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군복무 할 때, 선임과 후임들이 겪은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저는 27사 헌병대 출신입니다. 헌병대는 따로 시내에 위치해 있어서 100명도 안되는 인원이 작은 부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작은 위병소가 하나 있는데, 좁은 실내에는 출입일지를 적는 컴퓨터 한 대와 화장실이 있습니다.
2008년 상반기 쯤으로 기억하는데요, 야간 위병소 근무는 2시간 씩 세 명이 번갈아서 일지를 담당하고, 나머지
두 명은 실 외에서 영내와 영외를 각각 주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야간근무. 여느 때와 똑같이 세 명의 근무자가 위병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새벽 두 시가 넘어서 많이 피곤했고, 실외 근무자 두 명은 위병소 실내 입구 바로 앞에서 잡다한 얘기를 하면서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실내 유리문이 열리며,
"야, 밖에 누구야?"
"A병장님? 왜 그러십니까?"
근무자 중 두 번째 고참 B상병이 되묻자, 최고참 병장이
"너네 말고 그림자 지나가는 거 봤는데? 이상하다..."
"잘못 보신거지 말입니다. 근데 늦봄인데 약간 쌀쌀하지 말입니다."
"야 갑자기 무서워지네 ㅋㅋ 야 삼십분 됐으니까 교대하자."
"네 알겠습니다."
왕고와 B상병이 교대하면서 B상병이 위병소에 들어가는 순간
"으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그 고참이 뛰어나왔습니다.
"왜 그래?"
"왜 그러십니까, B상병님?"
B상병은 덜덜 떨며 위병소 안을 가리켰습니다.
컴퓨터가 놓여있는 책상 옆이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었고,
그 곳에는 근무복장을 한 병사 한 명이 쭈그리고 앉아서 고개를 위 아래로 빠르게 흔들며,
"자...잘못 했습니다... 잘... 못... 했습니다..."
라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근무자들은 바로 당직실로 무전을 쳤고, 당직사관이 내려오자 그 병사는 사라졌습니다.
다행히도 그 후로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