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살고 있던 마을 어귀엔 흉가가 한채 있었다.
2층 아파트 같은 건물로, 콘크리트 벽이 너덜 너덜해질 정도로 오래된 곳이었다.
유리도 대개 금이 가 있고, 회칠도 군데 군데 벗겨져 그야말로 흉가라 할만한 곳이었다
근처 마을 사람들도, 그 흉험한 모습에 낮에도 가까이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담력 시험의 일환으로 그 흉가에 갔다와야만 했다.
조금 꺼름칙 했지만 당시 시간이 한낮이었기에, 나와 친구는 건물 2층까지 올라가 내부를 탐색해 보기로 했다.
외부나 1층에선 그다지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러다 2층에 올라가 복도를 둘러보던 중 2층 방문 중 하나에
글귀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친구랑 같이 근처에 다가가 확인해 봤더니, 문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 나는 이 방에 있어」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선 나는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방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약간 어두침침한 방안으로 들어섰다. 몇 발자국 걸었을까, 어느 새 우리 앞을 벽이 가로 막았다.
낙담한 나는 그냥 돌아가려다가 벽에 적힌 또 다른 글귀를 보게 된다.
「 나는 옆 방에 있어」
조금 무서워졌지만, 글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보았다.
조금 좁은 복도 양측으로 방이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벽엔
「머리는 이쪽, 몸은 이쪽」
친구는 이걸 본 순간, 큰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하지만 오기가 생긴 나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그리고 용기를 내소 오른쪽 방문을 열어 보았다.
방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있는 거라곤 내 맞은 편 벽에 크게 적혀 있는 글자와 화살표
「 내 몸은 이 아래 있어」
화살표를 따라 바닥을 보자 거기엔
「뒤돌아 보지마, 이방으로 내머리가 오고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