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필리핀에서 직장을 다니다 업무차 잠시 귀국한 지인을 만났습니다. 잠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필리핀에서 자신이 겪은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영혼을 믿지 않았었는데, 우연치않게 빙의가 된 필리핀 원주민 여성을 알게 되었고, 그 씌인 영혼과 몇 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혼은 자신이 일본인이라고 소개 하고 유창한 일본말을 했는데, 정작 그 원주민 여성은 영어도 할줄 모르는, 시골에 사는 순박하고 평범한 여성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건 지인이 일본에 몇 년간 살았던 적이 있어서 일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데, 들어보니 그 영혼이 쓰는 일본말은 정확한 오사카 사투리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지인은 실제 영혼이 빙의된 것이란 확신이 들었고, 빙의하게 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혼은 자신이 2차대전때 필리핀으로 왔던 일본군인이었고 자신의 뼈가 이곳 필리핀에 묻혀있는데, 그 뼈를 찾아서 자신의 고국인 일본으로 데려가, 장사지내주기를 간절히 원하더라고 합니다.
필리핀 평화의 탑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 2차대전때면 벌써 60년은 족히 되었을 텐데,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 자리를 맴도는 영혼이 있다는 것이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찌 그 일본군인뿐일까요.. 60여년전 그때, 이유도 모른채..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저 일본으로, 낯선 동남아로 끌려간 후, 강제노역을 하다가 고향을 그리며 사망했을 우리 동포들과... 우리 나라의 광복을 위해 산화해 갔을 꽃다운 독립군 투사분들..
동남아의 어느 깊은 산중.. 또 만주의 어느 황량한 벌판에 뼈가 묻힌 채, 아직도 광복된 고국에 돌아가기를 고대하며 애처로이 원혼으로 떠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게 되었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그 분들의 원혼이 헛되지 않기를.. 또 언젠가 그날이 오면.. 축복된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