괴롭힙니다.
그러나 하얀 암탉은 전혀 드보르보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키키모라라는 정령이 암탉들을 보호해 주기 때문 입니다..


이 뜰의 정령은 종종 인간의 여자를 사랑하곤 하여 그에 관한 설화도 많습니다..

드보르보이 중 하나가 어느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어 오랫동안 함께 지냈는데
그는 아가씨의 머리카락을 땋아주고는 그것을 절대 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가씨가 나이를 먹어 서른 다섯이 되었을 때 그녀는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고,
혼례 전날 처음으로 그 땋은 머리를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가씨는 침대위에 드보르보이에게 목이 졸려 죽어있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이처럼 드보르보이는 도모보이에 비해 격렬한 성품을 가진 탓에,
인간들은 가끔 그를 강제로 진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뜰의 나무 울타리를 갈퀴로 찌르거나,
그가 싫어하는 하얀 동물의 가죽이나 죽은 까치 등을 던지면 된다고 합니다.



또 욕실을 지키는 '반니크라'는 정령이 있습니다..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지방에는 사우나 문화가 발달해서 가정집에도 여러명이
동시에 들어가 사용할수 있는 사우나실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욕실을 세번째로 사용하고 난 뒤, 네 번째로 욕실에 들어가는 것이 반니크 인데
이때 악마나 다른 정령들을 초대해 욕실에 함께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세번째로 목욕을 마친 사람은 기도를 하고 뜨거운 물을 받아두는 풍습이 있습니다..

반니크 역시 드보르보이 만큼이나 성격이 격합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나쁘게 대하지 않으면 해를 끼치지 않지만, 그를 위해 목욕물을 남겨두지 않거나
그가 목욕중일 때 귀찮게 한다면 화를 내어 욕실을 버리고 떠나 버립니다.
뿐만 아니라 반니크가 한창 목욕중일 때 불쑥 들어가거나 한다면
방해꾼의 몸에 펄펄 끓는 물을 끼얹거나 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이 욕실의 정령에게는 미래를 예견하는 힘이 있어, 그에게 미래를 물어볼수 있다고 합니다.
미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욕실 문을 열고서 등을 욕실쪽으로 돌리고 있으면
반니크가 그의 등에 손바닥을 살짝 대면 그에게는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톱으로 등을 찌르거나 할퀸다면 불길한 조짐이죠..


또 집에 있는 곡식창고는 '오빈니크'의 구역입니다.
곡식창고의 한 구석에서 살고있는 오빈니크는 털이 마구 헐크러진 커다란 검은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개처럼 짖으며 큰 입을 벌리고 사람처럼 웃기도 한다고 합니다.
오빈니크의 눈은 타오르는 숯불처럼 빛나고 있는데 이 눈을 본 사람은 장님이 된다고 합니다.
거두어들인 곡물을 지켜주는 정령이지만, 성격은 그리 좋다고만은 할수 없어서,
기분이 상하면 곡식창고에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이외에 여성의 모습을 한 '키키모라' 라는 정령이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 도모보이의 아내로 불리우기도 하는 키키모라는 수많은 설화에 등장하지만,
정확한 모습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개중 많이 묘사되는 것이 까마귀와 쥐를 합친 것 같은 외모에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린 모습이죠.


보통은 닭을 돌보는 일을 하지만, 간혹 근면하고 마음에 드는 주부를 만났을 때는
가사 일체를 거들어 주기도 합니다.
단 주부가 게으르면, 키키모라는 밤에 아이들을 부추겨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합니다.

사춘기때 오는 반항기도 키키모라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자녀들이
사춘기에 든 부모들은 키키모라를 달래기 위해서
귀금속을 닭장에 넣어 두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대장장이의 수호신인 크루기스, 마굿간을 돌보는 라타이니차,
가축을 수호하는 페세이아스,
도마뱀의 모습을 한 기보이티스, 집안을 관리하며 오븐에서 꺼낸 첫 빵을 받는 마테르가비아,
빵 반죽이 상하지 않도록 지키는 두그나이 등,
슬라브 설화에서의 정령들은 온 집안 구석구석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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