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군대얘기..

SFC매냐 작성일 10.05.24 06: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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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때가 2004년 2월이었다.적응하지 못 할 것만 같던 훈련들이 익숙해질 무렵..어느덧 훈련 3주차에 접어들어 슈루탄 훈련이 내일로 다가왔다.(그당시 훈련 프로그램은 3주차에 수류탄 투척이었음)솔직히 기대반 긴장반으로 약간 흥분되는 기분이었다.그래서인지 잠을 자려 해도 잠이 오질 않고 한참을 뒤척이다 가까스로 잠이 들었다.
무슨 꿈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다만 기억나는 것은 마치 검은 땅이 나를 삼키는 것 같은 기분..내몸이 허공에 떠서 아랫도리가 조여지는 느낌..그다음 내몸이 텅 빈 것 같은 이상한 감각..뭐가 뭔지 몰라 불안에 떨다 잠이 깼던 것 같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잠도 오지않아 기상시간보다 5분먼저 동기들을 깨워 여유있는 아침을 맞이했다.아침에 구보하고 체조하고 밥먹고..이제 수류탄을 던지러 가는 줄 알았는데 제식훈련을 한다..초반부터 지겹게 한 제식훈련인데 그 내용마저 다를게 없다..그렇게 하루를 보낸뒤 2주가 지난 5주차가 되어서야 수류탄을 던질 수 있었다.
도와주는 조교..개중에 그나마 호봉이 된다고 금장벨트를 차서 눈이부셔얼굴도 잘 못보고 수류탄을 건네받는데 이상하게 손을 떨고 있다..간부도 사람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 별 어려움없이 훈련을 마쳤다.
퇴소하기 전날 담당훈련조교가 날 따로 불러 내일 신교대에서 훈련을 잘한 사람이 받는상을 받게 되었다고 얘기해주며 수류탄 훈련이 미뤄진 이유를 말해주었다.
우리가 훈련받기 전날 우리와 비슷한 기수 다른 연대였나 중대였나 기억이 잘안나지만.암튼 수류탄 훈련이 있었다고 한다.그런데 훈련을 받던 신병 중 하나가 상의 안쪽으로 수류탄을 집어넣어 자살을 한것이다.그래서 흙과 살점이 온사방에 튀고 그 신병의 시체는 사람이 대자로 누워있는 걸생각하면 이마아래부터 허벅지까지 원모양으로 구멍이 난듯 가운데 얼굴, 몸통, 허벅지, 팔뚝부분이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고 한다.그래서 5주차에 하게되었다고..
어쩐지 참호에 쌓아놓은 벽돌이 새로 깨끗이 패인트 칠이 되어있더라.수류탄을 건네준 간부는 손을 달달 떨며 건네준거고..
갑자기 새벽에 생각이 난다.뭐 상관이 있겠냐만은 우리가 수류탄 하기 전날 밤에 꾼 꿈..평소에 가위나 악몽을 꾸는 일이 거의없는 내가 그날 딱맞춰 꿈을 꾸다니찜찜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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