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특성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

  필자는 항상 봐오던 귀신이 있다. 귀신이라 지칭하기에는 뭔가 께름칙하기도 한데,

이유는 그 귀신이 그다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느낌이라는데에 있다.

귀신을 보는 주기는 약 4개월이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기억에는 항상 4개월 정도마다

한번씩 귀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귀신을 보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도 할말이 없다. 어쩌겠는가? 그저 나오니 나는 볼 수 밖에.

어제가 바로 그날이었나 보다. 확실히 난 4개월전쯤에 귀신을 본 기억이 있으니

이런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하고있는 일의 프로젝트가 완료가 더뎌져서 며칠간 밤을 샜더니 몸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일요일의 달콤한 휴식도 빼앗긴채 월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할일은 아직 남아있고 여기서 긴장풀고 확 누워버리면 못일어날것 같았지만,

밤을 많이 새보신분들은 알것이다. 등이 뻑적지근해지면서 접힐듯한 통증...

결국 육체가 정신을 이겨버리고 그대로 잠을 청해버렸다.

  "가위눌림" 이라는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 누적된 피로와

풀어진 정신은 가위가 찾아오기에 최적이었을것이다.

머릿속 깊이 삐 --------하는 고주파음이 들린다고 느낀순간 사지가 뻣뻣히 굳어간다.

아.. 가위눌렸구나. 뭐 상관없나.  어차피 쉬려고 누운것이니..

그렇게 생각하고 억지로 잠을 청하려 하는순간, 가슴부분이 묵직 해진다.

몽롱한 정신으로 위를 쳐다보니 그녀가 내 가슴에 앉아있다.

영화 주온을 보신분이라면 계단으로 사마귀 걷듯이 기어오는 귀신을 보았을것이다.

굳이 묘사는 하지않겠다. 그것과 비슷하다 보면 된다.

가위가 든 상태에서는 기절도 못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을때(4개월전에 같은귀신을 봤을때는 기절했었다)

그녀가 내 귀에 얼굴을 들이대고 뭐라뭐라 한다.

'.........!!!'

알아들을듯 말듯, 마치 fm 라디오의 그것처럼 지직대는 잡음이라 느끼는순간, 가위에서 풀려났다.

뭐라고 한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나질않는다.

시계를 보니 집에 온지 30분도 지나지 않았다. 꽤 지난것 같았는데. 잠깐 바람이나 쐴까.

집근처의 편의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달린다.

..

.

편의점을 가기위해서는 길을 건너야 하지만 횡단보도는 200미터나 더가야 나온다.

편의점은 그 전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필자는 항상 무단횡단을 했다.

그날도 좌우를 잘살피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순간,

옆에서 택시가 튀어온다.

뭐라 생각할 틈도 택시가 자전거 뒷바퀴를 강하게 치고간다.

뭔가 공중에서 돈것도 같고, 세상이 좀 뒤짚힌다 느낀순간, 어느새 난 아스팔트에 넘어져 있었다.

그래도 정신은 있었는지 벌떡 일어나 차가 안오나 확인하니 택시기사가 나와 욕하는게 보인다.

뭐라뭐라 하는것 같기는 한데 경황은 없고..그저 죄송하다 하고 넘겼다.

아 비몽사몽하다 죽을뻔했구나.

새로산 구두는 가죽이 벗겨지고 손은 까져 피가나고, 괜스레 자조적인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죽는거보다 낫지.

다시 편의점을 향하는길, 전화가 울린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셧다고.

다행이 큰병은 아닌것이다.

통화를 하고나니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  ... 이거 꼬이는 날이구나..또 무슨일이 있기전에

집에 가서 쉬자...라고 마음을 먹는순간 불현듯 기억이 떠올랐다.

' 자전거 타지마 '

조금전 그녀가 한말이었다.

그녀는 수호령일까. 문득 심란해져 짱공유에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