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복무때 겪은 두번쨰 이야기 "발자국 소리"

df341fa 작성일 11.12.31 19: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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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글을 쓰게 됐네요. 글쓰는게 은근히 재밋더라구요. 특히 무서운 이야기니깐요

 

 이번에 할 이야기는 그닥 무섭지는 않습니다... 그떄 당시야 저는 오줌 지릴뻔 했지만요...

 

 각설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 가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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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시위가 한창이던 여름이였죠. 그날도 역시 아침부터 초저녁 까지 시위진압을 나갔다가 들어 오던지라 모든 중대원들이 피곤해 있을때였죠. 참고로 저는 2소대 였습니다.

 

그날 따라 각 소대 마다 시위 현장에 배치 되는데가 달라서 2소대와 3소대는 현관을 지키고 1소대는 교통 지원을 나갔습니다.

 

 근데 그날 따라 1소대 대원들이 무슨이유인지는 몰라도 다소 늦게 중대로 복귀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2,3소대 본부 소대만 점호를 취하고 취침에 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고 있는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겁니다. 내무반 관물대가 2층 짜리 였고 저는 그 당시 2층에 관물대를 이용 하고 있었습니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내려와 1소대를 지나서 화장실로 향했죠 원래 1소대로 지나가면 안되고 2소대 왼쪽 출입문을 이용해서 132532436790845.jpg
1층으로 내려가서 식당을 가로질러 1층 화장실을 이용 해야 했죠(짬이 안됐으니깐요)

 

 밤에는 1층에 식당을 가로질러 가야 하기 떄문에 어둠고 귀찮고 무섭기도해서  보통 1소대로 몰래 가로질러 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몰래 몰래 1소대를 지나서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고 나오는데 샤워장에 본부소대 맞고참이랑 행정반장 님께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겁니다 본부맞고참은 다 벗은 채로 (아마 샤워를 하다가 행정반장님이 올라 오신모양입니다)

저는 '이시간에 저인간은 왜 샤워를 하지?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 하냐'하고 생각을 하고 다시 1소대를 통해서 2소대로 가려고 문을 넘는 순간 뒤에서 누가 "킥 킥 킥" 웃는 겁니다. 그것도 제 등 바로 뒤에서 잠이 덜 깨서 그런지는 잘 몰라도 생각을

 

'이 인간(본부 맞고참 샤워장에 있던)이 또 장난을 치는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1소대를 천천히 걸어 가는데 뒤에서 "킥 킥 킥 " 딱 딱 딱 웃으면서 제 보폭에 맞춰서 뒤에 바짝 붙어 오는게 느껴 지는 겁니다. 전 일부러 못들은척 했죠. 그리고 이날 은 날이 밝아서 1소대 창문으로 들어 오는 달빛에 그 고참의 그림자가 보이는 겁니다. 제 앞쪽으로요.

 

 저는 그 고참이  또 저를 놀라게 하거나 장난을 칠려고 하려는가 싶어서 속으로 '내가 역으로 놀래켜 줘야지'하면서 모르는척 2소대 쪽으로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계속 기분 나쁘게 "킥 킥 킥" 웃으면서 뒤를 따라 오니깐 살짝 짜증이 나는 겁니다.

 

 '웃으면서 오면 내가 모를줄 아나?'하고 2소대로 향하는 문을 넘는 순간 뒤로 돌면서 "으악~~~" 소리를 질렀죠.

 

 근데 이게 뮙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등뒤에 바짝 붙어 오던 그 고참이 없는 겁니다. 이때부터 잠이 확 깨면서 저도 모르게 다시 샤워장으로 뛰어 갔습니다. 그러니 거기에는 행정반장님이랑 본부 맞고참이 아직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겁니다.

 

'그럼 본부 맞고참이 장난을 친게 아니면  누구지? 1소대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데? 그리고 그림자도 봤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니 맞고참이랑 행정반장님이 뭔일 있냐 물어 보시더군요. 저는 사시나무 떨듯이 떨면서 누가 내뒤를 따라 온거 같다고.... 그림자도 봤는데 바로 뒤돌아 보니 아무도 없었다... 라고 말하니 두분다 잠 이 덜 깨서 그런거다 라고 말을 하더군요..

 

그때 얼마나 야속하던지 당췌 1소대를 다시 뒤져볼 자신도 지나갈 용기도 안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1층으로 해서 식당으로 돌아가려고 계단을 내려 가는데 뒤에서 "킥 킥 킥" 누가 웃는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저는 오로지 소대로 가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소리를 지르면서 양귀를 손으로 막고 식당을 가로질러 소대로 올라 갔죠. 그리고는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벌벌벌 떨면서 아침 기상 시간까지 잠도 못이루고 있었죠. (시간 마다 소대지나가던 후반당직 고참발소리도 얼마나 무섭게 들리던지....다행이 불침번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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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글을 짧게 쓸려고 마음 먹었는데 생각보다 길어 졌네요. 긴글 읽으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 다음 이야기는 시간이 되는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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