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포천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말이 철의 삼각 지대이지 삼각형 중에서도 맨 뒤쪽이라 널널한 군생활을 했죠....게다가 운전병이라....ㅎ
저희는 운전병인데도 중대 자체가 운전병이 반절이 넘기 때문에 야간 초소 근무를 섰습니다. 게다가 전 유압크레인 병이라
지원이나 작업이 없으면 정비고에서 농땡이만 피워서 맨날 근무를 섰죠...ㅠㅠ
제가 병장 3호봉 때 일겁니다 11월말인데도 포천도 철원 못지 않게 춥거든요....
방한장비를 착용하고 아들(후임) 내미랑 근무를 나갔었드랬죠. 머 사주경계 이런거 해 본적도 없습니다.
걍 총 끓어 안고 초소 구석에 짱박혀서 웅크리고 자는거죠...ㅎㅎㅎ
그런데 02~03년 (제가 01군번 이거든요....^^) 군대 있어 보신분들 알겠지만, 수방사 총기 피탈 사건 때문에 한참 시끄러웠죠. 근무 수칙도 늘어나고 화기(라이터 성냥) 들고 나가면 바로 정신교육 입소 이랬으니까요.
그날도 후임 근무 세우고 새벽 3시에 투입되서 3시 반쯤에 잠이 들었던거 같습니다.
근데 이게 꿈인지 아니면 제가 본건지 정확치가 않은데요... 전부텀 초소에 민무늬 입은 목 없는 군인이 돌아 댕긴다고 했었거든요...(이건 제가 이등병 때부텀 들었지만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걍 잊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실컷 졸고(추워서 비몽사몽에 비비느라고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있는데 초소위쪽 (타이어 같은거 쌓아논 초소 거든요 시멘트가 아니고...)타이어 맨 위칸에 민무늬 입은 군바리가 있는 겁니다. 머 군복입은 다리랑 군화 밖엔 보이진 않았습니다만...들려오는 말이 "불 좀 줘~"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벌떡 일어 났지요. 뭔가 이상해서 꿈인가...실눈 뜨고 본건가 하면서 건빵 주머닐 뒤지는데 라이터가 있는 겁니다. 후임도 제 반대쪽에 기대고 서서 처 주무시고 계시드라고요...이 '쉐퀴가 아들이라고 잘해 줬드만 일병 쪼가리가 군기가 빠졌구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 한 10미터 점쯤에서 불빛이 보이다가 휙 사라지는 겁니다. 저는 잽싸게 라이터 철책 밖으로 집어 던지고 암구어를 외쳤습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다방~다방~" 그때 사대방에서 "례지" 하더군요. 그러더니 *쉬 켜지고 후임 어리버리 잠 깨서 사주경계 하는 척 하고 저는 "충성 근무중 이상 무!!" 라고 외 쳤습니다. 옆 중대 정비관 이더군요...평소 친해서 소지품 검사는 안 하겠지 하는데 뜬금없이 소지품 꺼내 이러는 겁니다. 평소 친분도 있고해서 "장사 한두번 하십니까 정비관님~" 이랬습니다...(제가 군대를 23살에가서 그때 정비관이랑 동갑 이었거든요...사회 나가서 친구 먹자고 그리 졸라 되드만 그날은 왠지 근엄한 표정을 짓더 라구요...ㅡㅡㅋ) 머 이미 라이터는 철책 밖에서 나뭇잎 사이에 묻혀 버렸으니 암것도 나올게 없거든요... 가면서 옆중대 정비관이 하는 얘기가...(저희는 중대가 5개 모여있는 여단 이었 거든요...) "다른 중대 쉐리들은 다 꼬바리에 라이터 가지고 있어서 니가 그러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해서..." 말하고 가더라구요... ㅋ
머 그래서 기양 저양 넘어 갔던거 같습니다. 다음날 연병장엔 전날 저랑 동 시간대에 근무 서던 다른중대 아자씨들 겁나게 연병장 기고 있더라구요...ㅎㅎㅎ
암튼 고마운 민무늬 귀신 입니다.
다음엔 이 귀신 2탄 올려 드릴께요...이 귀신 덕분에 휴가 갔던 일화가 한번 있거든요....
딱 두번 봤네요 이 귀신...
근데 저도 한번 다리 보구 얼굴 보려고 올려다 봤는데 초소위에 천막 때문인지 아니면 진자 얼굴이 없는건지...시커멓 더라구요...가슴 위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