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배고픈듯 작성일 08.09.21 14: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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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글터 가끔 몇번씩 글만 읽었었는데,

 

그다지 무섭진 않지만 나름 신기한 경험을 한번 올려봅니다.

 

당시 제가 고3때였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학교에 늦게가도 상관없었죠.

대부분은 학교에 안갔지만 저는 친구들과 학교 강당에서 농구를 하기 위해 학교에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무-진장 잠이 많아 특히 아침잠이 많았기에 언제나 늦잠을 잤었습니다.

항상 엄마께서 두세번씩 깨워주지 않으면 그대로 자버렸죠.

어쨌든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학교에 가야했습니다.

저는 수능이 끝났기에 9시쯤에 일어나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계셔서 두분다 8시가 되기전에 출근하셨고,

형은 당시 군대에 있었기때문에 저를 깨워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또 늦잠자버릴까봐 엄청나게 걱정하셨고,

저는 엄마께 9시에 전화로 꼭꼭 깨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엄마께서는 제가 전화로는 못 일어날 것 같다고 못마땅해하셨지만 어쨌든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되고- 저는 아무것도 모른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일어나. 9시야."

저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알았어. 일어날거야. 좀만 자고"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옆으로 돌아누웠죠.

"일어나아~~ 빨리~ 9시야"

그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고,

저는 "알았어~ 좀만 아! 잠깐만!!"하고
괜히 신경질내며 돌아누웠습니다.

"빨리일어나!! 9시라고 9시!! 네가 9시에 깨워달라며!!"

목소리는 보채는 듯이 들려왔습니다.

저는 신경질내며 한마디 해주려고 했지만,

목소리를 들어보니 갸냘픈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그때-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제가 태어나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였습니다.

게다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집엔 저 혼자였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누군가 있을리도 없었죠.

시계를 보니 9시 00분 7초정도를 막 지나고 있었습니다.

 

몇초후 전화기가 울렸고, 엄마께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께서는 전화하기도 전에 제가 일어난 것을

매우 깜짝 놀라하시며 어떻게 일어났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별거 아니라고 하며 학교에 갔었습니다.

 

그 목소리의 정체는 무엇인지 아직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내 나름대로 뇌에서 만들어낸 환청 혹은 알 수 없는

무의식중에 만들어낸 꿈의 일종이라고 결정을 지어버렸죠.

 

하지만 처음 목소리가 들렸던게 정각 9시 00분 00초였다면..

 

살짝 소름끼치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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