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니아 미스테리1

신지현 작성일 12.02.28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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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28일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이리 시에 있는 한 은행에 40대 남자가 짤막한 지팡이를 짚고 들어왔다.

이마 위의 머리가 빠져있고 두꺼운 안경을  쓴 이 남자는 창구로 다가가서 직원에게 종이 쪽지 한 장을 내밀었다.

쪽지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다.

 

"은행 금고를 열 수 있는 직원을 불러 신속히 이 가방에 25만 달러를 채우시오. 허용된 시간은 단 15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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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강도였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무기를 보이지 않았고 별다른 위협적인 행위를 하지도 않았다.

그가 쪽지를 내밀며 창구 직원에게 한 행동은 입고있던 티셔츠를 걷어 올려 보여준 것뿐이었다.

 

이 남자의 목 밑 옷 속에는 무언가 두툼한 것이 달려 있었다.

티셔트를 걷어 올리자 나타난 것은 금속으로 된 작은 상자였다.

 

?그는 이것이 폭탄이라고 말했다.

 

?은행 직원은 지금 당장은 금고를 열 수 없다고 말하고,

수납대에 있던 현금을 모아 남자가 가지고 있던 가방에 8,702달러를 채워 돌려주었다.

남자는 가방을 받아들고, 창구 앞에 있던 막대 사탕을 빨며 은행을 나갔다.

그는 자신의 낡은 지오 메트로 자동차에 올라 은행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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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다지 멀리 달아나지는 못했다.

연락을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이 남자를 발견한 것은 그가 은행을 떠난 지 20여 분 가량 지나서였다.

도주하는 차량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의아스럽게도 그는 교외의 한적한 도로에 차를 세우고 밖에 나와 서 있었다.

이리떼처럼 몰려든 경찰은 그의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고 길에 주저앉혔다.

즉시 연행하지 못한 것은 그의 목에 달린 폭탄 떄문이었다.

 

경찰은 이게 진짜 폭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남자가 폭탄이 곧 터질 것이라고 다급하게 말했기 때문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남자는 당시 46세로 '마마 미아 피자집'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던 '브라이언 웰스'였다.

그는 같은 가게에서 30년 가까이 배달원으로 근무해 온 성실한 종업원 이었다.

 

과거 10년 동안 그가 업무 시간을 어긴 일은 단 한 번인데,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죽었을 때였다.

 

웰스는 경찰에게, 자신이 은행 강도가 아니라 인질이라고 말했다.

그가 현장에서 다급하게 설명한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주문을 받고 피자 배달을 갔다가 흑인 세 명에게 인질이 되었다.

그들이 총으로 위협하며 자신의 목에 폭탄을 부착했다.

그 상태로 은행에 가서 돈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돈을 가져오고 지시에 따르면 폭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지시를 어길 경우 언제든지 목 밑의 폭탄이 터지게 된다.

 

?"이건 진짜에요! 곧 터지게 된단 말입니다!"

 

?그는 절망적으로 소리쳤다.

경찰은 웰스를 길 위에 앉혀둔 채, 폭발물 처리반을 부르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911로 '폭탄으로 무장한 은행강도' 신고가 들어온 지 30분이 지나서였다.

 

경찰들은 거리를 둔 경찰차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웰스는 가게 사장에게 연락했는지 소리쳐 묻기도 했다.

근무 이탈을 한 것으로 오해할까봐 걱정한 것이었다.

 

이러는 동안 25분이 지나갔다.

주저앉아 있던 웰스의 목 밑에 달린 금속 상자에서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경보음은 조금씩 빨라졌다.

 

웰스는 무의식적으로 엉금엉금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폭탄은 그의 목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윽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탄이 터졌다.

 

폭탄은 진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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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는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의 가슴에는 주먹만한 구멍이 뚫리고 피가 솟구쳤다.

그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폭발물 처리반이 도착하기 3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은 웰스의 차를 수색하여 증거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은행강도를 할 떄 짚고 있었던 지팡이가 나왔다.

이 지팡이는 정밀하게 개조된 샷건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차 안에서 발견된 범행 지시서였다.

손으로 공들여 쓴 이 지시서는 폭탄에 묶인 웰스가 스스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어떻게 지시를 따라야 하는지,

아주 세밀하게 명시되어 있었다.

 

마치 영화 쏘우의 게임 지시문 같은 이 지시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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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해야 할 일

 

xxx거리에 있는 xxx은행으로 갈 것

은행 안내원이나 창구 직원에게 요구 조건이 적힌 쪽지를 조용히 건낼 것

경보를 울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

돈이 담긴 가방을 들고 지시된 장소로 서둘러 와서 다음 지시서를 찾을 것

각각의 장소에는 다음 장소를 알려 주는 지시서가 있으므로 이를 찾아야 함

그 과정에서 당신은 열쇠 몇개와 자물쇠 번호를 하나씩 구하게 되며,

이것들이 모두 있어야 목에 달린 폭탄을 제거할 수 있음

당신은 단순히 인질에 지나지 않으므로 나중에 처벌을 받지 않을 것임

 

중요한 사항

 

?그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전화하지 말 것

당신의 회사, 경찰, 혹은 그 누구에게라도 사실을 알려주면 바로 죽게됨

우리가 경찰차나 경찰 헬리콥터를 목격하게 되면 당신을 죽일 것임

당신의 목에 채워진 강력한 폭탄은 오로지 우리의 지시를 정확히 따를 때에만 제거될 수 있음

스스로 폭탄을 제거하여는 노력은 실패할 것이며,

우리 지시를 따르기 위해 허용된 시간만 낭빌하게 될 것임

꾸물거리지 말 것

폭탄은 55분 뒤에 폭발함

은행에서 20분 이상 지체하지 말 것

다음 지시 장소로 오는 데 25분 걸릴 것임

?따라서 여유 시간은 10분 정도밖에 없음

이 시간은 다음 지시서를 찾는 데 써야 함

첫번째 열쇠를 찾으면 폭발 시간이 연장될 것임

우리의 지시 사항을 잘 따른다면 열쇠를 하나씩 발견하게 되며,

돈이 우리에게 무사히 전달괸 뒤 마지막 열쇠와 자물쇠 번호를 받을 수 있음

 

?지팡이 샷건에 대한 지시 부분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가 제공한 무기를 가지고 조용히 은행 안으로 들어갈 것

협조하지 않거나 은행을 나가려는 사람이 있으면 무기를 사용할 것

무기 사용 설명서는 방아쇠 근처에 달려 있음

 

?지시서의 내용을 읽어보면 영화 <쏘우> 의 지시문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인질에게 각 단계별로 시간 제한을 두고 미션을 수행하게 한 것이나,

?"It is your choice to live or bring death" ?같은 문구가 있다거나 하는 점이 그렇다.

게다가 이 첫 번째 지시서의 맨 끝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되어 있다.

 

?"ACT NOW, THINK LATER OR YOU WILL DIE!"

 

?무엇보다, 웰스의 목에 부착된 폭탄이 존 크레이머가 희생자들에게 덧씌운 기기묘묘한 장치와 흡사하지 않은가

(하지만 영화 <쏘우> 1편은 2004년에 개봉되었으므로 2003년에 벌어진 이 범죄와 직접 관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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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이 폭탄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사제폭탄인 것으로 밝혀졌다.

폭탄은 수갑과 같은 형태로 채워지는 강철 고리로 목에 걸리도록 되어 있고,

그 아래 금속 상자에 6인치짜리 파이프 폭탄 두개를 삼입해 만들어졌다.

 

내부에는 두 개의 주방용 아날로그 시계와 한 개의 디지털 시계로 이루어진 시한 장치가 복잡한 잠금 장치화 함께 장착되어 있었다. 전기선도 얽혀 있었는데,

이 전선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오로지 해체하는 사람을 혼동시키기 위해 부착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누가 보더라도 상당한 공학 지식을 갖추고 공작 기계에 정통한 전문가가 공들여 제작한 것이 틀림없었다.

 

 

경찰은 단서를 찾기 위해, 웰스에게 내려진 지시 사항대로 경로를 밝기 시작했다.

첫 번째 지시서는 은행에서 돈을 확보한 뒤 차를 타고 인근의 맥노널드 식당으로 오도록 하고 있었다.

 

식당 입간판 밑 화단의 굵직한 돌 하나에 다음 지시서가 테이프로 붙어 있고,

이 지시서는 다음 장소를 다시 몇마일 떨어진 거리의 나무 밑 상자에서 찾도록 지시하고 있었다.

웰스가 경찰의 제지를 받은 것은 두 번째 단계인 이 상자를 찾는 도중이었다.

 

사건 직후 경찰은 근처에서 문제의 상자를 발견했으며, 그 안의 지시에 따라 다시 2마일 가량 떨어진 숲 속에서 다음 지시서가 들어 있어야 할 병을 찾았다.

 

병은 발견되었지만 그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이 목숨을 건 보물찾기는 범인들이 웰스를 지켜보며 단계별로 그에 한 발씩 앞서 예정된 장소로 가서 지시서와 열쇠들을 숨겨 두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웰스가 죽고 경찰이 움직인다는 것을 안 범인들이 지시서를 계속 묻어 둘 이유는 없었다.

다시 말해 웰스가 죽은 현장 부근에서 범인(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보물찾기에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웰스가 일하던 피자집을 조사했다.

그 결과 특이한 사실이 두 가지 밝혀졌다.

 

첫째, 사건 당시 웰스가 입고 있던 옷은 그가 피자 배달을 나갈 떄 입은 옷이 아니었다.

웰스는 사망 당시 위에 티셔츠를 두 개를 입고 있었다.

속의 티셔츠는 그의 것이었지만, 그 위에 낯선 티셔츠를 하나 더 입고 있었던 것이다.

웰스의 친지들은 모두 이 티셔츠가 웰스의 것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범인들이 웰스에게 폭탄을 부착할 때 입힌 것이 틀림없었다

이 의문의 티셔츠는 'GUESS' 로고가 크게 새겨진 것이었다.

마치 "Guess who we are!" 하고 도발적으로 소리치는 듯한 모양이었다.

 

또 다른 특이한 사실은 그가 피자 배달을 하러 나간 마지막 주문자의 주소였다.

소시지와 페페로니 피자 두개를 주문한 주문서에 기록된 주소를 따라가 보니,

나타난 것은 집이나 아파트가 아니라 시내에서 떨어진 야산 등성이의 텔레비전 방송 중계탑이었다.

 

비포장 도로로 올라가야 이를 수 있는 곳이었다.

범인들이 피자를 주문하면서 주소로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중계탑 주변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웰스가 신고 있던 신발의 족적과 그의 차 타이어 흔적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것 말고는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이 시작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사건과는 별도로 놀라운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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