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복무때 겪은 다섯번쨰 이야기 "지하 보일러실에서 들리는 비명"

df341fa 작성일 12.01.04 1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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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저녁에 쓸려고 하니 아침 일찍부터 공부를 하고 오는지라 피곤에 쩔어서 글이 막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맑은 정신으로 아침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글을 쓸떄마다 문득 문득 드는생각이 읽으시는 분들이 "이거 픽션아냐?"라는 걱정이 들더군요. 약간의 픽션도 들어 가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으로 봤을때 전혀 흥미 의주의 픽션글이 아님을 말씀드림니다. 또 이야기 하다 보면 상경때 이야기가 나오고 일경때 이야기가 나오고 막 뒤죽박죽이 될수도 있습니다. 수위 조절을 하다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쓸 이야기는 제가 상경때 겪은 이야기 입니다. 불침번은 아니고요 후반 당직이라고 중대 순찰및 행정반 업무 입니다. 보통 1시부터 아침 9시 까지 근무를 서게 됩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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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08년 여름이였습니다. 출동이 잠잠 했던지라 중대내 근무는 전부 정상으로 돌아 가고 있었죠. 상경부터 후반당직을 서게 되는데 저 또한 당직을 서게 되었죠. 업무는 간단 했습니다. 행정반 에서 전화 받고 순찰표쓰고 불침번 관리 하고 새벽에 상황일지 지방청에 팩스 넣어주고 그게 전부 였습니다. 보통 당직은 2명이 서는데 대게 친한 사람들끼리 섭니다. 그래야지 당직이 편하거든요. 돌아가면서 중대 순찰하고 순찰표에 자기 이름쓰고 불침번들한테 귀신 나온다면서 골려 주고 그렇게 그날도 당직 근무가 편하게 흘러 가는줄 알았습니다. 보일러실을 지나다가 그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요.

 

보통 2시간 간격으로 순찰을 도는데 순찰표가 총 8개가 있습니다. 위경소에 하나 무기고에 하나 창고옆에 하나 2소대옆에 하나 뭐 이런식으로 중대 구석구석 있기때문에 정말 인간들이 안자고 뻘짓 하다가는 저한테 다 걸리게 되어 있죠.

 

제 후임이 한번 근무를 돌고 와서 다음은 저였습니다. 후레쉬를 들고(불침번은 후레쉬가 없고 당직만 있습니다. 특권이죠) 중대 순찰표를 쓰러 갔습니다. 보일러실은 무기고와 창고 사이에 있습니다. 저는 무기고에 순찰표에 이름을 쓰고 창고쪽으로 설레 설레 걸어 가는데 불침번 서던 세끼가 보일러실 앞에서 굳어 있는겁니다.

 

전 뻘짓하다 나한테 걸려서 저러는가 싶어서 "서라는 근무는 안서고 거기서 뭐하냐?" 라고 말하니 저를 빤히 쳐다 보고는 입술을 바르르 떠는 겁니다. 전 "고참이 쳐 물어 보면 관등성명 부터 나오는게 정상아닌가? 니가 잠이 덜깼구나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쯧쯧쯧.."하면서 다가가니 (참고로 보일러실은 지하기때문에 계단으로 내려 가야 합니다) 다짜고짜 보일러실에 들어 가봐야 한다는 겁니다.

 

"어휴.... 이 미친 새끼 잠겨 있는데 어떻게 들어 가냐?" "정상경님 저안에 뭐가 있는거 같습니다." "고양이나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겟지" "여름에 보일러가 왜 돌아 갑니까?" 살짝 열이 받더군요. 안그래도 중대에서 불침번이나 당직근무 서는 날이면 이상한걸 보거나 가끔 불침번 서는 새끼들이 미친소리를 해서 무서워 죽겠는데 이놈 마져 그러니 제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분명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보일러실에 누군가 있는게 분명합니다." "어휴.... 그 비명 소리가 왜 나한테는 안들리냐? 그리고 이때까지 내가 중대 짬밥만 1년이상먹었는데 난 그런 소리 전혀 못들었거든요. 잠이 덜깨서 그런거면 조용히 짱박혀서 잠이나 주무시던가!!!"

 

잠겨 있는 보일러실에 비명소리라... 전 무서운 마음에 이렇게 소리 치고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가려는데 제뒤로 들리는 소리.. "꺄아아악"

그소리에 전 듣고 불침번을 쨰려보면서. "썅 이건 또 뭐야? 너 미쳤냐? 야밤에 소대원들 다 깨울일 있냐?"

 

그리고 불침번이"제가 들었던 소리가 이겁니다...." 소름이 확 돋더군요.. 분명 바람소리는 아니였고.. 그래서 무서운 마음에 불침번을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후임을 행정반에 앉혀놓고 불침번 교대 시간끝날때까지 순찰을 안시켰죠. 그냥 일지만 15분 간격으로 써라고 하고.

 

불침번이 교대하고 인수인계를 받은 불침번 섰던 얘가 분명 뭐가 있다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소대로 올라가는 겁니다.  

 전 다음 불침번한테 보일러 실 지나가다가 이상한 소리 들리면 즉시 나한테 말하라고 지시를 하고 행정반에서 대기하고 있었죠.

 

 근데 시간이 지나도 이놈이 불침번 일지를 쓰려 안오는 겁니다. 그래서 '어디서 쳐 짜빠져서 졸고 있는거 아냐?' 생각해서 후레쉬를 또 들고 짱박히기좋은 장소인 2층 쇼파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예상과 달리 불침번이 없는겁니다. 근데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보일러실?' 바로 보일러실 앞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보일러실 앞에서 기절해 있는게 아닙니까?

 

일단 무서운걸 떠나서 불침번 이인간이 죽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다행이 숨은 쉬더군요...'명줄 하나는 더럽게 긴새끼...' 속으로 욕하고 옆에 수돗가에서 손으로 물을 떠서 얼굴에 부었습니다. 그러니 일어 나더군요. 그리고 하는말 "보일러실에 뭐가 있다고.." "아 미친 너 전 불침번 한테 내 엿먹이라고 하디?" 전 왠지 모르는 불안감에 욕을 해댔죠.

 

그러고 나서 찜찜한 마음에 행정반으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다음은 같이 당직을 서던 후임이 순찰표 쓰러갈 시간인 겁니다.

 

 뭔가 마음에 걸려서 후임 대신 제가 쓰러간다고 했죠 (행정반에 반드시 한명은 있어야 되기 떄문에) 그리고 빨리 순찰표를 다쓰고 보일러실 문틈 사이로 뭔가 보이는가 후레쉬로 비쳐 봤는데 아무것도 없는겁니다. 그떄 무슨 마음이였는지 안으로 들어 가봐야 겠다라는 생각에 행정반에서 쇼파에서 새우잠을 자시던 부관님 한테 "부관님 저 보일러실좀 들어 가봐야 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니 부관님도 잠에 취하셔서 원래 주면 안되는 열쇠 꾸러미를 주시더라구요. (무기고 열쇠도 있는 열쇠 꾸러미)

 

전 후임한테 "혹시 30분 동안 내가 안오면 보일러실쪽에 한번 와봐라" 라고 말을 했죠.. 근데 행정반에 한명은 반드시 있어야 함으로 후임이 못나오는거나 마찬가지였죠.

 

보일러실에는 큰 자물쇠 한개만 잠겨 있습니다. 열쇠도 찾기가 쉽더군요. 따고 후레쉬로 이리저리 살피면서 들어 가니 계단이 꽤 많더군요... 그리고 풍겨오는 휘발유 냄새. 휘발유통도 보일러실에 보관 하더라구요. 그리고 뭐 바람이 들어 올만한 곳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데 도통 바람이 들어 올만한 곳이 없는겁니다.

 

지하니깐 창문이 있을턱이 없고. 아 헛걸 들었나 싶어서 올라 갈려고 계단쪽에 후레쉬로 이리저리 살폈는데 벽쪽에 이런글이 쓰여 있는겁니다.

 

 여기서 죽는자 여기에 머물 것이다. 라는 글요 나참.... 누가 이런 글을 썻는지.. 소름이 쏴아악 여기 더 있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계단을 찾아 올라 가려는데 계단에 걸려서 넘어 진겁니다. 후레쉬는 다시 바닥에 떨어지고. 그리고 후레쉬를 주을려고 잡는 동시에 무심코 후레쉬가 비추는 곳을 쳐다보니 보일러 사이로 보급슬리퍼를 신은 발이 있는겁니다. 발만... 하얀발. 차마 위로는 못보겠고 후레쉬 냅다 주어 들고 계단을 올라 가는데 어찌나 그 길이 멀게만 느껴 지는지...

보일러실 다시 잠굴 생각도 못하고 행정반으로 냄다 뛰어 왔죠... 그리고 그 다음날

 

부관님이 중대를 도시다가 열려있는 보일러실이랑 열쇠꾸러미를 발견 하시고.. 후반 당직 서던 저희를 불러 내시고 누가 그랬냐고 물으 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다고 하니... 몰래 거기는 왜 들어 가냐고 막 뭐라 하시는겁니다.

 

저야.... 비명 소리가 들려서 들어 가봤는데.... 보일러 사이로 햐얀 발이 있더라 말을 하니 부관님이 미쳤다면서 자기가 열쇠 꾸러미 준거는 기억 못하시고... 영창을 보냈겟다니 뭐라고 하시는겁니다. 전 진짜 본거 맞다고 들어 가보자고 하니 부관님이랑 당직 서던 후임이랑 저랑 들어 갔죠... 아침이니 괜찮겠다 싶어서 들어 갔는데 어제 그 싸늘함은 그대로 있더군요. 후레쉬로 벽면을 보니 그 낙서는 그대로 있는겁니다. 이런 저런 말을 하고 불침번도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하니 불침번들까지 다깨워서 확인을 하시더군요...

 

덕분에 불침번 꺠우는 고참으로 낚인이 찍혓죠... 다행이 영창은 안갔지만 자체 훈련은 일주일간 받았어야만 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보일러 실이 원래 안잠겨져 있었는데 거기서 하도 구타가혹행위가 많아지고 급기야 자살하는 대원 까지 발생하니 잠굴수 밖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아직도 의문인게 그 낙서는 누가 한걸까요? 그리고 그 하얀발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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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 졌네요. 역시 저녁에 쓰는것보다 아침에 쓰는 글이 더 깔끔한거 같네요. 긴글 읽으신다고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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