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1 추석때 겪은 실화 입니다.
그때 당시 아버지 께서 회사일로 바쁘시던 터라 추석만 보내고
새벽에 급히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저희 친할아버지 댁이 워낙
깊은 산골에 있었던 지라 흙이랑 풀로 덮여 있는 비포장길이 많았습니다.
글구 길도 좁아서 차 한대 지나가기 버거운 실정이었죠.
잠깐만 핸들을 돌려도 옆에 있는 논두렁에 빠지기 쉽상이었습니다.
그런 길을 아버지는 졸린 눈을 비벼가며 줄담배를 피시면서 운전을 하고 계셨고
어머니 께서는 제사 음식을 준비하시느라 피곤 하셨는지 일찍 주무시고 계셨고
형은 이어폰을 꽂은채 음악을 들으며 자고 있었습니다.저는 잠이 올락 말락한 상태에서
조용히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그렇게 한창 가고 있었는데 아버지 께서 급브레이크를
밟으셨 습니다.그탓에 저와 형은 튕겨져서 앞좌석에 이마를 쌔게 부딪혔죠.
어머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시면서 아버지께 뭔일이냐고 물었습니다.그러자 아버지가
곡괭이를 든 어떤 남자가 우리 차 쪽으로 뛰어오길래 급브레이크를 밟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이 차에 치인건 아니냐며 물으셨고 아버지는 일단 그 사람이 차에 치이지는
않았다고 하셨습니다.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사람이 어떻게 됬는지 밖에 나가셔서 찾아 보셨는데
사람은 커녕 곡괭이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차에 타셨죠.정말 아버지가 피곤해서 헛것을
보셨나 보다 하고 어머니는 다시 주무셨고 형은 이어폰을 꽂고 잠을 잤습니다.저는 급브레이크를
밟은 탓에 너무 놀라서 눈만 멀뚱멀뚱 뜬채로 앞만 보고 있었죠.또 한창을 가고 있는데
저희 차 헤드라이트 불빛 너머로 어떤 사람이 터벅 터벅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맘속으로 이 새벽에 저렇게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나 라며 그 사람만 보고 있었는데
점점 가까워질 수록 불빛 너머로 그 사람이 자세히 보였습니다.밀집 모자를 푹 눌러쓰고
목에 수건을 두룬채 오른쪽 어깨엔 곡괭이 하나를 걸치고 있었죠.이내 그 사람이 저희 차 쪽으로
막 뛰어왔고 아버지는 또 한번 놀라셔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분명 저도 봤고 아버지도 봤죠.
어머니는 또 뭔일이냐며 화를 내셨고 아버지는 아까 그 사람이 우리차 쪽으로 달려 오길래
브레이크를 밟으셨다고 했습니다.어머니는 아버지가 너무 피곤하셔서 자꾸 헛것을 보는것 같다면서
할아버지댁 에서 자다가 아침이 되면 가자고 했습니다.저희는 차를 돌려 다시 할아버지댁으로 가서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그렇게 아침이 밝고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아버지가 할아버지 한테 새벽에 있었던 일이
찜찜 하셨는지 요근래 마을에 안좋은일이 있었냐며 물으셨습니다.그러자 할아버지가 이 말을 하려고 했는데
잊고 계셨다며 말을 하셨습니다.이야기는 이렇습니다.2~3개월전 옆 마을에 살고 있던 50대
아저씨가 있었는데 농사일로 새벽에 그 비포장 길을 걸어가고 계시다가 그만 차에 치어 숨을
거두셨다고 했습니다.사고를 낸 차도 좁은길에 피할 겨를도 없이 사고를 낸것이었죠.그일이 있은후
저희 할아버지 친구분께서 옆마을 잔치에 놀러가셔서 밤 늦게 까지 약주를 하시고 자전거를 타며
그 비포장 길을 가고 계셨답니다.그렇게 술기운에 만취해서 가고 계셨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할아버지 친구분 쪽으로 성큼 성큼 달려 오시길래 피하려고 자전거 핸들을 돌리셨다가 그만
논두렁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셨다고 했습니다.이 얘기를 하시려고 했는데 그만 잊고 계셔서
저희가 떠날때 조심하라는 말을 못하셨다는 겁니다.그 얘기를 들으니 새벽에 봤던 그 농부가
정말 사람인지 귀신인지 헷갈리더라구요...한동안 그 농부귀신(?)이 비포장 길에 자주 출몰해서 새벽에 비포장길을
돌아다니는 마을 사람들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지금은 좀 잠잠 했는지 잘 안나타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