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STAFF 작성일 09.07.27 11: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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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에게 외롭지 말라며 자주 사주신 인형들...
나는 그 어린 시절 습관적으로 사주신 인형들이 싫어서 사주는 인형들마다 부러뜨리고 낙서하고 해체하고 길가에 개한테 던져서 물어뜯기게 하는 놀이를 좋아했다.
그런 나에게 친구가 생길리는 없겠지... 오늘도 "가지고" 놀기 쉬운 인형들을 여러개 사주셨다.

 

"주연아 엄마가 항상 미안해.. 그래도 이 인형이랑 잘 놀고 있어야해?"

"............."

"그럼 엄마는 갈께"

"............"

 

항상 뻔한 말로 달래는척 하면서 엄마인척 하는게 나는 정말 싫다.
오늘은 어떻게 놀아볼까 생각을 하던 도중... 그렇지... 어제 길에서 줏은 "라이터"가 있었구나..
인형들도 추우실텐데 따뜻하게 해줘야지...
이 인형 머리카락이 긴게 잘 타겠군..

 

"저 애가 그 애라며?"

"그래 학교도 작년에 그만뒀잖아"

"왜??"

"학교에서 어떤 애가 가지고 있던 인형이 도난 당했는데..."

"아 그거 쟤가 한거야?"

"그건 잘 모르겠는데 거의 확실하다고 하던데?"

"나중에 찾아서 보니까 다 해체되어 있고.."

"인형 주인은 너무 놀래서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다가 전학 갔다고도 하고 잘 모르지만.."

"그리고 쟤 말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그런거로 흐지부지 된 일이지.."

"그렇구나.. 어디 가나본데.. 우리 쳐다보는거 같기도 하다 빨리가자 무섭다"

 


저 교복 입은 애들만 보면 쉴새없이 들려오는 말들......
인형 훔친거 쟤 맞지? 쟤 말도 못하는 벙어리래..
그 인형은 내가 한게 아닌데.. 물론 할려고 마음 먹었으면 당장에 했겠지..
그런 이유도 붙어서 여러가지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솔직히 난 친구도 사귀고 싶었지만.. 아니다 지금은 빨리 이 인형들을 태워버려야지..


이 창고... 이런 괴기스러운 내가 봐도 조금은 무서운 창고..
으슥한 분위기로 거의 사람이 없고 인형 "가지고 놀기"엔 딱이다.
밤에 불량한 학생들이 자주와서 문제가 되고 있기에.. 곧 없어진다고 한다.
오늘은 내 손에 의한 재미가 없겠는걸.. 빨리 따뜻하게 해줘야지...

 

"철컹!!"

"이봐 박사장 누구 있는거 아니야?"

"이 시간에 누가 있겠어요? 그리고 문 닫는 소리가 이리도 큰데.."

"하긴.. 근데 박사장 이 창고 아깝지 않아? 그래도 예전엔 이 창고로 돈좀 많이 벌었잖아?"

"다 옛날 일이지요.. 그 일만 없었어도...."

"그 일? 무슨 일?"

"제가 이 창고에 가구도 보관하고 가전제품도 보관하고 여러가지 했잖습니까?"

"그렇지 그게 왜?"

"근데 어느날 인형을 어마어마하게 보관하는 일이 있었죠.."

"아 근데 양아치놈들 여러명이 부탄가스에 본드하다가 어느놈이 담배를 피었나봅니다"

"아!! 박사장 그게 그 일이었어?"

"예.. 그래서 엄청나게 손해보고.. 결국 항의 엄청 쏟아져서 결국 이 창고도 폐쇄하고..."

"막막합니다 이제.."

"근데 박사장 이 창고 나무로 만든거 아니야?"

"네 이상하게 철로 만든거 보다 더 튼튼하던데요"

"불이 났다며? 그럼 창고도 불에 타야 정상일텐데"

"그러게요.. 이제 제 창고도 아닌데 타던지 말던지 모르겠습니다"

"뭐 됐고 술이나 한잔 하자고"

 


밖에서 누군가 창고를 닫아버렸다... 솔직히 겁이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스릴도 느껴지기도 한다.
엄마가 일하다 없어진 날 알고 엄청 찾겠지..하하하 잘됐어
좋아.. 따뜻하게 해줄께 인형들아...
라이터에 불이 잘 안켜지는군... 좀 돼라....... 치익~~


좋아... 머리부터 태워버리면 잘 타겠지...
하하하하 너무 잘타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
근데 인형 얼굴은 왜 안타지..?? 이상하네 뭐지???
불이 나는데도 왜..... 이렇게 추운거야.....


허억....허억.... 너무 추워... 불길이 쎄지면 쎄질수록 너무 추워져......
이건 말도 안돼.... 인형이..... 인형이...... 웃잖아!?
분명 아까는..... 불길에 의해서 일그러진 표정이겠지......
이상해..... 너무 이상해.... 날 노려보는거 같아...


몸 전체가 다 타고 없는데.... 얼굴만이 나를 계속 보는거지.....??
제발 그만...!!! 불 끌테니까 제발 그만.....!!!!
나는 필사적으로 내가 입었던 겉 옷을 벗어서 불을 꺼버렸다..
뭔가 이 창고는 말도 안되는 일이 있는거 같아.. 빨리 나를 찾아줘........ 엄마...


불을 꺼도 너무 추워.....나 이대로 죽는걸까..... 안되 이 인형들을 태워서라도 난 살꺼야!
이번엔 전부 동시에 태워야겠어....
역시 불길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아까보단 따뜻하다..하하
근데 나는 언제 찾아줄까.... 이젠 배가 고파진다....


인형들도 전부 다 태웠으니.... 이제 다시 나는 혼자가 되었어....
갑자기 눈물이 난다.... 학교 다닐때 좀더 잘할껄 하는 생각이 들고.....
가만 생각해보니까 엄마는 항상 나를 웃는 얼굴로 대해줬어....
그런데 나는 인형만 받아 들어서는.... 내가 무슨짓을 한걸까.....


"씨익.. 이젠 니가 타야할 차례야 주연아"

"그래 당연하지 여기 타버린 인형만 몇갠줄 아니 주연아?"

"셀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는 니가 되는거야 주연아"

"그래 그니까 가만히 있어 주연아"

 

이...이 무슨!? 하지마!! 내 옷에 불 붙이지마~!! 안돼...!!
인형이 말을 하면서 내 인형에 불을..... 절대로 싫어 안돼......!!
으아악~!!

 

 

 

 

"저기 주연이 어머님?"

"아 박사장님! 제가 부탁한 일 잘 하셨나요?"

"네 주연이 창고에 잘 가뒀습니다.."

"아 고마워요 박사장님"

"이 날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박사장님 이젠 우리가 행복할 차례네요"

"주연이는 환상속에서 잘 얼어죽었겠지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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