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발생한 사건(2)

무한한창의성 작성일 10.05.29 11: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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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온 이병은 수송부 위쪽에 있는 포병부대에 배치가 되었습니다, 연대 인사과에서 배치받아서 대대로 내려갔죠 

 

 

저도 지나치면서 한번 쓱 봤는데 그냥 좀 우울한 분위기 풍기는 놈이구나 정도 생각밖에 안들었죠.

 

 

사실 이병 들어와봤자 자세히 보지도 않습니다. 저랑 연관된 업무도 아니고 연대에서 참모업무 하느라 병력들을 직접 다루지도 않았으니 신병이라고 해봤자 그닥 신경도 안썼지요.

 

 

그런데 이놈이 대대 들어가자 마자 소란을 피운것이었습니다.

 

 

내무실 배치를 받았는데 한사코 내무실을 안들어가겠다고 포대장실로 와서 다른 내무실로 바꿔 달라고 했던 겁니다.

 

 

뭐 군대 갔다온분들 아시겠지만 신병이 첨으로 부대 와서 그런말 절대 못하죠...(요즘엔 민주화 됐다해서 좀 바꼈으려나?)

 

 

애들은 다들 이게 돌았나 싶어서 쳐다봤고, 간부들은 데리고 와서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었죠.

 

 

그런데 우물 쭈물 이야기를 안하는 겁니다.

 

 

근데 절대 이유는 설명안하면서도 그 내무실은 못들어가겠다고 하도 그러니 일단 임시로 바로 옆 내무실로 배정을 해줬습니다.

 

 

그날밤 상황근무서고 있던 제 후임녀석이 신병상담 명목으로 그녀석을 불러냈습니다.

 

 

아까 왜그랬는지 물어봤었죠.

 

그런데 애가 도통 말을 안하더랩니다. 어르고 달래서 말을 시켜봤답니다.

 

 

애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병 말이 아까 내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전체 시야의 오른쪽에 뭔가 이상한 형상이 있더랍니다.

 

 

뭔가 싶어 고개는 못돌리고 시선만 집중 시켜봤는데, 관물대 위에 소 머리를 한 시커먼 남자가 걸터 앉아 있더래는 겁니다.

 

 

그래서 직감적으로 저건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짐승인지 인간인지 모를 형상의 것이 서서히 자기한테로 고개를 돌리더라는 겁니다.

 

 

자기도 그 형상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 형상 역시 눈을 마주치려는 찰나 그 이병은 내무실을 박차고 나온거였습니다.

 

 

 

 

첨엔 제 후임 녀석도 반신반의 했지요.

 

 

그런게 어딨냐? ㅋㅋㅋ

 

 

그러면서 웃으면서 장난으로 물어봤답니다.

 

 

 

 

 

'너 귀신이라도 보냐?'

 

 

'.......네'

 

'.......'

 

 

 

 

 

 

그래서 이놈이 날 가지고 장난치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병 표정이 장난이 아니어 보였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즈음 제 후임 녀석도 머리가 약간 쭈삣쭈삣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병이 봤다던 그 관물대 자리가 유명한 자리였던거죠.

 

 

그 자리에서 자면 여름에 자더라도 몸이 오싹하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고 찌뿌둥해서 상병장들은 모두 피하는 자리였습니다.

 

 

새로오는 신병들에게나 그 자리가 주어지고 짬이 되면 다들 피하는 그런 자리였던거죠. 

 

 

그래서 다시 진지 하게 물어봤댑니다.

 

 

 

 

 

'정말 보여?'

 

 

 

'네....'

 

 

'그럼 여기 포대장실에도 지금 귀신있냐?'

 

 

 

'아닙니다'

 

 

 

 

그때부터 제 후임녀석은 재미가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 봤댑니다. 물어보니 그 이병 어머니께서 무당집을 하고 계셨는데,

 

 

신을 안 받으려고 버티다 버티다 군대를 오게 된거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이 건물 전체에 또 다른 귀신이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그 이병 하는 말이 더 가관인게 혹시 얼마전에 여기서 누가 죽지 않았느냐고 그러더랍니다.

 

 

1층에 지금 한명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 사람 죽은지 얼마 안된거 같다고...

 

 

 

당연히 제 후임 녀석도 그 수송부중에 한명 죽은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부대배치 받고 온지 하루밖에 안된 녀석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참 신기해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해줬답니다. 그러면서 인상착의를 물어봤는데, 너무나 그 아이에 대해서 똑같이 묘사를 하더랩니다.

 

 

그래서 더 물어봤지요. 물어보니 그 죽은 병사가 무슨 이유에선지 이곳을 못 떠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이래저래 형편도 어렵고 살아갈 희망도 없고 해서 자살한 것 같은데 한이 좀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찌됐건 그날 이후로 그 소문은 삽시간에 다 퍼졌고, 그 자리 역시 모두들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온하게 몇일이 지났지요.

 

 

그런데 사건은 제가 연대 근무를 서고 그 제 후임녀석이 대대 상황 근무를 설때 발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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