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 보면 피식 하지만 그땐 왜그리 무서운지..
그날도 훈련하다가 달빛이 아주 밝은 날이었습니다.
훈련하다 죽어서 같이죽은 후임과 사하지점(죽어서 모여 대기하는곳)으로 가는길..
후임이 저한테 무서운 얘기를 해줬습니다.
자기가 어제 꿈을 꿨는데 하얀 저승사자가 나와서 저있는데 물으면 대답하지 마라는둥..
검은 저승사자한테는 안가르쳐주고 다시 하얀저승사자한테 가르쳐주니까 검은 저승사자였다는둥..
알고보니 인터넷에도 올라왔던 그런 글이더군요..버전 바꿔가면서 올라온..
근데 전 그걸 모르고 그때 엄청 무서웠습니다..나쁜새끼..
그러면서 사하지점에 도착했습니다.
그때가 가을인데 강원도는 춥습니다..ㅠㅠ
그래서 우리소대 사하지점은 바로 폐가였습니다.
우리부대가 훈련장으로 넓은 공간을 사버려서 거기 살고있던 주민들은 다 그곳을 떠나 폐가가 군데 군데 있었죠.
머 흉가처럼 흉흉한 분위기가 나는건아니고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주택인데 벽지 다뜯고 창문 전구 콘센트 다 뜯고 문도 없는 시멘트 벽만 남아있는집이죠.
그나마 지붕은 있으니 천만다행..
바람도 막아주니 더 욱더 굿굿~
그곳에 창문은 비닐로 막고 사하지점으로 쓰고있었죠..
그렇게 후임이랑 둘이 얘기를 하다가 훈련으로 지친몸이라 그런지 눈이막 감기더라구요..
잠이와서 판쵸우의 깔고 누웠습니다..춥더군요..잠이 안와서 뒤척이다 보니 후임도 추운지 못자더라구요.
그럼 등맞대고 자면 따듯할거같아서 등을 맞대니 따뜻~한게 잠이 잘오더군요.
그렇게 잠이들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내용이 아까 후임이 얘기한 저승사자가 저를 *듯이 쫒아오는겁니다.
너무 놀란저는 완전 무장 상태였는데 달리면서 장비를 다 벗어던지고 냅다 도망쳤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공포심에 도망치다 저승사자 손에 닿는 순간 제몸이 오른쪽손가락부터 점점 돌처럼 굳어가는겁니다!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 무던히 애를 썼지만 점점 굳어가더군요.
그러다 눈동자만 뒤룩거리며 저승사자의 살벌한 미소를 보는순간 잠이깨어 눈을 떴습니다.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이려 하는 순간..맙소사...몸이 안암직이는 겁니다!
방에 창문으로 달빛만 들어오고..말도 안나와서 욱욱 거리는데 누가 제 목을 덥썩잡는겁니다.
놀라서 발버둥 치는데 들려오는 목소리..
"00상병님 괜찮으심까~"
아..........그렇구나..
저 그날 입돌아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