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대별로 꼭 몇명씩은 자살 사건이 잇다르곤 하는데요.
제가 오늘 써볼 이야기는 자살 사건과 그와 연관된 몇가지 사건들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제대한 지 3여년의 시간이 지났네요.
2004년도에 전 갓 소위로 임관해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포병이었구요 연대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대는 동원사단
그리고 4개 대대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한개 대대의 건물이 2층식 건물로 1층에는 수송부가 들어가 있었고,
2층에는 우리 포병대대가 들어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은 근무하고 있는데 수송부 이병 한명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화장실에서 군화끈으로 목을 메어 자살을 했다는데, 지나가던 같은부대 후임이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이병은 아마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가정형편도 어렵고 게다가 대학도 못가서 꽤나 돈을 벌기가 힘들었나봐요.
그래서 힘들게 살다가 군대를 들어왔는데, 군에서도 잘 적응을 못하고 하여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그 아이가 좋아했던 건 친한 몇명의 아이들과 어울려서 하는 농구 정도 였다고 하네요.
그 당시 군에서는 자살방지 교육도 많이 하곤 했었죠. 그만큼 어찌보면 자살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그 사건 역시도 그냥 잊혀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있고 얼마 후 부터 야간 근무자들이 수송부 앞 농구장에서 새벽 즈음에 그 병사가 혼자서 농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몇몇 근무자들의 입에서 나왔던 소리였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격한 인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병사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버린 듯 했습니다.
간부들은 그런 소문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안쓰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상황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연대 상황장교는 새벽 시간대에 4개 대대와 각 초소와 위병소를 모두 돌게 되어있습니다.
그 당시 시간이 새벽 2:00 였습니다. 2:00~4:00 순찰 이었기 때문에 2시 30분쯤 출발 했지요.
밖을 나왔을때 날씨는 한마디로 축축하고 습했던 날이었습니다.
밤안개가 잔뜩 끼어있었거든요.
차례차례 순찰을 돌면서 순찰코스에 놓여진 장부에 싸인을 하며 코스별로 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송부와 대대건물이 같이 들어가 있는 2층 건물 옆을 걸어갈 때였습니다.
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앞을보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왼쪽 시선 끝에 뭔가가 희끗거리며 보이는겁니다.
사람의 시야가 대략 270도 정도 되나요? 그 시야각의 끄트머리에 뭔가가 보이는 겁니다.
안개가 자욱한 사이로 어떤 형체가 희끗거리며 보이기에 슬쩍 고개를 돌려서 봤지요.
누군가 수송부 농구장에서 주황색 츄리닝을 입고 혼자서 농구를 하고 있더군요.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고 밤에 주황색 옷이라 정확히 보이진 않지만 누군가 슛을 쏘고 있는것 같아 보이더군요
저는 '대체 저놈 뭐야' 생각하다 생각이 났죠
지금은 새벽 2시가 넘었다는 걸...
군대 다녀오신분들은 아실겁니다. 밤 10시 이후로 유동병력은 없죠... 전원 통제인데 이시간에 농구를 ?
그 순간 애들 사이에서 떠 도는 그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 순간 온 몸이 굳는데, 발길이 잘 안떨어지더라구요. 소리는 안쪽으로 기어들어가고 다리에 힘이 빠지더군요..
무슨 소리라도 질러보려고 했지만 성대에도 힘이 빠졌는지 소리가 안나더라구요.
그대로 멍하니 몇초간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신이 들었죠.
그 쪽을 최대한 쳐다보지 않고 앞으로 계속 걸었습니다. 앞쪽으로 걸어가면 얼마 안있어 위병소입니다.
계속 걸어갔습니다. 식은땀이 흐르고 겁은 나는데 뒤를 돌아볼 용기는 안나더군요.
위병소 까지 가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위병소에 싸인을 하고 다시 돌아올때 보니 농구장은 비어 있었습니다.
이 일이 있고나서 전 귀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인정하게 되었죠.
그런데 귀신의 존재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하게 됩니다.
그건 그 대대(수송부 위의)에 어떤 이병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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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긴 얘기는 아닌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