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대부도로 이제 다신 놀러가지 않아요...(2부)

반냐바라뮈 작성일 09.11.20 02: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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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러니까 땅만 보면서 걷는거죠.

 

한손엔 랜턴을.. 한손엔 어망을 들고서 말이죠... 그 어망도 이상하게 어두운색이더라구요..

 

전 그당시 어린마음에 그냥 밤인데 어두운옷에 어망도 어두우니까 이상한 사람이다 라고만 생각했죠.

 

엄니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으셨구요..

 

더욱이 젤 이상했던것은...

 

 

 

 

 

 

한여름.. 이제 두번 다신 대부도로 가지 않아요...(2부)

 

 

그분..... 제가 키가 작은터라 그 분의 얼굴을 대각선으로나마 살짝 올려다 봤는데요...

 

...... 음... 솔직히 그땐 정말 어려서 몰랐던거 같아요...  그당시 기억만은 생생하기에

 

몇년이 지난 후에도 그때일 생각하면 흠칫흠칫해요... 흠흠..

 

그래서.. 그분 얼굴이... 어땠냐하면.... 그....... 제일 기억나는게, 눈이었어요.

 

눈요... 꼭 스머프에 나오는 가가멜 아시죠? 삐죽턱에 눈은 찢어지고 근데.. 찢어진 눈은

 

눈이었는데... 무척이나 컸어요... 그왜 ~ 눈 부라리는 상태로.... 그상태로 눈한번 깜짝

 

안하시고 그렇게 걸어가시더라구요..... 한손에 든 *시는 팔이 걸어가면 앞뒤로 흔들리잖아요?

 

그 흔들림에 맞춰서 불빛이 앞뒤로 흐느적 흐느적 바닥을 비췄다, 앞을 비췄다 하면서요...

 

어린나이에도 무언가 찝찝하더라구요... 꼭, 이렇게 아무일없이 지나치다가 어느순간

 

돌변해서 확~~~ 하고 달려들어 해꼬지 할껏만 같더라구요...  거기다 간 방향이 텐트쪽이다보니

 

어무이는 몰라도 전, 무쟈게 신경을 썼죠.... 허나.... 그때당시의 저는 아직 애였답니다..;;;

 

하... 잠시 분위기를 개선할겸, 이야기를 좀 환기시킬께요.

 


 

아무튼 엄니랑 저는 썰물 (썰물때 물이 그렇게 길게 빠질줄 몰랐어요. 한도끝도없이 물이 빠지더라구요. 밤이라 몰라서

 

그럴수도 있었겠지요.. 그떄당시엔 중학생이었으니 거리감각이 성인인 지금과 틀렸을수도 있구요.)

 

인 바다쪽으로 대각선으로 쭉쭉 걸어가다가, 가도가도 보이는거라곤, 자욱한 어둠뿐이라,

 

그냥 다시 대각선으로 백사장쪽으로 갔지요..

(진행방향이 ↗↘ 바닷가쪽 갔다가 다시 백사장쪽으로, 다시 텐트 올때는 ← 이렇게 왔지요)

 

그 왜 저번화에 이야기했던, 노래방있고 술파는곳 있고 한 그쪽으로요.

 

쩝... 갔지만, 뭐 엄니나 저나 돈 안가지고 그냥 바람쐬러 나온거에 뭔 돈이 있었겠습니까..

 

그냥 아~ 사람많네~~ 역시 여름이라 물가가 비싸구만~~ 이러면서 다시 텐트로 왔지요..

 

텐트 앞으로 오니, 아까 텐트에서 나올때 켜 두었던 촛불은 이미 꺼져있었어요.

 

그냥 뭐 그런갑다. 왜냐? 여름이니까 ~~  라고 대수롭지 않게, 좀 많이 걸은데다, 모기가 텐트로 들어가면 그날밤 저희식구

 

잠은 다 잔거라, 얼른 들어가서 전 뻗었지요. 시체모드....

 

그때가 한 9시 넘어서니까... 제가 뻗은시간이 한 9시 반쯤 되었을꺼에요.

 

아... 지금까지 읽으시면서 에이~~ 뭐야~ 아까만난 그사람이 귀신이었네~~ 라고 하시는분들!!

 

........... 이제 시작입니다.....

 

솔직히 지금 쓰면서도 오싹오싹하네요..... 옆에 어머니께선 안주무시고 스탠드 등 켜놓고 독서하시면서

 

넌 그때 그야기 뭐 좋다고 글로 쓰냐고 버럭하시네요 '-';;;

 


 

흠흠... 계속 이어나갈께요.

 

전 흠냐흠냐 거리면서 옆집에 세일러문 부르고, 천사소녀 네티 주제가 부르고 하는 옆집

 

제 나이또래의 중딩여자애들과 함께, 꼬꼬마 동산에서 노는 꿈을 꾸었더라지요.... 헐..

 

그런데, 어느순간 몸이 흔들~ 흔들~하더니 꿈에서 깼지요..

 

보니까, 어머니가 절 꺠우시는 거였어요..

 

아우~~ 내가 아무리 자면 누가 엎어가도 모르는 사람이라지만, 그리 강하게 부르시며 깨우시니..

 

그래서 대뜸 앙칼진 목소리로, 왜요 엄마!! 했더니..

 

어머니께선, 무척이나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저한테 말씀하시는거에요..

 

" 얘 빈아, 너어... 텐트 저거 문열고 얼굴만 내밀어서 밖에 좀 보고 와라.." 하시는 겁니다~

 

ㅡㅡ;;;;;; 아니 이게 무슨 신나락 까먹는 소립니까?

 

하도 얼이 빠져 있는 저에게 어머니는 자꾸 재촉하시는거에요. 빨리 나가서 보고오라고...

 

이 황당한 시추에이션.. (다른사람도 아니고 저희 어머니가!!!!)에 저는 이상한 대답을

 

하고 말았지요....

 

" 네에~~ 근데 엄마 지금 몇시에요? "    ㅡㅡ' 잠이 덜깼다 봅니다..

 

그와중에 엄니와 저의 목소리에 어느덧 깨신듯, 아부지께서 제 의문에 답해주셨습니다.

 

"음.. 지금 열시 조금 넘었다" 하시고선,  "아이~ 거 뭐가 조용하다 그래~ 열시 반이면 잘때 됐지 뭐"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 저는 그냥 얼굴만 내밀고 오라는 말씀을 듣지않고 그냥

 

텐트 지퍼 쥐이이익~~~ 하고 열고 밖으로 나갔어요.

 

나가자마자 아까 텐트밖으로 더워서 산책나올때랑은 다른 느낌.. 음.. 바람이라고 할까요?

 

민소매 나시티였는데, 순식간에 닭살이 쭈욱~~ 하고 돋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팔짱을 끼고, 텐트 주변을 휘윅~~ 하고 둘러보는데........

 

......둘러보는데........... 둘러봤는데.....

 

....................!!!  그 넓은 바닷가에..............

 

......................................

 

...................................

 

......저희집 텐트만 있습디다....

 

 

 

하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머릿속에서 영화속에나 나오는 그 적색경보가 삐용삐용하고

 

울리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아까 그 제가 약 1시간전쯤 잠들기 전에 옆집에서 막 노래부르고

 

했던 텐트있는곳을 가보니까, 정말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텐트는 온데간데 없고,

 

초저녁에 저녁먹을때 옆집에서 페인트통 뚜껑날린거에 장작넣고 미니 캠프파이어 하고 있었는데,

 

그건, 이미 불이 다 꺼져서 연기조차 아니, 희미한 열조차 안나올 정도로 싸늘하게 식어있더라구요..

 

불때우던 페인트통마저도..

 

얼른 텐트 뒤.. 그러니까 언덕 위에있는 저희집 차를 봤는데.. 역시....

 

백사장 따라서 길게 쭈욱~~ 있던 언덕위에도 저희집 차 말고는 없더라구요... 하하하....

 

하하.....  orz ....   혹시나.. 아니 정말 혹시나 싶어서, 백사장을 주욱 봤는데도...

 

.....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구요.... 그 넓은... 그 깜깜한 바닷가에... 아직 10시 반밖에

 

안됬는데....... 저희집 텐트만 덩그러니....

 

하아... 그때의 감정은 정말.. 복잡미묘해서 글로는 못풀겠습니다.....

 

저는 얼른 텐트로 뛰어들어가서 외쳤죠. "엄마, 아빠!!! 집에가야되요!"

 

제가 이말 외치자마자, 두분은 약속이나 한듯이, 얼른 텐트밖으로 나오셨습니다.

 

그리곤, 정말, 텐트를 군대에서 준비태세때 군장싸듯이 접고 뿐지르고 해서

 

차 트렁크에 쑤셔놓고는 바람처럼 달렸습니다...

 

하아.. 그 넓은 바닷가에 차가 저희집만 있으니, 커브든 후진이든 무쟈게 빨리 되더군요.

 

그순간 표정변화가 없으신 경상도 싸나이신 저희 아버진 무슨생각이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저는 바라는게 오직 딱하나였죠... 여기서 무조건 나가서 자야된다고, 여기서 자면 안된다고..

 

........ 그렇게 차를 끌고 나와, 그 마을 어귀쯤(?)인가 24시간 하는 구멍가게가 있더라구요.

 

그 구멍가게 옆엔 방이 연결되어있는데, 문이 반쯤 열려있고, 마을 어르신들이 그곳에서

 

웃고 시끌벅적하게 술을 드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과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그리곤 아버지께서 그 아주머니 한분을 붙잡고 물어보셨습니다.

 

"아~ 저 아줌마~~ 여기 대부도, 사람 많이 안옵니까?"

 

아주머니께선, 무슨소리냐는듯 멀뚱히 쳐다만 보셨지요.

 

"아니~ 우리가족이 여기서 자려고 하는데, 저녁먹고 잠깐 눈붙였다가 일어나니까 하하, 우리가족밖에 없지 뭡니까?

 

다른여행온 가족은 언제 다 갔대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아주머니께선, 저희가족을 무척이나 신기한듯 쳐다보시더군요...

 

그러더니 대뜸 "아유~~ 이양반들!! 거기서 잘생각을 했어?? 모르고 오셨나 보네~~"  이러시는겁니다..

 

솔직히 기분 살짝 나빴죠... ㅡㅡ^ 아니 뭐 그런거 알고 와야하나 싶었거든요.

 

그러자, 그 안쪽에서 술한잔 하시던 어르신들이 우르르 나와서 저희가족을 무슨 동물원 우리안에 동물 보듯, 저희가족이

 

탄 차를 다들 흘끔흘끔 보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시더군요.

 

"달랑 가족이 와서 자려고 했대~~" "아유~ 저기가 어떤덴데~"

 

그리고는 그중에 나이 많이들어보이시는 할아버지께서 대표로 아버지께 말씀해주시더군요.

 

"아~ 아는사람들은 여기서 안자요. 저기 귀신 많이 나오는데에요. 귀신 본 사람만 수두룩해!~"

 

그리고 부연설명인즉, 6.25때인가 하여튼 전쟁때, 폭격피하다가 바다에 빠져서 돌아가신 분들이

 

수두룩하다네요...  그리고 귀신나온다, 사람이 죽는다 소리가 나니까, 여름 한창일때도, 아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안자고 그냥 낮에만 놀다가, 초저녁되면 다 집으로 돌아간다고....

 

아예~ 그렇군요. 저희는 큰일날 뻔한거군요.. 하하 ........라고 말했겟습니까?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저희가족은 정말 홀린듯이 달렸습니다.

 

근데... 지금도 그곳이 어딘지 생각은 나지 않네요.. 그저 그때 11시쯤 되는 시간부터

 

그냥 시골길을 달렸습니다.

 

보이는거라곤, 차에 헤드라이트로 보이는 도로가 전부.... 옆은 전부, 밀대가 자라있었고,

 

옆도, 뒤도 아무것도 안보이는 길을 저희가족은 새벽 4시까지 그저 무작정 달렸습니다.

 

그때당시, 어머니는 무서우시다고 조수석에 타시고, 전 혼자 뒷자석에 탔는데, 차마

 

뒤를 보거나 옆을 못보겠더군요... 그저 한손은 운전석 시트에 한손은 조수석 시트에

 

손 꽉 붙잡고 무조건 앞만봤어요.....

 

........그렇게 새벽 4시 넘어서까지달려서... 고속도로 초입인가, 주유소 근처였나, 새벽 5시쯤에

 

저희가족은 가로수 불빛 밑에서 차 세워두고 잤습니다.

 

어두운데선 도저히 못 주무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부모님 두분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저희가족은 10여년이 조금 안된 지금까지,

 

절대, 네버, 무슨일 있어도, 인천 쪽 안갑니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자시고 간에, 인천쪽

 

특히 대부도, 제부도 티비에서 여름 바캉스 어쩌고 하면 채널 돌립니다 ㅡㅡ

 

저역시 학교를 시흥시 정왕동에 다니느라, 지하철 타고가다 깜빡 졸면 오이도에서 내리긴 하지만

 

갈생각 아직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이면 10년이 넘을듯 하는데.... 한번.... 그때 그곳이 어디쯤이었는지 찾아가 보고 싶기도 하네요.

 


 

............이상으로 저희가족이 왜 대부도로 안가는지에 대해 경험담이었습니다..

 

아!!!! 지금 시간이 새벽 2시네요.. 어머니는 주무셨지만,

 

제가 글쓴거 보시면서, 소름끼친다고, 그리고 그때 제가 어려서 몰랐던 사실들을 이야기해주시더군요..

 

하지만, 지금 제가 쓴 글에서 첨부는 시키지 않았어요...  제가 글쓰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자꾸 옆에서 "그때~~ 니가 몰랐는데, 이런게 있었다. 이런게 이상했다. " 라고 자꾸 소스를 주시는겁니다! ㅠㅜ

 

그래서 에라~ 첨부터 다시쓸까 하다가, 일단, 어린시절 제 시점에서 겪은 이야기로 올려봅니다.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낮에 어머니와 잠시 정리를 한 후에, 추가적인 부분들을 3화로 올릴께요.

 

음.. 그럼 이런 늦은시간까지 무겔을 지키시는 여러 회원님들, 편안한 밤 되세요 ^^

 


원하시는 분들이 잇다면, 3화 올리고요, 아니라면, 저희 어머니가 처녀시절.. 즉 중학생때

 

이야기를 올릴께요... 이게 영화화되야 하는건데...크으.. ㅎㅎ

 

아무튼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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